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원전의 원자로헤드 노즐균열: 영광 3,4호기사례

영광 3,4호기 제어봉 안내관 균열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11월 3일 영광원전 3호기의 정비검사중 제어봉 안내관(노즐)에서 균열을 발견하였으나 외부로 공개되지 않다가 지난 9일에야 국회 교육과학위원회 유은혜의원을 통해 알려졌다. 문제의 노즐은 직경 12cm, 두께 2.6cm, 길이 1.2m 정도의 원통형 관으로 원자로의 핵분열을 제어하는 제어봉이 안정적으로 투입하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영광 3호기 원자로 헤드에는 제어봉안내관 73개, 예비용 8개, 열전대용 2개, 배기관 1개 등 총 84개의 노즐이 있고 한수원은 이중 6개에서 균열 및 마모가 발견된 것으로 공개했다.

더욱이 이에 앞서 지난 2010년 2월 진행된 영광 3호기 정기검사에서도 한수원은 이들 84개의 노즐중 배기관에서 동일부위 국내 최초의 균열과 붕산수 누출사례를 발견한 바 있다(그림 1). 또한 이듬해 2011년 2월 진행된 영광 4호기 정기검사에서도 배기관에서 5곳의 균열을 발견하였다. 당시 한수원은 문제가 된 배기관만 다른 재질(인코넬690)의 배기관으로 교체하고 용접재질도 인코넬690 계열을 사용하여 용접처리한 뒤 재가동을 한 바 있다.

한수원은 이번에 불거진 문제에 대해서도 해당 노즐들 및 용접재질을 인코넬 690계열로 교체하여 정비한 뒤 일단 재가동하고 3년 후인 2015년에야 원자로헤드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안전문제를 우려한 영광주민단체는 이처럼 재가동을 전제한 정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990년대 중반 가동한지 불과 15년여만에 찾아온 영광 3,4호기 원자로헤드 노즐과 같은 주요기기의 조기노후화로서 울진 3,4호기 증기발생기 결함 및 조기교체문제에 이어 국내 원전안전문제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에 해외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고 향후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자 한다.

 

원자로헤드 노즐의 균열은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가?

원자로헤드 노즐의 균열이 발생할 경우 냉각수로 사용되는 붕산수의 외부누출과 원자로헤드 침식, 제어봉의 완전한 삽입실패, 제어봉의 방출(이탈)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150기압 이상의 원자로 내부조건을 감안할 때 급격한 냉각수상실사고와 최악의 경우 노심용융사고까지 일으킬 수 있다. 물론 이 때 비상노심냉각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원자로의 냉각과 핵분열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일차적으로 가압기와 축압기에 저장된 냉각수가 보충될 수 있으나 사고규모가 클 경우 이 정도의 수량으로는 부족하며, 그 이후부터는 연료재장전수 탱크로부터 냉각수가 보충되어야 한다.

그러나 연료재장전수 탱크에서 ‘구멍 뚫린’ 원자로에 냉각수를 보충할 수 있는 여력은 불과 30~45분 정도이고 냉각수는 소진된다. 이 시간이 지나게 되면 이른바 “재순환 모드”에 접어들게 되며, 그동안 격납용기 재순환 집수조(containment sump)에 모인 원자로에서 넘쳐나온 냉각수를 저압주입펌프 원자로에 재급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교과서적인 냉각수 보충과정은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만 가능한 것이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실제로 사고가 벌어졌을 때도 교과서대로 기능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지난 1979년 미국 드리마일 아일랜드 사고당시 비상냉각펌프가 자동으로 작동했지만, 계측기의 오작동으로 원자로에 보충수가 과다 공급된다고 판단한 운전원이 펌프작동을 중단시켰고 결국 두시간만에 노심용융사고까지 이르게 되었다. 또한 미국 등 일부 원전에서 냉각수 상실사고시 냉각수 및 증기의 분출 충격으로 원자로 주변의 각종 배관 및 시설의 단열재들이 떨어져 나가 격납용기 섬프에 모여 배관을 막아 냉각수 재보충이 어려웠던 사례가 일어난바 있다. 지난 2001년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는 NRC의 의뢰를 받아 미국 가압경수로 원전 69기 원전중 53기가 대형 냉각수상실사고시 이런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지적한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내 가압경수로 원전중 데이비스베스 원전이 가장 먼저 재순환집수조의 여과시스템을 교체하였다.

국내 가압경수로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냉각수상실사고 시 재순환집수조의 여과시설에 취약점을 안고 있다. 한수원 등은 재순환집수조 개선에 대한 미국 NRC의 지침( Generic Letter (GL) 2004-02 to perform a mechanistic evaluation of the recirculation functions and, as appropriate, to take additional actions e.g., plant modifications) 등 해외사례에 대한 정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서야 재순환집수조의 여과설비에 대한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영광 3,4호기를 포함 영광 3~6, 울진 1~6호기 등은 2015~6년 경에야 재순환집수조 설비를 교체하게 된다. 따라서 비상노심냉각시스템에서 중대한 결함이 있는 상황에서 균열위험을 안고 있는 원자로헤드의 교체없이 영광3호기의 재가동 허용은 재고되어야 한다.

 

상업가동

사고

국가

발전소

모델

재료

증기발생기 교체

1970

1975

미국

Point Beach 1

W 44

600 MA

1984

1973

1976

미국

Surry 2

W 51

1980

1975

1979

벨기에

Doel 2

ACE 44

2004

1973

1979

미국

Prarie Island 1

W 51

2004

1970

1982

미국

Ginna

W 44

1996

1973

1984

미국

Fort Calhoun

CE

2006

1978

1987

미국

North Anna 1

W 51

1993

1981

1989

미국

McGuire 1

W D2

1997

1972

1991

일본

Mihama 2

MHI 44

1994

1986

1993

미국

Palo Verde 2

CE 80

2003

1985

1996

벨기에

Tihange 3

ACE 44

1998

1973

2000

미국

Indian Point 2

W 44

2000

1999

2002

한국

Ulchin 4

CE 80

2013 예정

1985

2006

프랑스

Cruas 4

51B

600 TT

-

 

표 0 영광 3,4호기 원자로헤드 노즐균열 발견 현황

 

 

배기관

제어봉 안내관

예비관

온도/수위 계측관

원전별 노즐수

1개

73개

8개

2개

3호기 균열/마모

3곳 (2010.2.)

6개 (2012.11.)

-

-

4호기 균열/마모

5곳 (2011.2.)

-

-

-

 

 

 

표 11 국내 원전 원자로 헤드 주요부위 재료현황

 

 

인코넬 600 (용접용 182,82)

인코넬 690 (용접용 152,52)

노즐 재료

고리 1~4, 영광 1~4, 울진 1,2 등 10기

울진3~6, 영광 5,6 등 6기

용접 재료

고리 1~4, 영광 1~6, 울진 1~4 등 14기

울진 5,6 등 2기

헤드 재료

저합금 탄소강

※ I-182,82 역시 I-600계열의 용접재로서 응력부식균열에 취약. 대체재는 I-152,52임.

 

 

표 12 국내 원전 재순환집수조 여과기 성능개선 진행일정

 

 

기술지원 용역

제작/시공

용역계약

자재납기

시공일정

고리 2~4

영광 1,2

해외발주

(2010.6)

2011.6

2012.6

2012.9~’13.9

영광3~6

울진1~6

국산화 추진

(2012.11)

2013.6

2014.2

2014.4~’16.9

월성1~4

2014.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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