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발표한 지방자치단체의 채무보증 실태 감사결과가 충격적이다. 발표에 의하면 31개 지자체와 5개 지방공기업이 추진한 39개 사업에서 발생한 잠정 채무는 5조원에 육박한다는 것. 그중 광주·전남이 목포 대양산단 2,899억원, 광주 진곡산단 2,800억원 등 10건에 14,261억원을 보증해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문제는 영광군이다. 감사원은 영광군이 대마산단 900억원, 법성 진내지구 매립사업 599억원 등 총 1,499억원을 지방의회 의결 없이 보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군은 대마산단 사업자인 탑글로리에 준공 1년 뒤 미분양 용지를 원가로 전부 매수한다는 공문서를 2010210일 작성해줬다. 탑글로리는 이후 금융권에서 9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업자가 회사 자금 89억원을 무단 인출했다는 내용 등은 도덕성을 의심케 한다. 이 같은 감사원의 발표에 대해 군은 대마산단 사업으로 탑글로리에 어떠한 채무보증도 하지 않았다면서 감사원에 재심의 했다고 밝혔다.

미분양용지를 매입하겠다는 문구는 탑글로리가 기업유치 내부 자료로 활용 하겠다는 요구에 단서를 달아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군의 해명에는 일부 공감한다. 그러나 탑글로리의 도덕성과 기업 건정성에 의문이 생긴다. 기업유치 내부 자료로 활용 하겠다는 공문서를 담보능력을 떠나 금융권 대출에 활용해 이번 영광군에 채무보증 논란을 불러왔다. 군의 대외 이미지까지 훼손한 셈이다.

특히나 회사 자금을 군과 협의 없이 무단으로 인출하고 10억여원을 상환하지 않는 등의 지적은 앞으로 탑글로리의 운영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탑글로리는 대마산단 조성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진행키 위해 급조한 회사이다. 이 회사에 군이 10억원을 투자하여 20%의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임원 참여는 물론 회계분야에 감시감독을 못했다는 사실은 놀랄 뿐이다.

군의 채무보증은 앞으로 문제가 악화 됐을 때의 상황이지만, 당장 급한 문제는 탑글로리에 대한 경영 건전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군이 대마산단 조성에 국도비 623억원을 투입하면서도 감시와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원인을 조사하고 해결해야 한다.

민자 사업이라던 법성항 매립사업 공사비 600억원을 군이 모두 떠안았던 사례처럼 영광군이 지금은 아니라고 장담하지만 사업자 관리에 실패하면 재앙은 또다시 닥쳐 올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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