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옥마을 발전 전략 짚어보기

전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행복마을 사업의 일환인 한옥마을 조성사업이 영광지역 곳곳에서 추진 중이다. 본지는 한옥마을 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타지역 우수 조성 및 운영사례 등을 통해 성공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사람과 문화 그리고 골목 살리기

5대 중점전략 20개 과제 살펴보기

인구 50만 대도시인 전주시가 국제슬로시티로 가입 지정되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전주한옥마을은 일제 강점기시절 저항의 상징이자 조선왕조 500년 역사의 뿌리이다. 이곳은 슬로푸드의 대표음식 비빔밥과 세계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가 간직된 거대한 전통 박물관으로 국제슬로시티연맹이 2010년 선포사를 통해 “서울이 한국 행정의 수도라면 전주는 한국 전통문화의 수도”라고 밝힐 정도다.

이에 전주시는 ‘한국전통문화의 수도 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을 비전으로 한옥마을 정체성을 살리는 인프라 및 특화 관광콘텐츠를 구축하여 전통문화체험, 보행자 중심 한옥마을 만들기, 친환경·로컬 푸드 중심 슬로푸드 명소화, 창조적 공동체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대와 시간을 거니는 전통문화체험마을’을 콘셉트로 지역민과 관광객의 만남 ‘사람’, 전통과 현대의 만남 ‘문화’, 골목문화와 걷기 좋은 길 문화 조성 ‘공간’ 등 ‘사람과 문화 그리고 공간’을 테마로 5대 중점전략 및 20개 추진과제를 세웠다.

이들 전략은 관광객을 위한 하드웨어적 시설 확충과 소프트웨어적 콘텐츠 개발, 그리고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사업 등이 핵심이다.

특히, 교통 확충도 포함됐지만 보행자 위주의 핵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올해 전주시는 슬로시티 관광자원화 사업으로 안내판과 보행자 표시판, 스토리텔링 안내판, 전통수목심기 프로젝트 등 명소화 기반 구축에 나섰다. 슬로시티 이야기 지도와 골목지도, 사진엽서, 달력, 방송 다큐 영상 등 스토리텔링 구축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상품개발 콘텐츠 구축을 위해서는 녹색여행 프로그램 개발·운영과 국제슬로시티 역량강화 아카데미, 방문객 만족도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한옥마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브랜딩 핵심 사업 발굴 추진과 도시브랜드 여건개선 및 강화, 세계화 핵심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 한옥보전 육성을 위해 전주시 한옥보전지원조례에 따라 한옥 4개 지구 내에 전통 한옥을 신·증축 시 최고 5천만원, 수선 시 2천만원, 경관조성 시 대문·담장·조경은 800만원, 간판은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5.4매>

표-5대 중점전략 및 20개 과제

중점전략

추진과제

관광객 수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

· 관광 통체계 구축 및 환경정비

· 교통체계 개선

· 경기전 4대문 걷고 싶은 돌담길 조성

· 숙박시설 개선 및 확충

· 보행자 녹색여행마일리지 제도 운영

· 전통수목심기 프로젝트

· 빈집 프로젝트

· 담배 없는 한옥마을

특화관광 콘텐츠 및 상품 개발

· 슬로체험공간 조성사업

· 슬로푸드/로컬푸드 상품화사업

· 마을축제 활성화 사업

창조적 마을 공동체 사업

· 슬로시티협의체 운영

· 슬로시티 아카데미 운영

· 슬로시티 연계프로그램 발굴

· 창조적 마을 공동체사업

통합 홍보마케팅

· 전주한옥마을 아이덴티티사업

· 슬로시티 홍보사업

· 안내·홍보체계 구축사업

슬로시티운동 정착 제도정비

· 슬로시티 자치규약 제정

· 슬로시티 관리체계 구축

 

 

700채 전주한옥마을 걸어보니

깔끔한 도시미관, 상업화 진행중

전국 최대 규모인 700여채의 한옥이 운집한 전주한옥마을을 걸어보면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가장 돋보이는 점은 단순히 한옥만이 운집한 게 아니라 역사와 문화가 함께 잘 어우러져 있으며 도시가 걷기 편하게 조성됐다는 점이다. 또한, 한옥이 잘 보전되고 있는 이면에 수많은 한옥 사이사이로 갖가지 상업시설들이 지금까지는 큰 거부감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이다.

8만여평을 전부 돌아보는 데는 꼬박 이틀을 소비해도 부족할 정도다. 왜구토벌의 일대 전기를 마련한 황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이성계가 귀경 길에 선조들이 살았던 전주에 들러 일가친척을 불러 승전잔치를 베풀었다는 오목대에서 바라본 수백채의 한옥마을 전경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시내 안쪽에 자리한 경기전은 1414년 건립돼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어용을 봉안한 곳으로 역대 임금들의 영정을 볼 수 있다. 옛날 가마 등을 비롯해 각종 유물 등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어 학생들의 단골 코스다. 교동 500년 된 은행나무 길 전주 최씨 종가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동락원은 전통문화 예술을 계승, 발전하는 전통문화 생활관이다. 100년이 되가는 사적 288호 전동성당 등 마을전역을 돌며 구경할 수 있는 유적 등 역사적 가치를 스토리텔링화 한 전략은 이곳을 찾게 하는 비결이다.

특히, 수많은 문화유적 외에도 방문객들을 위한 전통문화센터, 한옥생활체험관, 술박물관, 공예품전시관, 한방문화센터, 전주전통한지원, 전통찻집 등을 비롯해 마을 곳곳에 자리한 크고 작은 상업시설은 마을을 경제적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찻집, 편의점, 심지어는 유명메이커 빵집조차도 한옥형 느낌을 살렸다. 전반적으로 작은 골목길부터 큰 대로까지 차량보다는 보행자 위주의 정비된 모습에서는 전깃줄이 얽힌 흉한 전봇대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가로수와 가로등이 조화를 이뤘다. 전기시설은 지중화하고 중간 중간 배전함은 그림이나 목재로 둘러 주변과 어울리게 만들어 놓았다. 한옥 등 대문마다 새겨진 문패, 잘 정비된 담장, 오래된 상점들도 현대식 보다는 있는 그대로 옛 정취를 살리는 노력이 엿보였다. 시가지 중간중간에는 보행자들을 위한 정자나 벤치 등 쉼터를 만들었다. 다만, 수많은 방문객들로 개인 주택의 사생활 침해는 우려되는 수준이었다.

전통과 보존을 중시하는 한옥마을이지만 개발 의지가 상존해 상업화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행정과 주민, 방문자 모두를 위한 상생 정책은 고민일 수밖에 없다. 외지 방문객을 유치하는 행정이 보존만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주민들의 재산권과 생활권을 침해한다는 불만도 문제지만 난개발은 더 큰 문제다. 점점 상업화돼가는 느낌의 전주한옥마을이 보전과 개발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지는 여전히 과제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