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정 몽준과 남 경필은 아들들 때문에 망했다. 정치 생명의 위기다. 회초리가 사라진 교육을 바로 잡아야 한다

시쳇말로 잘 나가는집들이 무너지는 이유는 대부분 자식들에 있다.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탓에 선대의 부와 명예를 지키지 못해 송곳 집안으로 만들어 버린다. 부자의 자식은 부지런히 일을 하지 않아도 호사를 누린다. 주변에 사람들도 많다. 대부분 돈을 보고 몰려든 사람들이다.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한다.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 등 권력자의 자식들은 돈과 권력을 모두 등에 업고 산다. 부자의 자식 보다 더 안하무인이 되기 쉬운 환경이다.

정 몽준 의원의 아들은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비뚤어진 아들의 한 줄 글이 서울 시장에 출마한 아버지 정 몽준에게 참패를 안겼다. 군대 간 아들이 폭행과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남 경필 경기도지사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돈과 권력의 포대기에 싸여 자란 아들들이 아버지의 눈에서 눈물을 쏟게 했다. 정치 생명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아버지들은 잘 못 가르친 탓이라며 용서를 빌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용서가 된다. 대권 주자이나 되기 때문에 용서 받기 힘들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 했다. 정치의 길에 나선 사람들이 새기고 또 새겨야 할 말이다. 집안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서 나라를 다스리겠다고 나서지 말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자신과 집안을 반듯하게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가르침이다.

모든 정치인은 스스로를 포장한다. 그리고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수신제가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면 선택할 까닭이 없다. 정 의원은 국회의원 7, 남 지사는 국회의원 5번에 이어 경기도 지사까지 당선 됐다. 비뚤어지고 건방진 사고방식, 폭행과 성추행을 서슴지 않는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도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을까. 결코 아니다. 집안도 못 다스리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기지는 않는다. 유권자들은 몰랐다.

국민은 정 몽준과 남 경필에게 실망하고 있다. 정 몽준은 의원직을 사퇴했지만 아직 새누리당 중진으로 정치 일선에 있다. 부인과의 이혼 사실 까지 알려진 남 경필은 경기도지사로서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모두 정치인으로서 앞이 밝지 않다. 대권 가도에서도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슬픈 일이다. 그들을 대권 주자로 까지 키운 유권자들로선 실망이다. 억울하고 분하다. 전망 좋은 주식에 투자 했다가 망한 꼴이다.

정 의원은 현대 그룹 정 주영 회장의 아들이다. 남 지사는 기업인과 정정치인으로 성공한 남 평우 전 의원의 아들이다. 그들의 정치적 성공은 아버지 정 주영과 남 평우의 명성과 재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부와 권세의 대물림이다. 아들들의 돌출 행동이 없었다면 부와 권세가 3대 까지 대물림도 가능했으리라. 능력 있는 아버지에 의한 세습 계획의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 이제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두 정치인의 아들들은 정상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아니 제법 똑똑한 아들들이었다. ‘국민정서운운 하고, 폭행과 성추행을 할 정도면 우월감을 갖고 있다. 아버지들의 뒤를 이어 부와 권세를 누릴 수 있는 자질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없었다. 귀족으로 군림할 수는 있으나 더불어 살고자 하는 공동체 정신의 결여다. 가정교육을 탓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에게 권한다. 정 몽준과 남 경필을 반면교사로 삼으라. 남의 정당, 다른 정치인 나무랄 일이 아니다. 자녀 교육부터 살펴야 한다. 그리고 회초리가 사라지고 사도(師道)가 땅에 떨어진 이 나라의 교육을 바로 잡아야 한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