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그 어느 때보다 안전사고가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여수와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사고로 바다가 엄청나게 오염돼 그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서울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교통사고 역시 과로에 시달린 운전기사가 차를 몇 대씩이나 들이받아 수많은 사상자가 났는가하면 택시 또한 급발진 운운하지만 3~4대의 차를 들이받고 인도로 뛰어들어 부상자가 속출한 바도 있다.

더욱이 밤마다 음주운전 사고는 계속되고 장거리 관광버스의 술판과 춤판은 물론, 교통신호를 위반한 택시, 또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대형트럭의 교통사고 등으로 귀중한 인명피해와 막대한 물적 손실이 전국 각처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객이 예금한 수억원의 현금을 오랫동안 자신의 돈처럼 맘대로 이용하고 또 이를 몽땅 인출해 잠적해버린 모 은행 팀장의 엄청난 예금사고도 있었고 아울러 국내 시중은행 외국지점장들이 부정대출과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도 있었다.

또한 울산과 안성에서는 다량의 가스가 유출돼 사상자가 났는데 이 같은 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데 더욱 놀랍다.

뿐만 아니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네 번에 걸친 안전사고로 수많은 사상자가 났는데 이 또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황당한 사고였기에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프기 그지없다.

그런가 하면 부산 모대학에서는 입학 환영 행사를 위해 멀리 찾아간 시설의 지붕이 무너져 입학을 앞둔 새내기들이 이 사고로 인해 죽거나 다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그 부모들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정말 억울하고 불행한 사건이어서 가슴이 몹시 아릴뿐이다.

이 같은 사건과 사고를 유심히 살펴보면 어쩐지 기성세대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게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요즘 한가한 시간에 거리를 나서보면 불안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들이 가끔 눈에 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들은 아무런 부담이나 거리낌이 없다.

사실 지켜보는 사람들은 기히 그 위험요소를 알고 있는데 당사자들은 정말 불안하고 위험스런 상황에 무감각한 것 같다. 이는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안전 불감증 탓이 아닐까? 싶다.

특히 개인의 안전 불감증은 그 당사자 또는 몇몇 사람의 피해에 국한될 수 있지만 어떤 정책을 결정하거나 시행하는 우리사회 지도층의 안전 불감증은 많은 주민들에게 극복하기 힘든 피해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처럼 타성에 젖은 뿌리 깊은 안전 불감증에 대하여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은 과연 없는 것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지금까지 고정 관념으로 통하던 우리의 의식구조를 혁신적 차원에서 바꾸는 동시에 각종제도도 과감히 정비해야만 한다.

우선 의식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는 애정을 가지고 자식을 대하는 지혜로운 부모의 심정이 되어야하고 또 어린애를 돌보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매사에 대처한다면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안전 불감증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

특히 “이 다리를 우리 아이가 건넌다” 또는 “이 음식을 우리 아이가 먹는다”고 생각한다면 철면피한 부실공사나 불량 식품은 우리 사회에서 발 붙 히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의식구조 개선만으로 안전 불감증을 해소하기는 사실 어렵다. 그러기 때문에 모든 정책에 실명제를 도입해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하고 또 각종 건물이나 시설물 하나하나의 준공에도 전문성을 가지고 특별한 관심과 정성을 집중토록 해서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더욱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사고의 구체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철저히 밝혀 끝까지 책임을 지도록 해야만 한다.

이 같이 사고의 처리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철저한 예방이다. 가장 훌륭한 의사는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데 중점을 두기 보다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성의 있는 조치를 하는 의사가 더 현명하다는 말이 있듯이 어른들은 우선 각종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사회 구석구석의 위험요소를 세심하게 살펴 이를 신속히 제거하고 또 어린 학생들에게는 그러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실용적인 교육을 각급 학교에서 부터 실시하는 것을 일상화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앞으로 당국은 각종 법규를 맞춤형으로 강화 정비하고 미비점은 철저하게 보완하면서 선량한 많은 주민들을 항상 어머니의 마음으로 따뜻하게 보살핌으로서 우리사회가 정성이 깃든 신뢰와 화합의 선진적 분위기로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