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집권 세력의 움직임이 일사불란하다. 독재가 가장 바라는 것이 일사불란이다. 주류 언론과 여당의 대통령에 대한 태도는 아부 수준이다. 협상과 양보를 하지 않는 오만한 정치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존재감 없는 야당을 키워야 한다. 국민의 몫이다

이 명박 정권 시절에는 같은 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됐지만 집권 5년 동안 갈등이 심했다.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부터 시작된 당내 갈등은 이명박 대통령의 탈 여의도를 선언으로 당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 했다. 집권당을 무시하고 일방통행 하겠다고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게다가 이명박의 사람들 사이에도 균열이 생겼다. 이상득과 이재오 중심의 왕당파와 정두원 등 쇄신파로 갈라섰다. ·청의 갈등과 계파내 균열, ‘탈 여의도정치로 일관한 이명박 정권은 실패한 정권으로 평가 받는다. ‘역대 최악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국정 운영에 정치권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것이다.

반대로 박근혜 정권은 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고 있다. 청와대가 요구하지 않아도 당이 알아서 행동으로 옮긴다. 보기에 따라서는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충성 경쟁을 하는 듯하다 모습이다. 비판과 충고의 목소리는 없다. 마치 과거의 황권 통치 시대와 같다. 아니, 그보다 더 심하다. 황제 치하에서도 황제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신하들의 간언은 있었다. “아니 되옵니다하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 출범 이래 청와대와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집권 세력은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오직 옳다” “잘한다는 말 뿐이었다. 박근혜 정권의 탄생에 새누리당 못지않은 역할을 한 소위 보수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비판과 충고의 목소리는 없고 찬송가만 부르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대통령의 임기후 평가는 과연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요즘처럼 집권 세력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적은 없었다. 주류 언론이 이렇게 정권에 대한 비판과 충고는 하지 않고 칭찬과 협조로 일관한 시절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야당의 목소리는 국민에게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 뭐라고 말만 하면 말도 안되는 소리이며 수준 이하라고 까부순다. 그러다보니 야당은 말도 안되는 수준 이하의 정치인들만 모여 있는 집단 정도로 여론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승만과 박정희로 대표되는 독재정권하에서도 야권의 목소리는 국민의 귀에 크게 들렸다. 정권 차원에서 야권을 달래고 협상하려는 노력을 적잖이 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세월과 함께 커져 결국 독재를 몰아내고 민주화를 이루었다.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다섯 번째 정권이 들어섰다. 지금쯤은 민주주의 꽃이 활짝 피어야 역사가 발전 하는 것 아닌가. 과연 현 정권은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우고 역사 발전의 길로 가고 있는가.

일사불란은 독재자가 가장 원하는 것이다. 집권 세력은 물론 주류 언론까지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의 말에 따르고,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들은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될 수도 없다. 양보와 협상을 거부하고 반대 세력을 압살하려는 정권은 단언컨대 민주주의 정권이 아니다. 그들은 분명 비판과 충고를 할 수 있는 지성을 갖춘 사람들이다. 다만 그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민주주의 정치를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있거나, 불편하거나 책임질 말을 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는 집권 세력은 충성 경쟁을 넘어 아부 경쟁을 하는 인상이다. 국정원과 국방부 사이버 사령부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에 회부되고 수사를 받고 있다. 결과는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성 경쟁을 하는 정치인에게 미래는 없다. 강자에 대한 비판이 없는 언론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협상과 양보를 거부하며 야당을 오만하다고 밀어붙이는 것은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위기다. 오만한 정권이 되지 않길 빈다. 야당을 키우기 위한 국민의 노력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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