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전 사)한농연 영광군연합회장, 대추귀말자연학교장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지난 몇 달간 영광은 활활 타오르는 도가니와 같았다. 상대를 향한 정책적 다름을 주장하는 각 후보들 간의 외침소리가 영광의 구석구석을 달궜다. 지역의 리더가 되겠다고 입후보한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손을 부여잡고 자신이 영광군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외치고 또 외쳤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 후보를 깎아 내리는 인신공격성 마타도어는 후보자와 주변인물 각자의 마음에 상처가 생기기도 했으리라 생각된다. 그 과정을 생각하면 정말 치욕스럽기도 했을 것이고 원통함에 나를 공격했던 상대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은 울분에 차 있을 수도 있으리라! 서로를 공격함에 이전투구와 같은 양상은 서로의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기에.

그러나 이젠 그 모든 갈등의 원인이 끝이 났다.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면 그 과정이 납득할 수 없는 과오가 있다고 판단되는 증거가 없는 한, 결과에 순복하고 당선된 상대후보에게 진심을 다해 축하해 주는 미덕이 필요한 때이다. 이런 선거의 과정이 정착되어 지역에서 자라는 다음 세대들에게 아름다운 전통으로 남겨줘야 할 의무가 우리 기성세대들에게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패자의 이름다운 승복이 전제되기 위해선 승자의 아량과 서로를 아우르는 사랑이 더욱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런 마음이 영광군에 풍성해 지길 기원한다. 아니 군민의 이름으로 당선자들에게 요청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들이 있을 것이다. 지면을 통해 몇 가지를 제안하면서 로 편 갈라 적으로만 남는 선거의 결과가 아닌 우리로 전진하는 영광이 되길 소원한다.

첫째, 선거과정 중에 열심을 다해 후보자 주변에서 최선을 다해 당선시킨 주변인들에게 간곡히 말씀드린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대변자를 세웠다는 자부심만으로 자족하고 더 이상 당선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언행은 삼가해 주시길 바란다. 그래야만 진정한 승리자로 남는 것임을 영광의 지난 20여년의 지자체 역사를 통해 처절하게 경험했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될 때 주변의 압력에서 자유로워진 당선자들이 소신껏 자신이 꿈꿔왔던 정책들을 펴나가고 입안하고 실천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당선자 스스로를 검증하고 평가해줄 수 있는 검증평가기관을 신설해 줄 것을 요청한다. 영광군에 부족한 것 중 하나가 연합된 시민단체의 건강한 힘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시민단체의 연합된 힘이 부족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 것이라 생각한다. 선거과정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목소리를 낼만한 사람들은 이 단체 저 단체, 몇 개의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다보니 집행부를 지적하는 이야기를 하게되면 금방 그 소문이 지적을 당한 당사자에게 들리게 되고, 본의 아니게 서로 정적이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된다. 이런 인간관계를 누가 맺고 살고 싶겠는가? 그러다보니 연합을 이루어 어떤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형성하는 것이 지역사회에서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그 결과 는 어떠한가? 지자체의 리더로 당선만 되면 자기 마음대로정치가 행해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독선의 정치가 4년여 동안 아무런 제약과 검증없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 결정적 이유가 그들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나 대안을 제시해 줄 마땅한 목소리가 없기 때문임은 자타가 다 인정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당선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평상시 활동을 견제하고 자신이 내건 공약의 이행여부를 점검해 견책해줄 공식적인 평가기관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런 감시기구를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제도화하여 독단이 아닌 검증과 견제가 살아있는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자기 족쇄를 채우는 일이 어찌 쉽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광에 이런 제도적 장치가 도입되어 좀 더 나은 미래를 담보할 수만 있다면 당선자 누군가의 용기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기대가 된다.

세 번째, 당선자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겸비하는 자세를 가져달라는 것을 부탁하고 싶다. 확실히 알아야할 것은 당선자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군민이 당신 주변에 49%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들도 나와 생각과 가치관만 다를 뿐 똑같은 영광군민이다. 이를 잊지 않는다면 당선 후 만나는 사람도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군민들을 더 만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편을 한번 만났으면 내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군민은 두 번 만나려는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 지자체의 선거가 정쟁과 마타도어만 남는 추접하고 광기어린 광란에서 벗어나 상식과 페어플레이가 살아 숨 쉬는, 그래서 치열한 싸움이 끝난 뒤에 더 멋진 축제가 기다려지는 선거의 과정과 결과가 있길 기대해 본다.

앞으로 4년을 알차고 보람있고 축복된 시간으로 보내고 또 다른 4년을 담보하는 시작점이되려면 이런 낮아짐의 실천적 자세는 당선자의 필수적인 자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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