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백수읍 구수산 원불교 성지에서 국제마음훈련원 기공식이 열렸다. 세계적 화두인 힐링(healing) 치유명소로 손색없는 글로벌 마음치유센터가 들어서면 종교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전남북을 잇는 대규모 치유벨트 형성에도 청신호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편집자 주>

 

무한경쟁에 내던져진 피로 사회

종교를 초월한 마음 치유공간으로

세계가 온통 피로를 호소하고 있는 사회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학교, 직장, 자녀교육, 노후에 이르러서도 도무지 쉴 틈이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극도의 피로감에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 자살률 1위라는 가슴 아픈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무한경쟁에 지친 마음을 돌봐야 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비단 우리사회 뿐 아니라 서구사회에서도 무한경쟁에 지친 이들이 힐링(healing)을 원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동양의 명상이나 수행법을 기반으로 하는 많은 명상시설들이 등장한 까닭이다. 뉴욕시 인근의 오메가센터나 크리팔두 요가명상센터 등은 한 해 평균 3만명의 이용객이 찾아와 명상과 요가, 세미나 등을 통해 마음치유를 해나가고 있다. 스페인 북부의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해마다 3만명 이상의 여행객들이 찾아다. 세계적 명소가 된 틱낫한 스님의 프랑스 자두마을이나 떼제공동체도 치유와 대안을 위한 공간이다.

원불교는 개교 100년의 화두를 ‘마음’에 두고, 이 시대 대중들의 절절한 고통에 호응하고,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역동성을 회복해나갈 마음치유센터를 건립한다.

국민건강공단 자료에 의하면 심한 스트레스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2007년 9만 8,083명에서 2011년 11만5,942명으로 4년 사이 18.2%나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역시 ‘스트레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세계에서 스트레스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이며 ‘스트레스 산업의 규모가 성장할 것’을 전망하고 있다. 국가정책도 이제 성장이 아닌 ‘마음의 행복’을 채워가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 명상이나 마음훈련 등 마음을 살피고 치유하는 영역의 일들이 종교적 틀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영광과 익산에 건립될 마음치유센터는 종교나 국적을 초월해 누구나 찾아와 마음의 문제를 풀어놓고 치유 받고 삶의 새로운 힘을 얻어가는 열린 치유공간이다.

 

종교 문명의 보고인 영광과 익산을

세계인이 찾아오는 마음치유명소로

우리나라에서 종교문화 자산이 가장 풍부한 곳은 영광에서 익산까지 서해안 일대라고 한다.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원불교 근원 성지가 영광에 있다. 기독교 최대 순교지를 비롯해 천주교 성지 등 영광은 4대 종교의 성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미륵불교의 중심지 미륵산과 금산사, 한국인 최초의 김대건 신부가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나바위성지, 천호성지, 치명자산 등 천주교 성지와 서문교회, 예수병원, 신흥학교 등 기독교근대문화유산을 비롯하여 동학농민혁명이 꽃을 피웠고 강증산이 득도를 한 고부 손바래기를 중심한 모악산 일대와 원불교 익산총부, 변산 제법성지 등이 전라북도에 있다.

이러한 종교자산을 바탕으로 전주와 완주~김제~익산을 잇는 240㎞(600리)에 아름다운 순례길이 조성되었고, 오는 11월 1~11일에 전 세계 순례자들이 함께하는 세계순례대회도 열릴 예정이다.

원도연 교수(원광대, 前전북발전연구원장)는 “전북은 한국 근대종교의 중요한 유산과 기록을 담고 있는 살아있는 종교사 박물관 같은 곳이므로 많은 세계적 종교 성지들이 성지순례를 통해 지역이미지를 높이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처럼 이를 발전시켜야 하며 특히 세계적 추세인 수련과 치유 프로그램을 이 시대에 맞는 질 높은 서비스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광주에는 이미 국가폭력희생자들을 치유하는 트라우마 치유센터가 문을 열었고, 진안에는 아토피전문치유센터인 아토피프리클러스터가 문을 열었다.

원불교는 이러한 추세에 숲을 치유의 기본개념으로 삼게 될 영광지역 마음치유센터와 다양한 인문학 강좌 등으로 새로운 시대흐름을 만들어갈 익산지역 마음치유센터를 건립한다. 지역이 지닌 다양한 종교적 역사적 인문학적 자산의 가치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발전시키고, 치유벨트화 함으로 우리지역을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마음치유명소로 발전시켜나갈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인력고용 및 농산물 소비에 기여

영광군 백수읍 길룡리 구수산 일대에 들어서게 될 마음치유센터는 대지 2만9,563.5㎡에 건축면적 6,638㎡로 2012년부터 4개년에 걸쳐 총사업비는 176억원이 투입되는 시설이다. 예산의 50%는 국비로, 25%는 도비 등 지방비로 충당되며. 원불교가 25%의 예산과 더불어 별도로 부지를 부담한다. 2012년 10월 첫 삽을 떠서 2015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중 훈련동, 전문 훈련동, 다목적동, 청소년 훈련원, 야외캠핑장 및 체험장 등 세계적인 수준의 치유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북 익산에 건립될 국제마음치유센터는 대지 2만8,700㎡, 건축면적 1만1,800㎡에 총사업비 252억원으로 역시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예산 중 50%는 국비, 25%는 도·군비로 충당하며, 역시 25% 예산과 부지는 원불교가 별도로 부담한다. 익산 지역 역시 올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원불교는 개교100년, 미국 뉴욕 원달마센터,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와 더불어 ‘마음 치유’라는 시대과제에 헌신하고자 한다.

국내에 14개 교구 510여개 교당,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 해외 21개국 64개 교당을 두고 있는 원불교는 지난해 미국 뉴욕주 허드슨강 인근 172만㎡에 현지인들을 포괄하는 마음공부 도량인 '원달마센터'를 열어 운영중에 있다. 또한,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를 출범시켜 마음 연구의 학술적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즉, 영광과 익산에 건립되는 마음치유센터는 이와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문학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로 열려있는 글로벌한 전망과 비전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는 우리사회는 물론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어나갈 터전이 될 것이란 기대다.

특히, 이 시설은 지역민은 물론 지역 청소년들의 마음치유 등 정신문화 발전에도 긍정적 효과를 내는 등 지역민들의 고용을 비롯해 방문객들이 소비하게 될 식재료 대부분을 지역생산품으로 조달할 방침이어 고용효과 및 농산물 소비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원불교 포교목적 아닌 마음치유시설”

김경일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사무총장

지난달 31일 국제마음훈련원 기공식에서 만난 김경일 사무총장은 “오늘날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화두를 꼽으라면 마음이며 국제마음훈련원은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는 우리사회의 마음치유는 물론 종교와 인종, 국가를 초월해 그동안 방치했던 인간 마음의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고 풀어가는 치유와 회복의 터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물질중심의 시대가치를 되돌릴 새로운 문명운동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고 건립 취지를 전했다.

김 총장은 “이 시설은 원불교의 교리를 주입하는 종교시설이 아니라 산속의 나무, 자연 등을 학습하며 사람들의 깊숙한 마음을 깨닫고 주변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마음을 치유하는 시설이다”며 “삶에 대한 긍정적 훈련 시설로 인사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관이나 대기업 등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명상산업으로도 불리는 스트레스관련 산업이 1조원대 이르고 있을 만큼 사회전반 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분야라는 의미다.

김 총장은 “원불교의 양·한방과 인문학연구소 등과 연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그 일선에 원불교가 앞장선 것뿐이다”며 “지역민을 비롯해 어린이, 청소년, 방문객들의 교육과 치유산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또한, “지역 내 일부 고용효과를 비롯해 방문객들이 머물게 되면 로컬 푸드 개념을 도입해 대부분의 식자재는 지역생산품을 공급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총장은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열과 태양열을 도입한 친환경 에너지 자립형 시설을 조성해 이곳을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이 찾는 ‘서해안명상관광벨트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대의 화두를 지역의 자산을 바탕으로 풀어나갈 마음치유센터에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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