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계파 이익 챙기느라 이길 수 있는 싸움에서 3연패 했다. 이제 공천이 당선인 시대는 지났다. 호남의 경고다. 정치 지도자를 키우지 못한 김 대중 선생이 원망스럽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은 우리 호남이 젖을 먹여 키운 자식같은 존재다. 그 이름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수없이 바뀌었다. 통칭 민주당으로 불려온 제1 야당 으로서의 지위는 이어졌다. 독재 권력의 엄청난 탄압도 온 몸으로 이겨냈다. 불의와 독재에 맞서 싸운 이력은 화려하다. 아니 처절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신 익희조 병옥정 일형유 진산김 영삼김 대중노 무현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을 배출 했다.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 내렸다. 40년의 독재 권력에서 국민을 해방 시키는 데 앞장 섰다. 권력은 없어도 존재감은 컸다. 독재 권력의 후예들을 천막 당사로 까지 내몰았다. 불가능 해 보이던 호남 정권도 탄생 시켰다. 당연히 호남인들의 자존심 이었다. 그 자존심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 이어 이번 730 재보선을 지켜본 호남은 새정연에 실망했다.

싸움(선거)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질 수 밖에 없는 여건에서 졌다면 실망할 까닭이 없다. 자존심 상할 이유도 없다. 세 번 모두 이길 것으로 예상된 싸움이다. 새누리당 스스로도 패배를 예상한 3연전을 모두 졌다. 계파 이익을 챙기느라 자중지란을 일으켜 패배를 자초했다. 정권을 헌납했다. ‘메이저로 살아갈 기회를 스스로 찼다. 어찌 실망하지 않겠는가. 밉지 않겠는가. ‘마이너의 삶을 언제나 벗어날 수 있을지 암담하다.

호남은 이제 연이어 실망을 안긴 새정연을 계속 사랑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60여년 전통의 야당이라기엔 너무 무기력해 보인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꾸려 당을 재정비 한다지만 미덥지 않다. 기대할만한 거물이 보이지 않는다. 집은 제법 크지만 한 지붕 아래 여러 가족이 산다. 화합과 소통도 못한다. 모래알 이다. 당이 정권을 잡는 것보다 자기 가슴에 뱃지 다는 데 급급한 정상배들의 집단이다. 경륜도, 실력도 무시하고 쪽수만 따지는 저급한 조직일 뿐이다.

세월호, 유 병언 수사, 병영의 총기 난사와 구타 사망 등의 사건 등이 잇달았다. 관료, 경찰, 검찰, 군대 등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분명 낙제점이다. 인사는 했다 하면 실패다. 대다수 국민이 국가 개조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그래도 대통령 지지도는 50%대를 유지한다. 그리고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했다. 아무리 못해도 새정연에 맡기는 것보다는 낫다는 국민의 판단이다.

원내 대표 몇 개월 경력의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고위원도 아닌 원내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은 전례가 없다. 당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중진들이 맡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 정치를 제법 아는 사람들의 말이다. 맡다. 원로나 중진들이 맡아 당을 정상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상식이다.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 동영을 장기판 졸 다루듯 했다. 당 대표 였던 손 학규를 마감 시간에 임박해서야 공천 했다. 마치 낙선을 바라기라도 하듯. 이런 분위기에서 원로나 중진들이 비대위를 맡지 않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 됐다. 이제 공천이 당선인 시대는 지났다. 호남의 변화다. 제 눈 들보는 못보고 남 눈의 티만 보는 당은 믿지 않겠다는 경고다. 자기 개조도 못하면서 나라를 개조 하겠다는 새정연에 대한 냉소다. 계파가 아닌 이념으로 하나 되는 정당으로 거듭나라는 주문이다. 이 건희 회장은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라고 했다. 당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대를 이어 당을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를 키우지 못하고 타계한 김 대중 선생이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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