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우울한 소식이다. 정부 당국은 자세한 내용도, 그에 따른 대책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자유무역협정은 자동차 등 공산품 수출 이익을 위해 농··축산 분야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중국과의 협정은 미국 등 어느 나라와의 협정보다 국내 산업, 특히 농수축산 농가에 치명적 타격이 예상된다.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생산량, 가격 등에서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영광의 경우 농수축산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FTA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무역이익 분배제, 기초 농산물 국가수매제 등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보전할 이 같은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지역 산업 기반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 농어민들이 FTA 타결을 반대하는 이유다.

정부 당국은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을 위해 국가의 근간이 되는 농수축산업의 붕괴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공산품 수출에 따른 이익이 아무리 크다 해도 국민의 먹거리가 불안해지면 의미가 없다. 우선은 무역 이익의 증대를 가져올지라도 결국은 국가경쟁력의 하락은 불가피하다. 값싼 수입 먹거리는 국내 농수축산업 기반을 무너뜨린다. 기반이 무너진 뒤에는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당장의 작은 이익을 취하려다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결과다.

안보는 북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만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지키는 것이 그보다 먼저다. 식량안보다. 식량 없는 안보는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강대국들의 압력을 외면할 수는 없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농수축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FTA 타결은 영광의 주요 산업인 굴비와 모싯잎떡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산 굴비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 엄청난 생산량을 자랑하는 중국 모시 잎으로 부터 우리 굴비와 모시 잎의 가치를 지켜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FTA에 따른 대책 마련에 영광군과 전남도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 대책만 기다리지 말고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

전남도가 정부에 무역이익 분배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단히 합리적이고 시의적절한 요구다. 이처럼 새로운 대책을 정부나 자치단체가 강구해야 한다. 농어민 스스로도 보조금 의존율을 낮추고 경쟁력을 높이는 자구책 마련 또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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