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원/ 전 영광군한우협회장,영광유통회사(주) 이사

한・미 FTA 1년

지난 15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 된지 1년이 지났다.

한・미 FTA는 2007년 노무현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매국노란 여론과 많은 국민들의 저항과 추가협상, 재협상을 거치며 2011년 11월 이명박 정부때 집권여당의 직권상정과 단독기습 표결처리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당시 양국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는 미국의 승리라고 선언하면서 미국의 수출이 110억 달러(13조원)늘어나고, 7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며 구체적으로 농업, 항공기, 서비스산업에서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자평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경제영토가 미국보다 더 넓어지고 한・미 동맹관계는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 했지만 식량과 농업주권이 흔들리고 식민영토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고 당시 언론과 학자들의 비판적인 시각이 대세였다.

한・미 FTA 1년을 평가하는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관세 수입은 9조 8,157억으로 전년(10조 9,901억원)보다 10.7%(1조1,744억원)줄었다고 발표하였다. 결과적으로 한・미 FTA의 주된 내용인 발효 첫 년도에 관세 36%를 시작으로 15년 내에 순차적으로 무관세로 개방하게 되니, 매년 4%가량의 관세수입이 줄어든다고 한다.

한・미 FTA 1년이 이러한데 매년 6,000억원씩 감소되는 관세의 우산아래 미국의 홍수같이 밀려드는 농・축산물 앞에 우리나라의 농산물, 특히 축산물이 명맥이나 유지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반면 농・축산물 수입을 희생양 삼아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수출하는 대기업들은 FTA로 인한 수출증가와 관세절감효과로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내고 있으니 한마디로 모순(矛盾)이 아니겠는가.

공산품을 수출로 이익을 얻는 기업의 입장과 농・축산물 수입으로 피해를 입는 농민의 현실이 이렇게 극명하고 미래는 더 할진데 정부는 세계화라는 미명아래 무관심, 무성의,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농민단체와 일부의원들 특히 우리지역구 이낙연 의원에 의해 무역이익공유제, 농촌부흥세, 농어촌교육특별법 등이 연구되고 공론화 할 계획이라 하니 다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중・일 FTA 피해대책이 먼저다.

한・미 FTA로 인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는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지난 25일 한・중・일 FTA협상 1차 실무자 협의를 열어 3국의 FTA 범위와 방식 등을 논의하였다하니 한・중・일 FTA시대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미국이 축산물 강국이라면 중국은 밭작물 특히 잡곡, 채소 양념류에서 우리나라와는 경쟁(쨉)도 안 되는 농업강국이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농업의 세계화, 농업강대국들과 경쟁도 안되는 농업경쟁력 제고만을 강조하던 이명박 정부와는 차별화된 한・미 FTA로 상처받은 농민들의 눈물부터 닦아주고 농업인도 참여하는 한・중・일 FTA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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