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장흥군 행복마을은

전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마을 사업의 일환인 한옥마을 조성사업이 영광지역 곳곳에서 추진 중이다. 본지는 한옥마을 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타지역 우수 조성 및 운영사례 등을 통해 성공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보성군 삼정행복마을

젊은 층 유입 마을 분위기 전환

5개 마을에 60여동 조성·운영 중

녹차수도 보성군은 지역 내 5개 지역을 행복마을로 지정하고 63동의 한옥을 조성·운영 중이다. 한옥 17동이 조성된 삼정마을은 참다래와 방울토마토, 10동이 조성된 대은마을은 올벼쌀,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등이 유명하다. 또한, 춘정마을과 원봉마을이 각각 10동씩, 삼산마을이 14동을 조성중이다. 10동은 공사 중이거나 착공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도시민유치를 위해 지난 2010년 전원마을로 승인받아 한옥형태로 전환 조성중인 22세대 규모의 영천지구는 민간개발을 통해 신규마을 형태로 조성중이다.

보성군에서 가장 우수사례 마을로 추천되는 삼정마을은 지난 2008년 사업 선정돼 2009년 공사를 시작해 2011년에서야 완료됐다. 전남도와 군 보조금 4천만원에 융자금 3천만원 등 지원금 7천만원 외에도 본인부담금이 1억2천에서 1억7~8천만원이 들었다. 한 채당 1억9천에서 2억4~5천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60여가구에 100여명의 마을 규모를 감안하면 3집중 1집이 한옥집을 지었다.

한옥을 지으면서 지원된 마을 기반조성비 7억원은 단지 내 상·하수도 및 도로를 조성한 것 외에도 공원이나 팔각정 등을 지었다. 마을 내 좁은 진입도로도 내년 1월에는 확포장이 될 예정이다.

한옥들이 들어선 뒤로는 마을분위기도 바뀌고 행정에서 각종사업도 지원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70대가 넘는 고령화가 심각한 마을에 상대적으로 젊은 50대 입주민들이 들어오면서 마을에 활기를 띄고 있다.

외부인 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마을에 방문객들도 늘었다. 한옥마다 마련된 민박용 방에 묶어갈 손님들이다. 실제 여수엑스포 공식숙박지로 지정되면서 엑스포 기간 마을 손님방 운영으로 톡톡한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곳은 보성C·C와 최대 관광지인 보성차밭과 5~10여분 거리에 있어 방문객을 유치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마을 내에는 왕골 돗자리에 수를 놓는 용문석과 농가들이 재배중인 참다래는 앞으로 훌륭한 체험소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마을조성 과정에 1억원 넘는 자부담 능력이 안 돼는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공사민원 제기 및 기반조성비 사용을 둔 갈등은 해소되긴 했지만 앞으로도 풀어야할 과제다.

 

“마을 개선효과 높지만 갈등 넘어야”

 

임민규(64) 삼정행복마을 이장

한옥마을을 조성한 뒤 마을이 달라지고 방문객들이 들어오고 더 많은 지원사업들이 추진되면서 많은 개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추진과정에 돈 있는 사람들만 집을 짓는다는 시각을 비롯해 마을로 지원된 기반조성비 같은 사용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었다. 이는 공사용 대형차 진입과 먼지, 소음 등 공사 민원으로 이어져 주민들의 이해가 없인 사업 진행이 어려웠다. 그때마다 70세 이상 노인이 80%이상 될 정도로 마을 고령화가 심각하고 집들도 허름해 누가 마을로 들어오겠나, 젊은 층이 살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자식들이라도 살 수 있다고 사정했다. 400년 전통 마을이 사라질 위기라는 설명과 마을이 개선돼야 존속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주민들의 여러 요구와 반발은 잦은 회의나 설득을 통해 풀어나갔다. 갈등해소 과정에 사업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인근마을 등 50대 초반 입주자들이 들어와 한옥을 지었다. 마을이 변하고 행정도 연관사업을 지원해 주면서 마을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앞으로 주변 관광지 입지와 녹색농촌체험관 등을 이용해 농촌체험 및 민박사업으로 마을을 활성화해 갈 계획이다. 행복마을협의회에 가입해 노하우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특정인들에게만 혜택을 줘 한옥을 꼭 새로 짓는 것 보다는 기존 집을 한옥형으로 바꾸는 개량사업을 통해 많은 농가들에게 좀 더 지원체계를 늘려 상대적 박탈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장흥군 신덕행복마을

산 정상에 들어선 한옥마을 일품

기존·신규 등 6개 마을에 88동 조성

물축제와 토요시장, 편백우드랜드, 표고버섯 등으로 유명한 전남 장흥군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유치면 가지산 옆 자락을 굽이굽이 올라가면 모습을 드러내는 신덕행복마을, 산속으로 올라갈수록 이곳에 무슨 집이 있겠냐 싶을 정도다. 해발 400여m는 족히 됨직한 산 정상에 다다라서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멋진 한옥단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한옥이 세워진 곳이 산정상이라니..., 앞뒤로는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있어 절경이다.

이곳은 장흥 탐진댐 수몰민들을 위한 대체 농지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조성된 신규마을형 1호 한옥마을이다. 장흥군은 지난 2007년부터 우산마을 시작으로 기존마을 정비형 5개 마을과 이곳 신규단지 조성형 신덕마을 등 총 6개 마을에 88동(11동 추진중)의 한옥을 조성중이다.

지난 2009년 30동을 허가받아 짓기 시작한 신덕마을은 워낙 산세가 험해 정상 부지가 부족해 6동은 포기했다. 1년여의 공사 끝에 지난 2010년 10월경 입주해 만 2년이 채 안됐지만 우수마을로 지정된 곳이다. 인근 마을 주민 등 50대가 7가구, 30~40대도 다수가 입주하면서 한옥마을 세대치고는 젊은 편이다. 또한, 산속에 새로운 마을을 조성했기 때문에 기존 마을에 조성중일 때 나타나는 주민 갈등은 없었지만, 한옥자재를 산 정상까지 운반하는 일은 큰 애를 먹었다.

다행히, 건축전문가인 김재수 추진위원장 덕에 큰 어려움 없이 공사를 마칠 수 있었고 웬만한 일은 입주민들이 손을 보태면서 다른 곳에 비해 조성비가 저렴했다. 30평형 24동을 짓는데 순건축비 9,900여만원 등 한 채당 1억1천만이 소요됐다. 보조금 7천만원을 제외하면 개별부담은 4천만원 수준인 셈이다.

특히, 이곳 한옥은 저렴한 조성비용에도 화목보일러를 이용한 구들방을 조성해 연료비 절감을 물론 전통한옥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 슬로우푸드 체험을 위해 술담배는 물론 육식도 허용하지 않는 게 운영 수칙이다. 대신 산속에서 자라는 유기농산물을 이용한 식단은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이러한 특징은 전남도 우수상 수상과 더불어 홈페이지·블로그 홍보와 행복마을협의회를 통해 알려져 명소가 됐다. 다만, 지형 특성상 진입로 개선 및 주민들의 고정 소득 확보방안은 풀어야할 과제다.

 

“뛰어난 경치와 유기농산물로 승부”

 

김재수(58) 장흥군 신덕행복마을 추진위원장

2년째 산속 한옥생활을 해보니 역시 한옥이 최고다. 여름에도 에어컨 없이 생활하고 겨울에는 구들방의 장점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한옥엔 꼭 구들을 추천한다. 한옥을 지을 때는 지형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짓는 게 공사비도 적고 활용성도 높다. 따로따로 떨어져 짓는 것 보다는 가급적 집단화하는 게 나중에 운영에도 효과적이다.

우리 마을은 새로 조성하면서 주민들 간 갈등은 없었지만 아랫마을 주민들을 위해 농촌체험마을 등을 양보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따로 떨어진 마을이지만 협조체계를 잘 갖추고 있다. 한옥마을의 운영은 그 마을의 특화전략과 주민들 화합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새로 조성한 우리 마을은 특성상 주민들이 단합하지 않으면 생활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형 특성을 살려 실생활에서 많이 소비하는 고구마, 감자, 마늘 같은 유기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소득을 올릴 계획이다. 또한, 천연비누나 죽염, 조청 만들기를 비롯해 유기농산물 수확 및 유기농 식단 만들기 같은 체험을 전략화 할 방침이다. 지형 특성상 외부 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유기농산물을 활용한 채식위주의 음식체험이 대안일 수밖에 없다.

다만, 한옥조성부터 운영까지 모든 전략은 특정인 위주로 일을 하지 말고 소외되는 주민이 없도록 철저하게 참여시키는 게 중요하다. 또한, 단순히 보조금 받아 집짓는 것에 그치지 말고 여러 마을을 많이 견학해 마을공동체 유지 방안이나 운영전략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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