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人的 육아교육’ 요람의 산실 ‘참나무공동육아협동조합 참나무어린이집’

영유아보육법 전면개정 공동육아일대 분수령

1991년 계층 차별적 보육정책과 사회적 육아의 영리화·관료화의 근간을 이루는 비민주적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자, 이에 분연히 맞서 부모들이 스스로 힘으로 공동육아 터전을 구축하여 이를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협동조합' 방식이 자생적으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공동육아가 학습공동체로서 학교형 형식적 학습과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의미 있는 시도이자, 아동·부모·교사들이 선택하여 실천과 검증을 병행하는 혁신적 패러다임의 전초전으로서 1994년 신촌 우리어린이집이 첫 문을 열었다.

이전의 '공동육아연구회'1996'()공동육아연구원'으로 정식 발족하였는데, 200110'()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으로 개칭한다. 보육은 물론 자라나는 아이들을 공동체적 가치체계 하에 견실하게 키워내자는 뜻을 담고 있다.
드디어 20052월부터 영유아보육법 전면 개정으로 부모협동보육시설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보육시설이 추가되어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실제로 소유나 참여, 운영 전반이 협동조합형의 설립인데도 이를 수용하는 법률조항 부재로 부득불 민간보육시설로 신고하거나 인가를 받아야 했다.

영유아보육법상 부모협동보육시설은 보육아동을 둔 보호자 15인 이상이 상호 출자하여 공동으로 보육시설을 설치, 운영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을 발생한다. 기존의 영유아보육법상 설치 주체가 국가와 지자체, 법인, 직장, 민간(개인)이 전적이었기에 부모협동을 설치주체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부모 참여용인과 협업 설립을 수긍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공동육아의 법적 제도권진입은 시민사회에 부모참여와 참여보육에 대한 인식을 확대시키는 일대 분수령이 되었다. 또한 공동육아협동조합어린이집의 실험은 부모들의 참여 자체가 행정제재나 법 규정 이상으로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보장한다는 것을 생생히 확증하였다. 더욱이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참여 부모는 보육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한층 높으며, 시설 이용기간이 매우 길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하였다.

그럼에도 여기에는 장단점이 분명 공존한다. 공동육아협동조합어린이집은 부모들이 출자를 하고, 운영비까지 자체 감당하기에 상대적으로 국가의 압력으로부터 일정하게 거리두기가 가능한 재정자립형 모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학부모들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켜 대중적 확산을 어렵게 하고, 공동육아운동으로의 진입장벽을 형성한다.

 

 

공동육아의 초석 성미산 마을공동체

서울시 마포구에 소재한 성미산은 해발 70미터밖에 불과한 작은 야산이다. 성미산은 마을 어디서 출발하든 어른 걸음으로 5분이면 오르는 매우 가까운 곳이다. 이곳 성미산 자락에는 성산동, 망원동, 합정동, 연남동, 서교동이라는 행정구역상 동네들이 군락을 이룬다.

성미산 마을공동체는 1994년 공동육아를 위해 젊은 부모들이 직접 어린이집을 설립한 것을 시발로 이 일대에 생협, 공동주택, 극장 등이 들어서면서 형성된 커뮤니티이다.

실제, 성미산 마을에는 조합원 3,500가구를 뽐내는 마포두레생협을 비롯하여 소출력공동체 라디오 마포 FM’ 풀뿌리 생활정치 시민단체인 마포연대등 마을 단위 활동만 50개가 넘는 민주자치의 산실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들은 자연과 사랑 속에서 늠름하게 무럭무럭 성장해야 한다. 이곳 성미산 공동체는 산과 숲에 왜 그렇게 지대한 의미를 부여할까? 우리 대한민국 아이들은 질식사에 이른 사교육, 감당 수준을 넘어선 선행학습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의 아이들에게 화급한 것은 마음껏 에너지 발산을 할 수 있는 시각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산과 숲은 소생과 희망의 터전이라 할 수 있다.

1994, 아이들에게 한글과 영어의 일방적 주입보다는 자기 주도학습의 원리를 전제로, 생태주의 철학을 근간으로 의기투합해 공동육아 협동조합 우리 어린이집을 만들었다. 이후 공동육아운동은 꾸준히 발전하여 2002참나무 어린이집, 2005년에는 성미산 어린이집이 연이어 설립되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참나무공동육아협동조합백대종 이사장  

 

아동 중심의 맞춤형 교육 구현

학부모가 운영에 핵심적 참여 

 

공동육아 개념이 보편적이지 않아 보이는데?

아이들의 성장은 부모만이 아니라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하는 일이다. 부모는 물론 육아와 관련한 각종 사회조직과 집단이 우리 사회의 미래 성원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담보하는 유아교육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 바로 그것이 공동육아 개념의 핵심이다.

'내 아이'를 맡기거나 '남의 아이'를 보호해 주는 차원을 넘어 '우리 아이들'을 함께 보살피는데 마음을 같이 하는 데에 초점 맞추는 공동육아 교육은 어른들의 의중대로 진척되지 않는다. 공동육아교육은 기존의 정형화된 구조적 프레임이 아동 육아의 정서와 본질에는 부합할 수 없다는 전향적 유아교육 시스템이다. 반면에 아이들의 탐색과 관심을 존중하며, 이를 조력하면서 아동 중점의 교육 모토에 올인한다.

공동육아교육 참나무 어린이집연원과 역량은?

내 아이만이 아닌 우리 아이를 함께 잘 키우는 공동목적을 실현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참나무 어린이집은 공동육아에 대자각을 일깨우신 선각자적 부모들이 일체 합심하여 일군 결실이다. 서울시 마포구 새터산길 35(성산동 200-320)에 소재한 저희 본원은2002928일에 설립이 되었는데, 현재까지 12년 이상의 연원을 간직한다.

전인적 교육의 산실 참나무 어린이집은 획일적이지 않고 모든 영역을 통합하는 교육을 경험하는 곳, 인간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를 버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문화를 만들어가는 곳, 성별·연령·장애·계층·인종 차별을 넘어 모두와 공존하는 삶을 생생히 체득하는 곳이다. 이러한 원대한 그리고 구현 가능한 휴머니즘의 교육 방침이 공동육아 터전에서 펼쳐진다.

또한 공동육아의 철학은 아이들의 일상생활에 녹아들어 놀이로 이어진다. 아이들은 아침마다 자연 속으로 떠나는 나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유로운 놀이, 놀이의 끊임없는 창조로 이어지는 생생한 체험을 통하여 성장한다.

 

 

부모의 적극적 참여가 공동육아의 초석인데?

각 조합원들이 일체의 출자금을 출연하고, 이를 재원으로 참나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터전인 어린이집의 청소, 수리, 설비점검까지 모든 부분을 부모 조합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친히 관장한다.

또한 우리 아이를 돌보는 교사 분들에게 넉넉한 휴식을 제공하며, 효율적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조합원 및 교사 분들의 협업이 잘 구축되어 있다. 특히 교사들의 휴가 시 대체할 교사를 따로 구하지 않고 부모들이 직접 지원에 나서는데, 이는 모든 조합원들의 의무사항 중 하나이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협동조합의 특성상 상향식이 아닌 쌍방향의 이사회를 구성하여 활발하게 토의와 논의 시간을 갖는다. 각종 소위 모임 및 방모임의 유기적 활성화에 조합원들의 결속력 및 소속감은 매우 고무적이다.

 

 

공동육아 협동조합의 경쟁력과 어려움은?

학부형들이 필요에 의해 출자하여 태동된 어린이집의 특성상, 조합원들이 소비자가 되는 구조이다. 이로 인해 사설 어린이집이나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는 쉽지 않은 이른 시각 등원과 늦은 하원을 실현하고 있다. 아침 730분에 등원을 시작하여 저녁 7시까지 선생님들이 세심하게 자상하게 보살피고 있어 부모님들의 시름과 고충을 한결 덜어준다.

더더욱 선생님 1인당 아이 수는 6명 정도로 일반 유치원의 20명에 비해 현저하게 적어 양질의 교육 및 맞춤교육의 구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동시에 어려움을 수반한다. 교사 1인당 아이 수가 과밀이 되지 않기에 어린이집 운영에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 이에 상응하는 조합원들의 부담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공동육아기관에 보내지 못하는 가구들이 분명 있다.

첨언하면, 유아들의 튼튼한 체력 보전을 위해 먹거리 역시 친환경을 고수한다. 이 또한 장단점을 시시각각 내포한다. 먹거리를 생협이나 한살림을 통해 유기농으로 제한하기에 비용 역시 상향적 측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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