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새정추가 밝힌 정책 구상은 크게 새로운 것은 없다. 솔직함이 읽힐 뿐이다. 복지 강화를 위해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부분이다. 복지 강화를 약속하면서 증세는 말하지 않는 것은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공약(空約)이다. 개헌 논의에 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

지난 화요일(11) 와룡 선생이 상경 했다. ‘안철수 신당의 새정치 구상을 들어보기 위해서다. 솔직히 말하면 광주 출신으로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윤장현 형을 응원하러 갔다. ‘인기 스타인 안철수 의원을 가까이서 한번 보고 싶기도 했다. 새정치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도 발동 했다. ‘새로운 정치를 위한 국민과의 대화행사장은 만원사례’. 지금까지 보아온 정치 집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안 의원의 인사말로 시작된 행사는 시종 비교적 차분한 분위속에서 진행 됐다. 몇차례의 박수 가 터지기는 했다. 한 나라의 정치를 바꾸겠다는 거창한목표를 내세운 새로운 정당의 탄생을 알리는 행사치고는 소박했다는 것이 사후 감상평이다. 신당 추진위가 밝힌 새정치 구상은 현장에서 세부 내용과 구체적 실행 계획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토론에 나선 한상진 교수에 의해서다. 기존 정당에서 논의 됐고 예상 가능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정당의 출현을 기대하는 많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쉽다는 말로 이해된다. 향후 더욱 세부적이고 실행 계획까지 포함된 구상을 밝혀달라는 학자의 주문으로 이해 한다. 신당의 구상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강력한 복지 위한 증세다. 기존 정당의 복지 정책과는 사뭇 다르다. 아니 솔직하고 현실적이다. 재원 없는 중()복지 약속은 사실 허무하다. 국가의 균형 발전을 위해 중()복지를 위해서는 중()부담, 즉 증세가 뒤따라야 한다. 복지 선진국들이 모두 그렇게 했다.

우리 정치권은 복지를 강화 하겠다면서도 증세는 말하지 않았다. 복지가 필요한 계층 표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국민들에게 증세 부담을 안긴다면 표를 잃을 수도 있다. 재원 마련 대책 없이 약속한 복지 정책은 결국 선거가 끝난 뒤 축소가 불가피해진다.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된다. 국민의 동의를 얻어 세금을 더 거두어 마련되는 예산으로 복지를 강화 하겠다는 신당의 구상에서 진정성이 읽혀진다.

한상진 교수의 비판대로 신당이 발표한 구상 가운데 눈에 번쩍 띄는 것은 없다. 기대 했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기대 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총선과 대선을 수없이 치르면서 개발(?)한 정책 구상들이 오죽 많았는가. 새로운 것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현실이다. 국민들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새정치는 새로운 구상이 아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개인과 정파의 이익에 집착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권력에 중독되면 안된다는 나무람이다.

행사장을 나서는 기분이 개운치가 않았다. 개헌 하겠다는 약속이 없어서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제도적 폐해가 그치지 않고 있는데 왜일까. 신당이 권력을 잡았을 경우 주어질 권력을 즐기겠다는 것인가. 의구심이 든다. 87년 체재의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를 정착 시킨 것으로 시효가 만료됐다. 이제 권력 분산형으로 개헌, 권력 집중의 폐해를 막아야 한다. 언젠가, 어느 대통령인가. 어느 집권당인가는 권력의 유혹을 이겨내고 개헌에 나서야 한다.

박 대통령은 사실상 개헌 논의 금지령까지 내렸다. 개헌 필요성을 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판에 개헌 논의 자체를 금지 시키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움츠러드는 정치인들. 여당은 그래도 이해가 된다. 야당, 그것도 120여석의 거대 야당 마저도 개헌을 말하지 않는다. 이런 독선적이고 무능한 정치를 바꾸자고 나선 것이 신당이다. 국민의 바람이 안철수 현상이다. 안 의원은 국민의 소리를 담아 내는 것이 새정치라고 규정 했다. 적확한 표현이다.

국민은 새로운 정책과 구상이 아니라 독선과 무능으로 대변되는 정치의 진화를 바란다. 군사독재의 종식을 위해 대통령 직선제에 함몰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받아들인 87년체재는 재검토 돼야한다. 이제라도 물어보고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섯 대통령의 25년 세월은 모두 실패판정을 받았다. 제도의 허점이 드러났다. 개헌 논의는 절실하다. 신당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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