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사)한농연 전남연합회 감사, 대추귀말자연학교 교장

요즘 한창 예산 편성때문에 영광군청 내부는 정신이 없는 모양이다. 한정된 예산을 적절히 운영하면서 군 살림을 이모저모 형편에 맞게 배정하는 일은 분명 골치 아픈 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그동안 영광 한수원에서 생산해 온 전기량에 부과되어오던 전력세의 과세 근거 미비에 대한 조처로 군 세입예산의 상당부분이 펑크 나는 바람에 안 그래도 쓸 데는 많은데 쓸 돈이 부족한 영광군 입장에서는 그 애로가 보통이 아닌 듯싶다. 그럼에도 영광군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농업에 대한 바른 투자와 미래 농업에 대한 선도적 예산 배정에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한 객관적 지료를 반영하듯 영광군민들이 가장 시급하고 필요불가결한 예산 배정의 키워드로 농업예산의 증액을 통해 지역 농업 미래를 선도할 사업 발굴을 꼽았다는 모 지역 주간지 여론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영광의 발전은 농업이 제대로 발전해야만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지역민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영광군의 예산 편성이 한창인 요즘, 영광군의 농업예산을 바라보는 지역민과 농민들은 여전히 영광군 농업예산 편성에 대한 의지에 목이 마르다. 농업 예산 총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예산의 미래지향적 투자가 너무 부족하다는 평이 많다. 이에 필자는 영광군이 농업미래에 투자해야할 항목들을 몇 가지 나열하면서 영광군의 농업에 대한 미래지향적 투자를 권고하고자 한다.

미래 농업은 식품가공에서 성패가 갈린다!

1차 농업생산물을 가공없이 파는 농업은 점점 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생산된 농산물을 가공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이제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되고 있다. 그러나 1차 생산물 판매만으로 만족해왔던 기존 농업인들의 사고방식을 깨고 한걸음 더 나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혁신하는 일이 지역의 미래를 담보하는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런 농업생산물의 가공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식품관련 상품을 만들어내는 인큐베이팅 시설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시설을 통해 농산물 가공분야에 관심있는 젊은 창업가들을 불러 모으고, 인센티브도 줘서 우리지역의 특산물들을 이용한 식품이나 가공품들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 시설은 식품이나 가공품의 인허가 절차를 줄일 수 있도록 설비해서 가공품 생산의 절차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한다면 지역의 경제발전과 인구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농업 예산의 선도적 투자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농산물 가공 센터 건립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영광군 대표 자원의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시급한 전략과제이다!

생물의 유전자를 확보하는 것은 미래 농업 발전의 키워드를 쥐는 것과도 같다. 우리 영광군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브랜드는 굴비와 모시 그리고 상사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국가에서도 이런 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고 국립 농업 유전자 자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조기와 모시 그리고 상사화에 대한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이를 관리하는 예산을 세우는 것은 공격적인 농어업예산 편성의 기본이다. 물론 이런 예산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은 정책이어서 예산을 조각하고 집행하는 입장에선 별로 달갑지 않을 수 있겠지만 우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투자해야할 예산이라고 생각한다. 영광군기술센터에서는 이미 모시유전자원을 확보하는 일에 많은 공력을 들이고 있다고 들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모시 품종을 160여가지 모았다는 소식이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시급히 영광을 먹여 살리고 있고 먹여 살릴 유전자원 확보와 관리보전 그리고 대량 증식하는 일에 예산을 확보할 것을 주문한다.

농업이 블루오션의 중심! 교육만이 이 가치를 성장시킬 유일한 대안이다.

농업농촌이 미래의 중심 화두가 될 것이란 미래학자들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엊그제 그린리더 전남협의회 출범 1주년을 축하하는 교육이 있어 도청에 갔는데 마침 교육 프로그램 안에 전남대학교 국악과 김광복 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강의 말미에 몽고에서 유학 온 교환학생의 공연을 들었다. 현악기와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가히 상상을 초월한 소리음이었다. 그 창법의 명칭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한 목소리 속에 두개의 음이 함께 발성되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다. 그 소리를 듣고 있는 400여 참가자들의 눈빛은 놀라움과 환희로 가득했다. 한마디로 “경이” 그 자체였다. 이런 것이 경쟁력 아니겠는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리만의 것이 세계를 놀래게 하고 있다. ‘사물놀이’와 ‘난타’ ‘k-pop'등은 독특한 우리 것에 그 뿌리를 두고 세계를 뒤흔들고 있지 않은가? 이런 콘텐츠를 계발하는 일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나‘를 돌아보고 ’나‘안에서부터의 혁명이 시작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즉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 예산을 편성하기엔 많은 부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앞으로 농업농촌의 경쟁력의 중요한 한 축은 교육적 기능을 내포한 농업농촌의 무형적 자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영광군 CEO인 지자체장의 결단과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영광의 미래는 우리의 모습을 정확히 진단해 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창의성을 발휘하는 내적 힘을 길러낼 때만이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각 품목별로 수준별 농업교육과 농장경영교육이 필요할 것이며, 농촌 여성리더와 다문화 가정들의 역량강화 교육도 꾸준히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100명이하의 면단위 작은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차별성교육 기회제공 예산(화상영어 등)은 교육의 기회를 공평히 나눌 수 있는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것이다. 또한 7차 교육과정의 중심과제인 창의성교육의 발현이 농업농촌의 자원과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된 ‘교육농장’과 같은 체험교육 예산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미래지향적 예산이라 하겠다. 이런 예산들이 세워질 때 아이들에게 내 고향, 내부모의 뿌리인 영광과 농업에 대한 자긍심을 심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2013년 영광군 예산! 미래 영광농업을 준비하면서 편성하고 있는가? 영광군은 이 물음에 답할 차례가 되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예산 편성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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