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새정연은 계파 싸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호남의 정치 리더십을 되찾는 길은 분당 뿐이다

새정치연합(이하 새정연) 돌아가는 꼴이 심상찮다. 연이은 선거 참패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꾸려졌지만 비대위 조차 비상이 걸렸다. 박영선의 눈에서 눈물을 뽑고 문희상 체재가 들어섰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당이 위기에 몰린 원인은 계파 싸움이다. 새누리당과 싸워 이기는 데보다 계파 싸움에 열중했다. 연전연패를 자초했다. 뒤늦게나마 위기의식을 갖고 비대위를 꾸렸으면 당연히 계파를 초월해야 한다.

다시 정상이 되려면 비상의 원인이 된 계파 싸움을 중단해야 한다. 그런데 아니다. 계파 싸움으로 비대위 마저 흔들었다. 결국 최대 계파인 노무현 계의 문희상으로 비대위원장이 바뀌었다. 이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가동됐다. 말이 그럴듯해 조직 강화다. 실은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 책임자 선임 작업이다. 특위 위원은 각 계파별로 안배 됐다. 여기서도 각 계파간 싸움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새정연의 탄생 과정을 보면 계파 싸움이 심할 수밖에 없다. 김대중의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나서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이하 경칭생략)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곧바로 원내 제1당으로 만들었으니 성공한 셈이다. 어미 격인 새천년민주당은 의원11명의 꼬마 정당으로 추락했다. 양당간 갈등은 당연한 결과다. 노무현 정권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열린우리당은 네 번의 보선에서 한나라당에게 40;0의 참패를 당했다.

열린우리당은 불과 4년만에 민주당 탈당파, 손학규 등 한나라당 탈당파 등이 창당한 대통합신당과 합당했다. 대통합신당은 1년후인 2008년 다시 민주당과 합당했다. 여기에 안철수 세력까지 더해진 것이 새정연이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으로 대선과 총선에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위기의 시작이다. 뭔가 될 것 같으니 먹이싸움이 벌어졌다. ‘쪽수가 많은 노무현계가 당권을 잡고 공천권을 휘둘렀다.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싸움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에서 조차 패배를 예상했다. 결과는 반대. 공천 실패로 패배를 자초했다.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결과는 또다시 뒤집혔다. 보고서는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계파 싸움으로 분석했다.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경선에서 떨어뜨렸다는 의미다. 물론 인정하지 않는 인사들이 많다. 이런 판에 안철수 세력까지 더해져 탄생한 새정연이다. 지방선거를 치렀다. 역시 공천은 계파 싸움으로 얼룩졌다. 또 졌다. 새정연은 이처럼 계파 싸움은 끝없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호남은 국가 권력으로부터 차별을 받았다. 그 역사는 통일신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려 1200여 년이다. 서러움과 한이 사무친 땅이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 서러움과 한은 더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열망으로 승화됐다. 외세의 침입에서 나라를 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민주화에도 앞장섰다. 온 몸을 던졌다. 마침내 신화를 썼다. 김대중을 통해서다.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다 주었다. “한을 풀었다고 했다.

대통령 김대중(이하 경칭생략). 호남의 자존심이었다. 서러웠던 세월만큼은 아니라도 한동안은 갈 것으로 알았다. 정권 재창출에도 성공했다. 영남 출신이지만 김대중의 선택을 받은 노무현을 믿고 환영했다. 거기까지였다. 노무현계가 최대 계파인 당에서는 호남의 정치 리더십을 찾기 어렵다. 아니 자존심이 상한다. 이제 그들과 결별해 다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가에 분당설이 퍼지고 있다. 현역 의원들이 자신의 차기 총선 공천을 우려, 최대 계파인 노무현계에 밉보이지 않으려는 입장은 이해한다. 그보다는 호남인의 민심을 대변해야 한다.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들이 심각하게 분당을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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