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전당대회를 앞둔 새정연이 몹시 수상하다. 분당대회를 치르는 분위기다. 인물을 키우는 정당의 미래가 밝다

조경태. 부산 사하구을. 새정치민주연합 3선 의원. 우리 정치에서 가장 특이한 존재다. 영남 지역이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비웃듯 반 새누리당 간판으로 내리 3선을 했다. 민주통합당, 통합민주당, 새정치연합 등 매번 소속 당명은 달라도 그 당이 그 당이다. 이 정도면 가히 인물이다. 야당으로서는 보물이다. 올곧은 발언이 젊은 이미지와 함께 매력적이다. 호남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린다. ‘들이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 전당대회가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 대표 선출이 가장 큰 이슈다. 그런데 수상하다. 당 대표 도전자가 없다. 말만 무성하다. 박지원·정세균·문재인이 나설 것이란다. 누구도 손들고 나서지 않고 있다. “문재인은 안 된다” “말도 안 된다는 공방만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김부겸·안철수·박영선도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조경태만 도전을 공식화 했다.

전당대회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헷갈린다. 전열을 가다듬자는 것인지 판을 깨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다. 수상하다. 수상해. 당권 도전을 선언한 조경태 마저도 분당(分黨) 가능성을 말한다.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친노 진영을 향한 경고다. 무슨 당이 이런가? 집권 의지와 능력이 있는 정당으로 보이지 않는다. 무슨 전당대회가 이런가? 분당대회를 치르는 것으로만 보인다.

정당은 집권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럴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집안 돌아가는 꼴도 싹수가 보이지 않는다. 정계 은퇴를 선언, 칩거 중인 손학규를 찾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리멸열, 분당 위기로 치닫는 야당의 구원투수로 나서달라는 주문으로 읽혀진다. 우월한 대외 경쟁력을 갖추고도 당내 세력이 약해 강호를 떠난 고수가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지 궁금하다.

새정연에 대해 주인의식이 강한 호남은 현재 멘붕상태다. 아무리 생각해도 문재인 으로는 정권 창출이 불가능하다. 내세울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 안철수? 글쎄다. 호남 정치 복원? 눈을 씻고 보아도 기대할 인물이 없다. DJ를 기다린 것처럼 기다릴 인물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의 모습이 안타깝다. DJ는 왜 제2, 3의 후계자를 키우지 않았는지 푸념이 절로 나온다.

찾는다고 없는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계파 이익에만 급급한 토양에서 인물은 나오지 않는다. 계파 싸움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문재인을 선택, 패배를 자초했다. 한 번은 실수라지만 두 번은 고의(故意). 친노 진영과 문재인이 당을 위기로 몰아넣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차기 정권창출의 밀알을 자임해야 한다. 반성과 책임은 말하지 않은 채 쪽수가 가장 많은 계파로 남는데 급급하는 것은 죄악이다.

권노갑 고문은 3김 시대 이후 유일하게 정치 9단으로 인정받는다. 그가 최근 반기문카드를 꺼냈다. 역시 9단이다. 반 총장의 부인으로 금세 가라앉았지만 파문은 컸다. ‘반기문 정권은 현실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현실화 되면 권 고문은 입신(入神)’이다. ‘이 못되는 인물들을 자제 시키고 새로운 인물을 키우기 위한 묘수일 수도 있다. 그가 주목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새누리당은 순천·곡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정현을 최고위원의 반열로 올렸다. 당의 입장에서 조경태나 이정현 모두 보물 같은 존재다. 이들이 있어서 지역 정당이 아니라고 우길 수 있게 됐다. 존재 가치는 비슷하다. 대접은 영 딴판이다. ‘인물을 키우는 정당의 미래가 밝은 것은 당연하다. 새정연의 미래가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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