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A지역 한 후보로부터 조용하고 엄숙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대통령의 담화에 실망했지만 이 후보자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보았다

대한민국은 지금 국상중이다. 304명의 희생자. 국민들은 그 분들 모두가 우리와 함께 숨 쉬며 살아갈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아니 그 분들이 우리와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실을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그 분들이 왜 희생됐어야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한 달이 지나도록 우리는 왜 우리의 자식들을 차가운 바다에 버렸어야 했는지, 어른들은 무엇을 했는지, 이 나라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나 자신이, 나라가 용서 되지 않는다.

마냥 눈물이 난다. 미안하다. 슬프다. 화가 난다. 내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어 안타깝다. 국가 기관, 국정 책임자들이 어떻게 하는가 지켜보자니 속이 터진다. 우왕좌왕. 주먹구구. 책임회피. 속수무책. 우리 눈에 비친 국가 기관과 국정 책임자들의 모습이다. 무능, 추악,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행태만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다. 국가 개조론이 힘을 받는 이유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바닥까지 추락한 대한민국을 개조하느냐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담화를 냈다. 해양 경찰을 경찰청과 통합 하겠다는 내용만 기억된다. 특별한 국가 개조방안이나 방향은 없다.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국가 개조가 무엇인가. 나라를 송두리째 바꾸자는 것이다. 무책임하고 무능한 관료와 조직을 수술하자는 것이다. 해양 경찰은 국가 개조 프로젝트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대통령이 국가 개조를 바라는 국민의 속내를 알고나 있는지. 답답하다. 한 달이 넘어 내놓은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다. 실망이다. 국가 개조 의지가 보이지 않아서다.

이제 6.4 지방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 됩니다. 세월호의 비극이 가시지 않아 벌거벗은 모습으로. 통한의 눈물이 강처럼 흐르고 절망과 죄의식, 분노와 냉소가 우리의 일상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비켜가고 싶지만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음을 우리 모두는 압니다. 세월호 비극은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선거를 차량 없고 로고 송 틀지 않는 조용하고 엄숙한 선거를 치르고자 합니다” A지역에 출마한 한 후보의 메시지다.

정치에 도전하는 한 후보에게서 성숙하고 반듯한 모습이 보인다. 시국 인식이나 지방 선거에 임하는 자세, 국가관, 철학이 국정 운영의 책임자들 보다 확실하다. 지방 자치에 관해 부정적 시각도 만만찮다. 하지만 이 정도의 인재들에게 맡기면 우리 지방 자치가 민주주의와 국가 발전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보인다. 올바르다. 꼭 지역과 주민, 나아가 나라를 위해 젊음을 불사르기 바란다.

세월호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빠른 시일 안에 끝나지도 않는다. 우리가, 나라가 죽음으로 내몬 책임과 보상, 치유 대책을 마무리 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는 나라로 개조될 때까지다. 몇 년, 몇 십 년이 계속될 수도 있다. ‘빨리빨리로는 우리 자식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어른, 나라가 될 수 없다. 어물쩍 넘겨서는 안 된다. 2, 3의 세월호와 같은 비극은 나라가 개조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담화에 알맹이가 없는 것은 왜일까. 책임을 물어야 하고 개조의 대상이 될 인물들에게 책임과 대책, 개조 방안을 요구했기 때문은 아닐까. 더 좋은 대한민국, 안전한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의 바람이다. 눈앞에 다가온 지방선거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국상 중에 치르는 선거인만큼 조용하고 성숙한 분위기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국가 개조의 첫걸음이다.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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