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군 다락원과 예산군 문예회관

지난 2009년 3월 착공한 영광문화예술회관이 ‘영광 예술의 전당’이란 공식 명칭으로 오는 4월 준공 후 7월초 개관할 예정이다. 이에 본지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추천을 받아 전국 우수 사례지역 8곳을 취재∙분석해 운영전략 및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국내 최고의 문화시설 금산다락원
보건+복지+문화+체육+환경 복합 다기능
공연장∙도서관∙스포츠센터 등 14개 시설 운집
충남 금산다락원을 가보지 않고는 문화시설을 논하지 마라할 정도다. 금산다락원은 이러한 평가처럼 다양한 전시와 평생 학습, 복합문화, 쾌적한 휴식을 할 수 있는 보건+복지+문화+체육+환경 기능을 갖춘 복합시설이다.
한국건축가 협회 대한민국 건축물 베스트7에 선정된 다락원은 단순 기능만 갖춘 게 아니라 도시미관이나 편의성 면에서도 우수하다.
다락원은 지난 2000년 총사업비 419억원(159억 국비)이 투입돼 2004년 부분준공에 이어 2006년 전체 14개동(지상3층~8층) 2만5,719㎡, 주차장 345대 규모로 건립됐다.
문화공간에는 대공연장 727석, 소공연장 250석 규모의 생명의집, 문화의집, 청산회관, 청산아트홀 등이 조성됐으며, 체육공간인 스포츠센터는 수영장, 체육관, 헬스장, 생활체육실(3개소)이 조성됐다.
복지공간에는 장애인∙청소년의집을 비롯해 노인의집, 여성의집, 농민의집이 들어섰으며 보건공간은 보건소, 정신보건센터, 건강상담실, 재활프로그램실 등이 마련됐다. 학습공간에는 기적의도서관과 인삼고을도서관이 조성됐다.
이들 전체 시설들은 건물마다 별도의 주차장을 만든 게 아니라 입구 주차장에 걸어서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군민들 누구나 이곳에 오면 하루 종일 여가를 보내며 노닐 수 있다.
운영은 금산군 사무관을 원장으로 총무, 공연기획, 복지, 시설관리 4담당 체제다. 공연 관련한 업무는 공연기획팀이, 연간 100개에 이르는 각종 여가생활 프로그램은 복지팀이 맡고 있다.
이중 문화예술 관련해서는 어린이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등 130여명 규모의 다락원예술단을 운영중이며 이들은 지역 내 각종 축제나 행사 등에 출연하고 있다.
연간 자체 공연예산은 2억원 안팎으로 지난해의 경우 저먼브라스밴드 내한공연, 하춘화콘서트, 윤복희의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앙상블 공연 등 7개의 큰 공연에 1억8,385만원을 집행했다. 금산다락원 자체 여성앙상블, 금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회 및 음악회 등 예산을 들이지 않는 공연도 5회다. 이 외에 전국노래자랑을 비롯해 영화상영 등도 10회 운영했다. 청산아트홀에서는 지역예술단체 등이 추진한 아동극 및 공연도 십수차례 열려 군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이처럼 다락원이 있기까지는 복합시설 조성과 외부 공연기획 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해 11년째 그곳을 지키도록 운영하는 지자체장이나 부서장 등의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일할 수 있는 지원체계가 그만 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장벽 없애고 관객을 개발하라”
외부영입 공연기획 전문가 11년째 근무
김현준 금산다락원 공연기획 담당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누구나 쉽게 공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없애야 한다. 농촌에서의 공연장에 대한 거부감과 정서가 다르다는 인식의 벽을 허무는 작업이 필요하다. 초기부터 과도한 통제로 공연 기회를 막는 것 보다는 친숙하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장벽해소 후에는 관객개발을 위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추진해야 한다. 다락원은 인근 대전시에서 유명한 강사를 섭외해 군단위 최초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그들을 음악으로 지역에 봉사토록 했다. 한때 교육비 과다로 지적을 받았지만 이들이 기틀이 되어 지난 2011년 130명 규모의 다락원예술단이 탄생해 지역에서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은 단순 교양에 그치기보다는 교육과 창조 등 문화적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습을 통해 클래식 등 장르별 공연을 즐기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공연도 필요 없다.
외부 프로그램 위주는 지역향토문화인들의 위축을 불러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 위주로 서로의 영역을 구분해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조직 운영은 가급적 결제단계를 짧게 하고 공연기획 전문가 채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예술회관이 정년을 앞두고 거치는 자리나 기피부서가 돼서는 안 된다. 때문에 내부 조직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고 기획부터 홍보 등 업무 메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공연관람료의 경우 공연규모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등 조례에 명시해 불평불만이 없도록 해야하며 반드시 무료공연은 지양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지원과 지자체장의 열린 마인드도 중요하다. 금산의 경우 계약직이 기능직으로 전환되고 당초 외부 전문가로 1년 근무키로 영입된 나는 11년째 근주중이다. 잦은 인사이동은 좋지 않다. 다락원예술단이 창단하는 데는 6년이 걸렸다. 교육 등으로 성과 없이 보낸 초창기에도 믿고 꾸준히 지원해준 덕분이다.
이제 다락원은 단순한 지역 문화시설이 아니다. 어르신들은 오전에 이곳을 방문해 책을 보고 수영이나 운동을 하고 노인시설을 이용하며 이곳에서 하루를 즐긴다. 복합기능문화센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공연시기에는 강원도와 제주도를 빼고는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관람을 오기도 한다. 이는 지역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장하나 공연 같은 큰 공연에는 30분만에 매진이 되기도 해 지금은 외부 관람비율을 제한하고 있을 정도다.
공연장 하나만으로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기는 한계인만큼 다락원 같이 종합계획을 세워서 주변을 클러스터화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산군문예회관
지역문화단체 자생력 높여야
대중가수 선호하지만 지양해야
시설사업소 형태로 운영 중인 충남 예산군문예회관은 1987년 6월 착공해 1993년 10월 개관했다. 당시 기념관을 짓기로 했다가 문예회관으로 선회해 시설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2,685㎡에 505석 규모의 공연장과 220㎡ 면적의 전시실을 갖췄지만 결정적으로 무대가 좁아 큰 공연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개관 20여년이 되면서 장비들이 노후되어 일부 보강했으며, 당초 주차장을 작게 지어 늘리기도 했다. 공연법이 정한 무대예술 전문인중 조명 전문가는 아직 부재중이다.
그나마 초창기 연간 3천만원 수준이던 공연비 예산은 문화욕구 등에 힘입어 6배가량 늘었다. 그 덕에 군민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문예회관은 한문연 공연 등 국비 1억1,740만원과 군비 1억7,700만원 등 총 2억9,440만원을 지원해 새봄콘서트를 시작으로 뮤지컬, 발레, 대중음악회, 힐링콘서트 등 12회의 공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연초 한문연 공연이 확정되질 않으면서 올해 연간 프로그램을 확정하지 못하는 종속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입장료는 연극의 경우 5천원 선에서 뮤지컬 1만원까지 다소 차등 적용하고 있으며 한때 인터넷 예매를 추진했지만 고령 주민들의 불편에 현장 판매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홍보는 1,500여명의 회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단, 포스터, 지역신문광고를 이용하고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산중 언덕배기에 위치한 건물 구조가 영광군립도서관 건물 느낌이다. 예산군은 시설 노후 및 접근성 등이 여의치 않아 청소년수련관과 도서관이 있는 곳에 부지를 마련해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외에 연간 4,800만원을 투입해 매월 2∙4째주 토요일 2시와 7시에 2차례 영화 상영(관람료 1천원)을 하고 있다.
이춘근 예산군 문예회관 기획공연담당은 “국립발레단 공연의 경우 10분 만에 매진되거나 뮤지컬, 음악회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중음악, 대중가수를 선호하고 있다”며 “지역의 문화수준이 오르면 다양한 장르의 문화 욕구가 생기기 때문에 과한 대중음악은 지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회관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문화단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새로 개관하는 곳일수록 전문가 점검이나 컨설팅을 받고 공연 기획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