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프리랜서

“국민행복시대를 향한 당선인의 행보가 보이지 않는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실패의 연속이다. 정권의 출범조차 버거워 하는 모습이 실망스럽다. 당선인이 해야 할 일이 많다. 개인이 아닌 시스템으로 정권을 운영해야 한다”

한국이 움츠러들었다. 몸도 마음도. 몸은 입춘이 넘은 줄도 모르고 맹위를 떨치는 추위 탓이다. 이까짓 추위야 한 달이면 물러가지 말라 해도 물러갈 것이기에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심각한 것은 마음이 움츠러드는 것이다. 팍팍한 삶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아니, 오히려 내일이 더 불안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추위까지 설쳐대니 국민들 얼굴에 그림자만 가득하다.

서민 생활이 어렵다는 말은 이제 ‘잔소리’다. 국제적 경제 환경마저 어둡다. 그래도 행복하게, 잘 살게 해주겠다는 대통령 후보들의 말에 기대와 희망을 걸었다. ‘행복’을 약속한 후보가 당선 됐다. 무언가 ‘행복’을 향해 진도가 나가주길 기대 했다. 그러나 웬걸, 진도가 나가기는커녕 불안감만 커간다. 지금의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사라진지 오래다. 그만큼 당선인에 거는 기대는 컸다. 무언가 보여줄 것이라고 목을 빼고 기다렸다. 조용하다.

처음엔 신중하다고 생각 했다. 이제는 보여줄 것이 없지 않나 하는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보여주는 것은 ‘서툴음’과 ‘독점’ 뿐이다. 국민의 삶 자체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정권을 출범 시키는 것조차 버거워 하고 있다. 국민은 물론 측근들에게 조차 궁금증만 자아낸다. 당선인에게 과연 ‘국민 행복시대’에 대한 열정과 의욕은 있는가. 국정 통수권자로서 자질은 있는가.

국민은 당선인으로부터 희망의 메시지를 듣고자 하나 듣지 못하고 있다. 얼굴 보기조차 어렵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의 틀을 짜느라 바쁘기 때문인가. 그 틀에 맞는 인사조차 거듭 ‘실패작’ 이다. 어느 세월에 정부와 청와대 인선을 마치고 청문회까지 거쳐 새 정권을 출범 시킬 것인가. 답답하다. 최고 권력 기관인 검찰의 총수도,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장도 빈자리로 놓아둔 지 한참 지났다. 이렇게 비워 두어도 괜찮은 자리라면 차제에 자리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은 어떤가.

정치인은 국민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 정치를 ‘쇼’라고도 하는 이유다. 대통령은 국민의 이같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다. 당선과 동시에 국민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 라는데 밀봉된 봉투에서 나온 카드가 국민의 실망을 자아내고 있다. 당선인의 인기가 역대 어느 당선자보다 낮은 것이 국민의 실망을 대변하고 있다. 당선인 스스로 자초한 현상이다.

당선인이 보여주는 것은 모든 것이 ‘깜깜이’요 ‘밀봉’이다. 오직 “나를 따르라”만 있다. 참모는 많은데 참모 역할을 하게 하지 않는 것 같다. 당선인의 허락 없는 말은 한마디도 못하게 하는 당선인의 스타일이 유능한 참모들을 바보들의 집단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니 정권의 출범조차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민들을 걱정시키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개인에 의해 운영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독재 시대를 마감한지도 20여년이 지났다. 취임전 보여주고 있는 당선인의 스타일은 시스템이 아닌 개인 위주 국정 운영이다. ‘독재’다. 구시대로의 회귀다. 당선인의 과거 행보로 미루어 취임 이후 스타일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야당은 물론 국민적 반발은 필연이다. 그 결과는 이명박에 이은 새누리당 정권의 실패다. 나라와 국민의 불행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영토 야욕 등 외교안보의 위협이 만만치 않다. 엔저를 비롯한 수출 환경의 악화, 일자리, 하우스 푸어, 복지, 빈부 격차 등 당선인이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실수 할 수 있다. 인정하고 바로 잡으면 된다. 모를 수 있다. 참모와 국민들의 의견을 들으면 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국민행복 시대’로 이끄는 첩경이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