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위원/ 여민동락 공동체 원장,영광신문 편집위원

창간 16주년을 맞는 영광신문, 여러 해 지켜본 바 지역신문 중 몇 안 되는 ‘언론다운 언론’이다. 가난한 살림살이를 핑계삼아 적당히 권력과 협잡하는 속칭 ‘전단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여기저기 짝퉁언론이 창궐하고 언론을 빙자해 권력을 협박해서 허세를 부리고 사욕을 탐내는 범죄자 수준의 사주와 사이비 기자가 부지기수다. 그런 현실에서 영광군에 각종 ‘유착’으로부터 자유로운 영광신문과 같은 독립언론이 건재하다는 건 지역의 자부심이라 할 만하다. 영광신문의 탁월함은 ‘높은 자리’에 대한 거침없는 직필과 타협없는 감시 그리고 저자의 ‘낮은 자리’ 평민들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관심에 있다. 그래서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영광신문을 신뢰하는 이유이다. 옳은 길을 바르게 걸어온 영광신문과 영광신문을 일궈가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기탄없는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까닭이다. 좋은 언론이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법이다. 좋은 언론 하나가 온 마을의 정치경제와 사회문화 전체를 튼튼히 할 수 있는 바탕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영광신문은 영광군과 주민의 사회적 건강성을 지켜주는 훌륭한 무기이자 지혜의 거처다. 요컨대 영광신문과 같은 정론직필의 좋은 언론을 더욱 곧고 강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게 좋은 지역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문제는 ‘자립’이다. 그것도 완벽한 자립이 절실하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까지 종료된 2013년 영광신문은 새로운 도전의 시절을 맞고 있다. 경제적 자립, 재정적 독립이야말로 정치적 ‘자주’를 담보해 낼 수 있는 근본인 까닭이다. 영광신문은 언론사 대표의 기부와 기자들의 헌신으로 유지되는 언론이라 그 내공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이제는 확고부동한 자립과 자주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외부의 지원과 보조금은 당장은 약이 될 수 있으나, 외부의 기금보다 훨씬 든든한 자산은 구독자 배가를 통한 자력갱생이다. 허나 가난한 지역 언론의 자력갱생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기존의 애독자들부터 구체적인 조직을 해야 움직인다. 배달되는 신문을 단순히 받아보기만 하는 독자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함께 신문을 만드는 회원으로 존엄하게 ‘존대’해야 가족이 되고 팬이 될 수 있다. 독자섬김팀을 조직하고 독자 한 명 한 명과 통화하고 인사하고 예우하라. 그래야 온전히 영광신문과 동행하게 된다. 그 동행을 기존 독자 한 명이 새로운 독자 한 명을 늘리는 일부터 시작하자. 자립이 쉬운 일은 아니나 그렇다고 복잡한 공식이 있는 건 전혀 아니다. 지금보다 독자를 두 배로 늘리면 완벽한 자립이 실현된다. 독자가 늘면 기자도 늘고 광고도 는다. 기자가 늘면 기사의 품질이 승격되고, 광고가 늘면 신문사 운영에 배짱이 생기게 된다. 그게 단순명쾌한 해답이다.

이번 기회에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을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봄직 하다. 책임있는 주체들의 책임있는 참여가 가능하도록 말이다. 십시일반 출자금을 거출하자. 100명 조합원이 100만원씩 출자해도 1억 원이다. 어려울수록 은근한 자신감을 갖고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도 언론협동조합을 진수시키고 있다. 영광신문은 사주의 독점이나 기자들의 전횡 따위와는 인연이 없는 언론이다. 이미 협동조합의 원칙과 철학에 맞게 신문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그 바탕과 근간이 충분히 구축되었다고 본다. 먼저 언론의 사명에 동의하는 주민들과 지식인들이 깨끗한 뜻을 모으자. 영광신문은 벌써부터 지역의 유력한 사회자본이 되었다. 이러한 사회자본을 주민의 것으로 환원하기 위해서라도 협동조합 형태의 출자를 통해 주민참여의 폭이 대폭 확대되어야 마땅하다. 그게 바로 공공재로써 그 생존활력을 넓혀갈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다. 자립과 자주, 그 힘을 바탕으로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 복지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더욱 더 거침없고 과감하게 일침을 가했으면 한다. 그래서 위로는 단호하고 아래로는 따뜻한 신문, 공동체의 대변자가 되길 희망한다.

‘자립’없이 ‘자주’없다. ‘참여’없이 ‘자치’없다. 지금까지 해 온 그대로 영광신문이 주민들의 참여로 운영의 자치를 이루고, 경제적 자립으로 모든 권력으로부터 자주를 이루는 더 큰 확장의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영광신문은 이미 16년 동안 준비해 왔다. 이제 지역사회 리더들과 깨끗한 뜻을 간직한 지혜로운 주민들이 나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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