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돈 선거가 살아있다. 후보자가 주는 돈은 수탈을 위한 미끼다. 이를 뿌리 뽑을 정치지도자가 필요하다

누구나 고향에 관심이 많다. 나도 다르지 않다. 귀향 계획을 세우고 있어 예전에 비할 바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유심히 지켜봤다. 선거 문화가 어릴 적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비쳤다. 밥 먹이고, 선물이나 돈을 뿌리는 것은 똑 같다. 밥 사는 것은 직접 확인도 했다. 돈 관계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돈을 뿌렸다거나 뿌린다는 등의 소문은 무성했다. 유권자들은 돈 뿌리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 뿌린다고 믿었다.

도시 지역에서는 돈 선거가 거의 사라졌다. 영향력 있는 인사나 단체에 금품을 전달하는 경우, 아직 잔재가 남아있기는 하다. 노무현 정권의 돈 안쓰는 선거법 덕분이다. 법은 어디에나 적용되는데 군()단위 이하 지역은 아직 이란다. 군수는 수십억, 군 의원도 3억이니 4억이니 하는 설()을 듣기가 어렵지 않다. 이같은 소문을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부터 줄곧 그렇단다. 들은 대로라면 자유당 시절 못지않게 돈 선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소위 민주화 이후에도 돈 선거는 횡행했다. YS, DJ도 대선자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회창의 차떼기. 야당은 물론 온 국민이 분노했다. ‘민주 투사김영삼, 김대중 대통령도 돈 안쓰는 선거를 법제화 하지 못했다. 과거의 정치인들은 선거 때 돈 쓰는 것을 당연시 했나보다. ‘바보노무현은 달랐다. ‘돈 안쓰는 선거를 법제화 했다. 빛나는 치적이다.

도시 지역 유권자의 대부분은 이제 금품을 기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치인들의 돈을 아껴준다. 정치적 성격의 집회에 참석할 경우 경비 분담은 상식이 돼있다. 민주 시민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다. 안타까운 것은 군 단위 지역 유권자의 의식이다. 돈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 민주주의와 정치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지역 발전도 마찬가지다. 풀뿌리 민주주의 현장에 돈이 판을 치는데 어떻게 민주주의가, 정치가 발전 하겠는가.

풀뿌리는 결국 돈 이라는 독에 의해 죽고 만다. 돈 뿌리고 당선된 자들은 말이 좋아 일꾼이지 자기 이익만 좇는 모리배(謀利輩). ‘본전도 뽑아야 하고 이문도 남기려 할 것은 뻔한 이치다. 그 정도만 챙기면 다행이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 지방자치가 그들, 탐욕스러운 자들의 배를 불리는 결과만 낳는다. 피해자는 지역민들이다. 그들이 주는 금품의 몇 배를 지역민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탈당한다.

고향 영광은 정치적으로 불행하다. 무학에 가까운 운동권 인사가 서울대학교 출신을 꺾고 국회의원이 됐다. 비행기에서 국가대표로서 보이지 않아야 할 추태를 보였다. 법을 무시하고 북한을 방문했다. 결국 구속되고 보궐선거를 치렀다. 이번엔 한 번도 본 적 없는 대구 사람이다. 그들이 지역구를 위해 무엇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사실상 4년간 지역 정치 지도자가 없었다. DJ의 정치 실험이다.

DJ를 존경한다. 하지만 내 고향에서 정치 실험을 한 DJ는 원망한다. 얻은 것은 4년간의 정치 지도자 공백이다. 지역 출신 정치인의 맥이 끊겼다. 중앙에서 고향을 챙기는 정치인이 없었다.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그 기간만큼 지역 발전도 사실상 중단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DJ에 의해 길들여진 지역민들은 사람이 아니라 당만 보고 투표했다. 참 충성스럽다. 물론 지역 출신 정치인도 키우지 못했다.

730일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키워야 할 인물을 뽑아야 한다. 자치 일꾼들을 잘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라야 한다. ‘돈 선거를 뿌리 뽑을 인물이라야 한다. 이런 사람 어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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