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개관 앞둔 영광 예술의 전당

지난 2009년 3월 착공한 영광문화예술회관이 ‘영광 예술의 전당’이란 공식 명칭으로 오는 4월 준공 후 7월초 개관할 예정이다. 이에 본지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추천을 받아 전국 우수 사례지역 8곳을 취재∙분석해 운영전략 및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운영조직의 열정과 전문성 확보 필수
문화복지 중요성 인식, 지자체장 의지도
문화예술회관 활성화는 지역 문화 수준이 높아지는 것 이상으로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기며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주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빈부의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사회적 갈등 해소로 문화복지를 꼽기도 한다.
문화복지의 중요성을 행정기관이나 지역사회가 얼마나 인식하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때문에 올 7월 개관을 앞둔 영광 예술의 전당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무려 250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예술의 전당이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건립 목적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운영 전략이 필수다.
이를 위해 전국 우수사례 예술회관을 살펴본 결과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문제들이 있다. 무대시설과 음향, 객석구조, 공연자들을 위한 시설을 비롯해 가장 중요한 접근성 등 하드웨어 부분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사안들이다. 시설은 이미 준공 단계에 있어 접근성을 따져본다면 영광 예술의 전당은 터미널 등 시가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영광읍 중심가 우산공원에 자리하고 공원 개발과 동시 추진됐다는 점은 장점이다. 주변을 둘러 일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있고 공공도서관 및 보건소 등이 입구 주변에 있으며, 전반적인 접근성은 크게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이를 운영할 조직과 전문성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타지역 대부분이 시설사업소 형태로 행정공무원이 파견돼 운영되고 있으며, 필수 시설인 무대기계, 조명, 음향 등은 전문가를 채용 운영하고 있다. 분야별 시설 책임자인 이들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공연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업무다. 이를 위해 금산다락원이나 인근 고창군의 경우 공연기획 전문가를 영입해 길게는 11년을 담당케 하고 있다.
좋은 공연을 유치해오는 것은 예산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인맥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통된 의견이다. 같은 공연도 친불친에 따라 질과 예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계통에서 인맥을 가진 경력자나 해당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또한, 해당 조직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순환보직을 제한하거나 공연기획 예산을 충분히 배정하는 것도 역시 지자체장의 몫이다.
해당 조직 소속원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열정을 갖고 업무에 주력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다수다. <6매>
시장논리 배제, 관객개발 프로그램 중요
운영 논의할 자문기구, 주민 참여 및 소통
타지역 예술회관 운영자들이 “민심을 잃지 마라”는 조언을 빼놓지 않았다. 공연과 관련한 사항을 행정 독단적으로 결정해 와서 보기만 하라는 식의 운영은 주민들이 등을 돌린다는 것이다. 단순히 시설관리 쯤으로 운영되는 예술회관과 그렇지 않은 곳은 확연히 차이 난다. 일부 지역의 경우 예술회관 운영과 관련해 지역예술인 및 관심 있는 인사 등으로 자문기구를 구성해 이들과 소통하며 각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는 일부 정치인들의 외압 등 검증되지 않은 공연을 막을 수 있다.
공연장 운영에 시장논리를 적용할 경우 대중가수 공연 등 특정 장르만 편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클래식이나 뮤지컬, 오페라,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단순히 관람케 하는 게 아니라 즐기는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기 장르와 비인기 장르를 적절하게 기획하되 비인기 장르의 관객을 개발하는 교육 프로그램 등을 꾸준하게 추진해야 한다. 공연장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누구나 쉽게 공연장을 방문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기간의 성과를 바라고 이루지 못할 경우 질타하는 것 보다는 지역사회가 동참해 꾸준히 노력하고 변화됨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
타지역의 경우 문화학교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회원제와 도우미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학교는 장르별 공연에 대한 이해와 공연을 즐기는 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회원제의 경우 유료와 무료회원제로 구분하되 이들에게는 각종 공연 및 전시회 등 운영 정보가 실시간 전달된다. 유료 회원은 공연티켓을 일정부분 할인해준다.
특히, 한문연에서 지원하는 공연에 의존하다보면 올해처럼 결정이 늦어질 경우 다른 공연도 차질을 빚는다. 때문에 상하반기 공연을 명확히 구분해 자체 기획공연 계획을 철저히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외부 기획사가 들어와 공연장을 빌려서 공연수입을 거둬가는 대관공연 유치도 중요하다. 한정된 예산으로만 연중 공연을 추진하기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종 기업들의 공연지원 정보를 수집해 공모하는 방법도 있다. 여기에 지역에서 만들어진 공연을 무대에 올려 지역예술인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문화예술단체에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육성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무료공연을 남발해 다른 공연의 분위기까지 떨어트리지 말아야 하며, 공연과 행사를 엄밀히 관리해 공연장으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사회 협조가 중요한 이유다.
영광 예술의 전당은?
지난 2009년 착공해 사업비 250억8,000만원이 투입돼 오는 7월 개관 예정인 문화예술회관은 공모를 거쳐 정식 명칭을 ‘영광 예술의 전당’으로 확정했다. 예술의 전당은 군민들이 이용하는 단위 시설사업으로 스포티움에 이어 역대 2번째 규모다.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6,521㎡의 규모로 대공연장 657석, 다목적 소공연장 163석, 전시실, 연습실 등을 갖췄다. 5월말 준공 후 시범운영을 거쳐 7월 개관할 예정이다. 다만, 축하 공연 등은 8월말~9월초로 검토되고 있다. 군은 관장을 포함해 조명, 음향 전문가 등 6명을 우선 배치했으며 필수 요원인 무대기계 전문가는 채용 중이다. 운영은 예산 4억8,000만원을 투입해 개관기념 11회, 기획공연 13회 등 매월 2·4번째 주에는 공연을, 매월 1·4번째 주에는 영화를 상영한다. 그림 및 서예 등 2개월마다 전시회도 예정됐다.
세부 운영과 관련해서는 군민 설문조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시회 희망 작품 및 단체도 모집 중이다. 회원제 운영을 위해 회원도 연중 신청 받고 있다.
“공연기획전문가·자문기구 꼭 필요”
지역문화단체 관계자 간담회 통해 밝혀
지역문화예술단체 및 영광군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오전 영광 문화원에서 본지 주최로 열린 ‘영광 예술의 전당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공연기획 전문가 및 자문기구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공연기획을 위해서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 보다는 전문성이 있는 큐레이터 등이 필요하고 이들에게 그만한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기존 한전문화예술회관 운영 사례에 비추어 무대, 음향, 조명 등 시설관리 전문가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은 음향과 조명 전문가 채용을 완료했으며 무대와 공연기획 전문가는 채용 예정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예술의 전당 프로그램 등 운영과 관련해 운영위원회나 자문위원회 성격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행정 위주의 일방적인 운영보다는 문화예술 및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군 역시 적극적인 검토의사를 밝혔다.
공연장의 가장 핵심인 관객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관객 모집을 위해서는 지역 자체 프로그램 개발 및 예술단체 육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연습이나 전시 등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예협회 등 관련단체들의 전시회 등에 소요되는 기초준비 재료 등은 회원들이 자부담으로 운영하고 있어 애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합창단을 비롯해 문화원 측은 지역예술활동을 위한 연습시설 부족 문제를 거론하며 이번 예술의 전당 개관에 연습 공간 마련 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역시 군은 건립된 시설 내 연습실을 일정 대에 따라 배정하는 방식을 검토키로 했다.
여성의 전화 측은 인터넷 공간을 활용한 군민설문 방식의 개선, 수유실 및 화장실 등 여성 관련 시설 점검을 요구하며 공연기획전문가 마인드를 강조했다.
이 외에도 우리 지역만의 무형적인 문화가치를 지키고 계승 발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군 관계자는 “예술의 전당 운영과 관련한 지역문화계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검토하겠다”며 “개관에 앞서 시설을 사전공개하고 추후 개선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 회에는 정형택 영광문화원장, 한희천 한국국악협회 영광군지부 회장, 김성운 한국서예협회영광군지부 회장, 한성모 영광음악인협회장, 장진기 시인, 영광여성합창단 지휘자 등 3명, 오경미 여성의 전화 대표 외 다문화가정 관계자 1명, 모성수 영광군 문화관광과장, 이용연 영광 예술의 전당 관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