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해룡고 2학년

1월 7일부터 11일까지 영광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한 ‘2012. 글로벌 역사문화 체험학습’으로 일본에 가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 북한 금강산을 다녀온 뒤로 두 번째 해외 여행이었는데 어느 때 보다도 설레고 긴장되었다.

첫날은 오후에 오사카 시내인 신사이바시와 도톰보리를 관광하였다. 이곳에서 일본사람들의 옷차림과 화장법을 보고, 우리나라는 유행에 민감하지만 일본은 각자 개성을 중요시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문화재와 관광지를 여행하면서 가이드 선생님이 해주시는 설명을 들으면서 학교에서 배운 동아시아가 떠올라 참 좋았고 그 중 잊지 못할 곳이 두 곳이 있었다.

첫 번째는 오사카시 키시와다 고등학교 방문이었다. 이 곳 학생들은 스포츠 동아리. 만화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도 일본의 명문대학인 도쿄대학교에 해마다 합격하고 있어 대체 어떤 학교일까라는 설렘을 가지고 방문하였다. 물리수업은 이론 중심 수업이 아닌 실제 실험을 하고 결론을 이끌어 내는 정말 살아있는 수업이었다. 내가 인문계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실험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창의적인 수업이 인상깊었다. 물리 수업 이후 한국 학생과 일본 학생이 함께하는 한국어 수업을 받았다. 정말, 평생 잊혀지지 않을 감동적인 수업이었다.

수업 시간 전 난 한국학생 대표로 나가 일본학생들 앞에서 인사말도 하고 하루카 쿠로카와라는 여학생과 짝이 되어 선물을 주고 받으며 E-mail도 교환하고, 두나라에 대해 대화하고 모자도 만들어 주며 짧지만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일본 학생과 함께 수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엄청난 경험이었고 일본에 대해 좀더 이해할 수 있었고 호의적인 마음을 갖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오사카시 도로변의 초라한 귀무덤 참배였다. 무덤을 봄과 동시에 키시와다 고등학교에서 쌓은 호의적인 마음이 통째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귀무덤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일본 무사들이 자신의 공을 알리기 위해 그 증거로 약 23만개의 귀와 코를 베어서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 일본으로 가져가 이를 모아놓은 무덤이다.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런 잔인한 행위를 할 수 있는지 너무 끔찍하고 마음이 착잡해서 무덤 앞에서 묵념하는 내내 우울했다. 물론 과거의 역사이고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이나 더 마음이 아픈 것은 그 위치였다. 경건해야 할 귀무덤 주변에 놀이터와 택시 승강장이 있었고, 심지어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두 차례 조선 침략의 주범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모시는 신사가 있어 일본인들은 도요토미의 신사를 방문해 참배를 하고 있었다. 귀무덤을 직접 보고 우리의 비극적인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출발전 교육장님께서 “일본을 바로알고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배워와야 한다”는 말씀이 생각났다.

4박 5일간 교실에 앉아서 책만 펴고 하는 역사 공부가 아닌, 정말 살아있는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나의 꿈을 더욱 더 구체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나 먼저 올바른 역사관을 배양하여 강대국의 역사침략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였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