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현/ 칠산문학회장
북한의 3차 핵실험을 통한 미사일 발사 협박, 개성공단 폐쇄....일련의 사태들로 한반도의 위기 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되면서 금방이라도 핵전쟁이 터질 것 같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 남한의 재외국인들이 각자의 본국으로 철수하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들과 만나 북 핵 위기에 대해 논의하고 그러면서도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하면서 구체적인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위협 당사자인 우리 국민들은 아무런 일도 아니라는 듯 무사태평이다. 각종 식료품이나 의약품 등 생필품에 대한 사재기도 없을뿐더러 지천으로 피어나는 봄꽃들의 향연을 즐기며 저마다의 생업에 열중이다. 왜 그럴까?
그러한 현상을 두고 요즘 스마트 폰을 이용해 확산되고 있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 남한에는 총알택시가 많기 때문이며 둘째 골목마다 대포집이 널려있고 셋째 모든 가정이 핵가족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6-70년대에도 이런 이야기는 있었다. 당시 농촌에는 양축 사료의 저장 및 발효를 위해 정부가 권장해서 싸이로라는 사료 저장고를 많이 지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미사일과 흡사했다. 그래서 북한에서 볼 때는 농촌마을 집집마다 그렇게 많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남침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전국 각 지역에 현역으로 입대하지 않은 방위병들이 있었는데 북한에서 볼 때 예비군복(일명 개구리복)을 입은 그들이 분명 군인은 군인인데 계급장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날마다 자전거 뒤에다 도시락 하나 싣고 출퇴근을 하는 그들의 정체가 파악되지 않으니 그들이 무서워서 남침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시대를 반영하고 풍자하는 의미가 함축되어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는 전 세계의 호들갑 속에서도 이런 우스갯소리나 하며 우리 국민들이 동요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북한이 설령 핵미사일을 발사한다 해도 그 목표는 남한이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북한은 절대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인 듯 하다. 그렇다면 미국이나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왜 그 난리들인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이라면 거의가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한반도 분단이라는 모순 구조를 이용한 국제 사회에서 저들만의 권력 균형 유지, 자국 내에서 폐기처분해야 할 군수물자 판매 수단 확립, 국제 평화를 내세운 위상 정립과 경제적 실리 추구....이러한 저들의 속셈과 더불어 북한 또한 극도로 악화된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시위용 협박이란 것을 우리 국민들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들(미국 중국을 비롯한 패권주의국)의 말장난에 부화뇌동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현상은 우리 국민들의 보이지 않는 저력이다. 이렇듯 국민들이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니 정치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든든하고 편안 할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정치권은 그렇듯 성숙된 국민 의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남북한 경제 교류협력의 상징이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남북 동질성 회복을 통한 민족통일의 단초가 될 수 있는 개성공단 사업을 아예 취소하라고 떠들어대는 미국 언론의 싸가지 없는 태도에 대해 “이는 명백한 내정간섭이며 주권 침해”라고 정부나 정치권 어디에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우리 정부의 미국이나 일본과의 혈맹 관계, 중국과의 교류 협력, 그 속에도 우리 민족의 오늘과 미래를 위한 진짜 이유가 숨겨져 있을까? 20세기 후반 독일의 베를린 장벽 붕괴, 고르바쵸프의 페레스트로이카에 의한 소비에트 연방 해체, 유럽 공동체 완성. 고도로 발전되어가는 우주산업과 생명공학, IT산업...등을 통한 글로벌시대의 확장. 이런 속에서도 각 문화권이나 국가마다 국제 평화니, 경제 질서니 하면서 자국들의 실리를 위한 진짜 이유는 감춰두고 있다. 물론 북한도 그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국제사회의 여러 가지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 속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반의 정책 속에도 조국의 번영과 민족의 통일을 위한 진짜 이유가 숨겨져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