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TV선거토론

어느새 우리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미디어가 우리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중의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에서는 대중에게 정책과 비전을 전달하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미디어의 활용은 필수가 되었으며 현대의 선거전에 있어 미디어라는 매체없이 정치과정을 판단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따라서 현대정치를 미디어 정치, 현대 선거를 미디어 선거, 더 나아가 이 시대를 미디어 정치시대라고 부르는 것이 전혀 낮설지 않은 까닭이다.

주요 매체 중 하나인 TV는 속보성, 동시성. 광역성 및 현장성, 그리고 접근과 수용의 용이성 등 다른 미디어와의 현격한 차별성으로 인해 일반적인 정보는 물론 선거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매체로 간주되어 왔다.

일국의 최고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대선후보자들의 TV토론이 주목을 받는 것은 후보와 정책에 대한 속보성이며 현장성 있는 정보접근을 통해 유권자들이 후보자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과 평가를 내리는데 있어서 필수적이며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미디어 스타 미국 대통령

미국의 대통령 중에도 미디어 스타들이 많다.

라디오 토론을 통해 무명의 시골 변호사에서 일약 미국의 대통령에 까지 올랐던 링컨 대통령이 좋은 예라 할 수 있으며 케네디는 TV토론을 통해 초반의 열세를 만회하고 대통령에 올랐다.

케네디, 닉슨의 TV토론은 세계 최초의 TV토론이라는 것과 함께 초반 여론조사에서 많은 차이로 앞서가고 있던 닉슨을 추월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막대한 영향력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국민들은 TV토론 내내 초췌하고 허약한 모습을 보였던 닉슨에 비해 강하고 활기가 넘쳐 보이는 케네디를 그들의 지도자로 선택했던 것이다.

은막의 스타였던 레이건 전대통령도 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한 대통령이었으며 현직인 오바마 대통령 역시 SNS라는 현대적 미디어 매체와 함께 TV토론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성공을 했던 대통령들이다.

대선 후보자들의 TV토론

오는 19일은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일이다.

대한민국의 기수가 되겠다고 나선 대선후보들의 선거열기가 뜨겁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그리고 숱한 화제(?)를 뿌리고 다니는 군소정당인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를 비롯하여 무소속의 강지원, 박종선, 김소연, 김순자후보 등 각기 국민의 행복을 위해 자신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당연성을 필두로 다양한 정책과 비전을 들고 18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대선 후보들이 내건 공약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금방 선진국에 진입을 하게 될 것이며 우리같은 서민들도 금새 부자가 된다는 허상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전국공약도 난무한 상황인데 가는 곳마다 지역색에 맞춘 지역공약까지남발이 되고 있어 뒷일은 어찌되든 우선 표만 얻고 보자는 얄팍한 꼼수가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천문학적인 예산은 뒤로 하더라도 실현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그저 막연한 구상만을 나열해 놓는 공약이 많은데, 그 공약들의 실현가능성을 검증하는 좋은 기회가 TV토론이었다.

후보자들이 나와 상대방 공약의 허점을 지적하고 또 상대방은 그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들이 공약의 허구성은 물론 실현가능에 대해서도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일에 있었던 대선 후보자 TV토론은 실망을 넘어 코미디 프로인 게콘의 막말자 보다도 못한 저질의 코미디였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하는 토론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을 만큼 상대방을 비꼬고 무시하고 핡퀴는 시정잡배들이나 할법한 언행이 공공연하게 전파를 탔다.

그것은 후보자들을 평가하기 위해 TV 앞에 모여든 국민들에 대한 알권리를 침해하고 모독하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대다수 국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개그프로그램 같은 TV토론의 개선을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한다.

현행법상 제도의 개선에 난색을 표하는 선관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후보자의 막가파식 주장이 국민의 알권리위에 있어서는 결코 안될 일이다.

초법적인 제재를 가해서라도 이런 막된 토론은 근절이 되어야 함은 마땅한 일이다.

 

 

※“막말자”는 개그맨 황현희가 출연하여 남자들의 부도덕성을 파헤치는 개그콘서트 프로로 '막으려는 자와 말하려는 자' 의 줄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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