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정국이 극도로 혼란하다. ·청의 제멋대로국정 운영 때문이다. 야당이 항의하고 목소리를 높이 것은 국민에 대한 의무의 이행이다. 사제의 발언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대화로 오해를 풀 생각을 해야 한다. 공동체에서 제멋대로는 통하지 않는다

춥다.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추위가 매서울 것이라는 예보다. 서민들 겨우살이가 만만치 않겠다. 서민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딱딱하게 굳은 모습으로 겨울을 나게 됐다. 국가정보원 등 정부 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국정은 국민 생활로 직결된다. 국정이 혼란스러우면 국민 생활도 혼란해진다. 불안하면 국민도 불안하다. 누가 뭐래도 현재의 정국은 불안하고 혼란하다.

정국 운영의 주도권은 여당과 청와대에 있다. 운영 방침에 따라 달라진다. 제도와 법에 따르면 혼란하고 불안할 까닭이 없다. 현재의 정국은 누가 뭐래도 혼란스럽다. 불안하다. 국민들이 어떻게 편안 하겠는가. 정국의 혼란과 불안은 제도와 법에 따라 정국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청은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있다. 야당에게 책임이 있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야당이 자기네의 요구대로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어불성설이다. 야당의 주장이나 요구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독단이다. 야당은 당연히 당·청에 협조하지 않고 항의하게 돼있다. 국민의 의사를 정국 운영에 반영할 의무의 이행이다. 독단을 방관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야당의 요구와 주장을 철저히 무시하는데 대해 거칠게 항의하며 투쟁하는 것이 당연하다. 의회 민주주의 체제의 제도다. 야당을 무시하는 독단은 제도를 무시하는 것과 같다. 정국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당·청에 있다. 야당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궤변이다.

정국 혼란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에서 비롯됐다. 국정원이 대선 개입은 불법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다. 부정선거 시비로 번지고 선거 무효로 이어질 소지까지 있는 사건이다. ·청은 철저한 수사와 국정원 개혁을 주장 했다. 당연한 요구다. 그것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자기네 입맛에 맞게 사건을 마무리 하려 했다. 항의하는 야당을 향해 대선 불복의도라며 으름장을 놨다.

국정원 등 정부 기관의 개입에 힘입어 당선 됐다는 누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는 야당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원하지 않은 개입 이었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를 한 기관에 대한 철저한 개혁을 서둘러야 했다. 철저한 수사는 기본이다. 야당이 요구하면 특검이든 특위든 무조건 받아들였어야 했다. 그런데 자기네 입맛대로 강행하려 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지겠는가. 조용히 넘어 가겠는가.

혼란스러운 정국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급기야 종교계에서 정권 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 ·청의 반응은 역시. 종북(從北)이라며 초강경 대처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역대 독재 정권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인사들 모두를 종북으로 몰아 탄압했다. 민주화에 앞장섰던 단체의 사제다. 그의 발언을 종북으로 몰아 처벌하려고만 한다면 과거 독재정권과 무엇이 다른가.

사제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국론의 분열이 가속화 되고 있다. 국민들도 혼란에 빠졌다. 사제의 발언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이다. 정부의 법적 처벌 방침에 대해서도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쪽이 오히려 불안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국정원 사건과 통합진보당 이 석기 의원 사건의 강경 일변도 처리만 가지고도 공안 정국이란 비난이 작지 않다. 종교계와의 갈등까지 강경 처리를 고집하는 것은 정권 차원의 자충수(自充手).

·청이 사제를 초청해 대화로 풀어야 한다.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불난 집에 선풍기 트는 격이 된다. 대화와 양보의 정치를 하지 않으면 정권은 실패한다. 공동체에서 제멋대로는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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