우후죽순 한옥마을 단순 집짓기 안돼
전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마을 사업의 일환인 한옥마을 조성사업이 영광지역 곳곳에서 추진 중이다. 본지는 한옥마을 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타지역 우수 조성 및 운영사례 등을 통해 성공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형 한옥마을 조성사업의 의미
전남도가 역점 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옥마을 조성 사업은 ‘행복마을사업’의 일환이다. 행복마을사업은 낙후된 농어촌 마을을 사람이 살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어 현 주민들과 후손들이 정착하고, 도시민들이 돌아오는 마을로 조성하고자 추진되는 사업이다.
지속가능한 공동체 복원을 통한 ‘농어촌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이란 비전하에 전남도는 도내 22개 각 지역 1읍면당 1개소 이상의 행복마을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구체적 추진방향은 주거환경 정비로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주민 소득증대에 역점을 두고 있다. 한옥으로 주택을 개량하고, 마을 상·하수도 및 회관, 진입로, 안길, 주차장 등을 확보한다. 주민 소득증대는 마을의 특화작물(약초, 녹차, 연꽃, 딸기, 야생화 등)을 소득화하고, 도시민을 유치하여 민박과 체험을 실시하면서 지역특산품을 판매하는 전략(1사1촌/1도시1농촌 자매결연 등)이다. 마을에 필요로 하는 기초생활 시설 및 경관개선사업과 소득증대를 도모 할 수 있는 사업을 패키지로 지원하여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종류에는 한옥신축을 10호 이상 집단화하여 건립하는 형태의 ‘기존마을 정비형’과 20호 이상 전세대를 집단화하여 건립하는 ‘신규단지형’으로 구분된다.
전남도는 현재(7월말 기준) 도내 106개 행복마을을 선정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예비행복마을 16곳(231동)을 선정하는 등 오는 2014년까지 총 200개소를 조성할 방침이다.
현재 기존마을 정비형 1,378동, 신규단지 조성형 86동, 한옥보존시범마을 48동 등 총 1,378동 중 796동이 완공됐고 나머지 716동은 추진중에 있다.
한옥마을 건립 대상자로 선정되면 한옥신축자금지원보조금 4천만원(도 2천만원, 시군 2천만원)과 융자금 3천만원(연리 2%, 3년거치 7년 상환)이 지원되며 초과분은 개인 부담이다. 또한, 조성마을에는 공공기반 조성 사업비로 3억원(도비 50%/시군비 50%)이 추가 지원된다. 지원 대상은 전남도내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면서 실제 거주하고 있어야하며, 손님방을 만들어 민박객을 유치하는 조건이다.
기존마을 정비형 행복마을에는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40-70억원/국비 70%), 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10-16억원/국비 70%), 전원마을조성사업(10-30억원/국비 70%), 녹색농촌체험마을조성사업부(2억원/국비 50%) 등 마을 형편에 맞는 국·도비 사업을 우선 선정(추천)지원하는 특혜도 주어진다.
전남도 한옥마을 추진의지 막강
기금 및 전담과 설치, 지원조례 제정도
전남도의 한옥마을 조성의지는 매우 높다. 이미 지난 2006년부터 행정지원국에 행복마을과를 신설하여 4담당(한옥, 도시민 유치, 농어촌 개발, 주택건축)을 두는 등 조직 및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업무를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행복마을내 한옥신축 시 보조금 및 융자금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05년 12월 전라남도 한옥지원조례를 제정했으며, 다음해 1월 500억원을 목표로 현재 344억원 규모의 한옥 발전기금을 조성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들의 부담과 무분별한 조성을 방지하기위해 한옥 시공 메뉴얼을 제작 보급하는 등 강력한 추진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한옥을 활용한 민박 및 소득사업와 한옥산업 육성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행복마을 홈페이지 구축 운영으로 한옥민박을 홍보하고 있으며, 관리 주체인 (사)행복마을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한옥산업 육성을 위해 한옥시공기능자, 한옥시공기술자 등 한국목조건축직업전문학교 위탁교육을 통해 지금까지 700여명의 한옥건축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또한, 전남도립대학에 한옥문화산업과(2년제)를 신설(’09년)해 47명이 재학중이며 26명이 졸업해 한옥시공업체 등에 70%가량 취업했다.
이 외에도 28개의 한옥 전문 시공업체를 지정 운영하고 타 시도 우수 한옥 부자재 업체 도내 유치 및 생산업체 창업을 유도하고 있다.
한옥마을 조성사업 성과는 무엇
민박 체험 소득 및 지역공동체 회복
한옥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해 나타난 성과는 무엇일까?
전남도에 따르면 한옥을 활용한 주민 주도의 소득사업을 추진한 결과(7월말 기준) 한옥민박 소득이 37개 마을 365동에서 5억4,900만원, 농·특산품 판매소득이 36개 마을에서 3억9,900만원을 올렸다. 또한, 농어촌 체험프로그램 13개 마을에서 5,400만원, 각종 워크숍 활용이 8개 마을에서도 4,200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행복마을 추진으로 외지에서 인구 1,668명(도외 744, 도내 924명)이 유입되는 변화로 일부 고령화 마을에 활기를 띠는 곳도 나타난다. 마을 주변 토지가격이 평균 146% 상승하고, 외국인에게도 행복마을 한옥체험이 인기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650여명이 다녀간데 이어 올해 외국 경찰서장 등 한국국제협력단 체험 및 외국인 결혼식 등이 열리기도 했다.
또한, 행복마을 ‘1사1촌’ 자매결연을 추진해 15시군, 23마을에서 54건의 한옥민박 체험, 농·특산품 구매, 농어촌 체험프로그램 참여, 농촌일손돕기, 워크숍 개최 등 도·농교류를 활성화했다.
이 같은 성과로 중앙부처 정책 반영 및 타 시도 시책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 경기, 충북, 경남·북, 전북,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이 전남도 행복마을 시책을 도입 추진한다는 것. 이 외에도 지방행정연수원 ‘행복마을 체험’ 교육과정이 인기며, 한옥건축 관련 각급 학교, 연구기관 워크숍도 유치하고 있으며 2012년 행안부 주관 정부합동평가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행복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마을 공동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거나 마을 경관 개선을 추진하는 등 마을공동체 의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근 골프장이나 리조트, 관광지 등과 연계한 한옥민박체험 패키지 상품개발로 도시민 호응도가 향상되고 젊은 세대주 전입과 취학아동 증가로 학교 통학버스 노선 신규 개설 및 고령화된 마을이 젊은이들의 활기로 넘친다는 사례도 있다.
신안 증도의 경우 176억원 규모의 한옥펜션 투자유치로 한옥산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특산품 판매 같은 도농교류 확대로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한다는 분석이다.
영광 한옥짓기 활발, 운영계획은 ‘글쎄’
법성·묘량 등 6개 지역에 83동 조성
영광군의 경우 기존마을 정비형으로 지난 2010년 법성면 법성포 마을과 군남 반딧불마을 2곳을 시작으로 지난해 법성면 발막마을, 묘량면 효동마을, 영광읍 월평마을, 군남면 육창마을 4곳이 추가로 지정되어 83동 규모의 한옥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올해 역시 상반기 마을 2곳이 신청에 들어가 심사를 받고 있으며 하반기 2곳이 추가로 신청될 전망이다.
이들 마을 중에는 주변 환경과 연계해 사업 추진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일부는 단순 집짓기에 투기성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옥마을이 집단화되지 못하면서 이곳저곳이 난개발되고 있으며, 특별한 운영계획도 제시된 곳이 없는 상황이어 외지 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도 별 효과를 발휘하질 못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한옥을 짓는데 소요되는 개인 부담금이 융자 3천만원을 제외하더라도 적게는 5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5천만원까지 필요해 사업 참여자 대부분의 소득수준이 높다는 분석이다.
과연 이들에게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적이 부합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일정 소득이상인 이들이 민박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하겠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상당액을 투자해 마을에 들어온 한옥마을 입주자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기존 마을 원주민과의 갈등은 지역공동체 복원이라는 당초 목적을 무색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자립도 10.4% 수준인 영광군이 이들에게 1인당 4천만원(도비포함)씩 33억원과 기반조성비 18억원 등을 비롯해 각종 국비 지원사업을 추가 지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영광지역에 조성중인 6곳의 한옥마을은 유형과 특색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기존마을 정비형태의 사업을 신청해 보조금을 받아보고 보자는 식에 그칠 수 있다. 투자 후에 값이 오르면 이익을 남기고, 오르지 않아도 4천만원이란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손해 볼 게 없다는 논리도 있다. 하지만, 국내 한옥마을의 성공사례를 보면 성공전략이 있고 그 내면에는 그 지역만의 성공을 부르는 유형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주한옥마을 같은 집단거주 형태의 한옥마을부터 관광형태인 안동 하회마을, 도심형 남산골마을, 그리고 전남 지역에도 우수사례 한옥마을이 등장하고 있어 이들의 성공요인과 운영방안 등 세부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의 당초 목적과 의도, 기대하는 효과를 비롯해 추진과정에서 노출된 여러가지 문제점을 파악해 사업의 실효성을 높여 국민들의 세금이 적재적소에 잘 사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각기 다른 유형의 성공사례를 분석해 우리지역 특성에 맞는 최적의 운영 및 조성방안을 고민할 때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