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덕(저자 배유안), 돼지이야기(저자 유리)
3월부터 10월까지 독후감 및 100자평쓰기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섯 번째 진행되는 ‘2015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 도서로 ‘뺑덕’과 ‘돼지 이야기’가 각각 선정됐다.
‘한책읽기운동’ 추진위원회(위원장 정형택)는 지난 2월6일 오후 1시 정형택 위원장(영광문화원장), 손순월 사무국장(독서지도자), 주경숙(동화구연가·독서지도사), 김선영 군립도서관장, 서재민·서정예 공공도서관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서선정위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선정 회의에는 지역출신 작가가 저술한 작품 등 다수의 도서가 추천됐으나 책 내용, 연령층, 콘텐츠 활용 등 책읽기 운동 취지를 고려해 성인 및 고학년을 위해 배유안 작가의 장편소설 ‘뺑덕’(출판사 창비)과 저학년 아이들을 위해 유리 작가의 ‘돼지 이야기’(출판사 이야기꽃)를 선정했다.
이날 회의 결과 올해역시 독서 이후 독후감대회, 독서토론회, 독후화 그리기 대회를 비롯해 온라인을 통한 100자평 쓰기 등 더 많은 군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계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정형택 추진위원장은 “한책읽기운동이 벌써 5년째를 맞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올해에도 지역 학생들을 비롯해 성인, 직장인 등 많은 군민들이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도서가 선정됨에 따라 추진위는 이날부터 지역 내 기관·사회단체를 대상으로 선정도서를 기증받아 이를 관내 군립·공공·작은 도서관을 비롯해 읍면사무소, 학교, 주요 기관 등에 재배부할 계획이다. 배부된 도서는 주민들이 대출해 자유롭게 돌려 읽을 수 있다.
하반기까지 책읽기를 마치고 독후감이나, 독후화, 100자평쓰기 등을 선택해 별도의 대회 공고 이후 이를 제출하면 된다. 또한, 독서토론회를 개회할 경우 사전 심사요청이나 토론회 사진과 내용을 요약한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 하반기 심사결과에 따라 총 상금 100만원을 제공한다. 도서기증 및 대회 등 기타 자세한 사항은 영광신문(353-0880)으로 문의.
<작가메시지>
‘뺑덕’을 추천하며
정형택 ‘한책읽기운동’ 추진위원장
어느덧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이 다섯 해를 맞았습니다. 올해는 ‘뺑덕’이라는 소설과 ‘돼지 이야기’라는 그림책까지 두 권을 선정했습니다. 이제까지 한 책 읽기에 동참하신 여러분이 이 책 ‘뺑덕’까지 읽으신다면, 터미널근처 노점에서 서너 줌의 채소를 팔며 앉아 있을 것 같은 몽실언니, 가끔씩 영광을 지나가는 전국자전거 일주 팀에 끼어있을 것 같은 호진이네 가족, 두발규제반대 피켓을 들고 해룡고 정문에라도 서 있었던 듯 느껴지는 일호, 어느 때 영광에서 스포츠용품점을 했을 듯한 아름이네 뿐만 아니라, 법성항에서 조깃배라도 탈 것 같은 뺑덕이까지 책속의 아는 사람이 많아질 것입니다.
<뺑덕>은 배유안이라는 젊은 여성작가의 작품인데 이 작가는 우리역사를 소설로 가져오는 능력이 탁월한 분입니다. <초정리 편지>에서는 한글 창제와 반포 당시에 양반들의 반대에 부딪친 세종대왕과 서민들의 모습을 잘 풀어냈습니다. 또 <창경궁 일기>에서는 정조와 어린 시절 함께 궁에서 자라난 정후겸의 질투와 고뇌를 실감나게 표현했습니다.
이 책 <뺑덕>에서는 심청전에 나오는 뺑덕어미의 아들을 불러내었네요. 심청전 어디에도 뺑덕 어미만 있고 뺑덕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심봉사가 아니라 뺑덕이와 우리들이 눈을 뜨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여태껏 우리가 못 보았던 것을 보는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뺑덕이는 원래 이름이 병덕인데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미소부터 지어지는군요. ‘아무래도 집을 나가야겠다.’ 이렇게 마음먹은 뺑덕이를 따라 가막동에서 바닷가로, 또 도화동으로 가다보면 작가의 말마따나 눈을 번쩍 뜬 자신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읽는 재미를 위해 책 내용은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모쪼록 군민여러분께 이 책을 읽으시길 부탁드립니다.
‘돼지 이야기’를 추천하며주경숙 그림책 교육 지도사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우리나라를 휩쓴 ‘구제역사태’는 돼지 약 332만 마리, 소 약 15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그 347만 목숨들은 대부분 산 채로 구덩이 속에 파묻혔습니다. 그것은 가축들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비극이었습니다. 천지에 횡사의 비명이 가득한데, 사람이라고 마음 편할 리 없었을 테지요. 더욱이 제 손으로 그 일을 처리한 사람들은 그 뒤로도 오랫동안 공포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짐승이라 해도, 목숨의 무게는 가볍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그 끔찍한 일은 도대체 왜 일어났으며, 그때 그 짐승들은 무엇을 느끼며 어떻게 죽어 갔을까요? 이 책은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말할 뿐이지만, 책장을 덮으며 우리는 불편한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것은 과연 옳은 일인가? 아니, 어쩔 수 없는 일인가? 혹은, 왜 이처럼 편치 않은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가?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책은 시원한 대답을 들려주지 않습니다. 어쩌면 들려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도 동물이고, 그러므로 다른 생명을 먹어야 살 수 있으며, 그것이 사람의 운명이니까요. 하지만 사람은 자신의 행위를 돌아보고 생각하는 힘이 있습니다. 다른 생명에게 공감하는 능력도 있습니다. 그 능력, 그 힘으로 답을 찾아가야 하겠지요. 다른 생명을 어떻게 대해야 옳은 것인지.
그래서 올해는 이 책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서 군민 한 책 읽기에 선정합니다. 우리 먹거리의 아름다움을 보며 그것들이 우리 밥상에 오를 때까지 어떤 일들이 있는지 그래서 우리가 그러한 먹거리를 어떠한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분명 드러난 주제의 “생명존중”과 함께 그 생명을 먹어야 할 때까지의 많은 이들의 수고로움을 생각해보고 그러니 그 생명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할 수 없음을 아이와 이야기 하고자 했습니다.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제품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돼지가 살아 있는 동안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 밥상에서 우리에게 아픔이 아닌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지역은 굴비의 고장입니다. 굴비를 준비하는 많은 이들이 굴비를 먹는 이들을 배려한다면 발로 차지는 않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탁에 오른 굴비 한 마리에 담긴 수많은 손길에 감사 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되고 돼지고기를 먹으며 편안한 마음이 건강한 몸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책소개
<뺑덕>
발칙하고 당돌한 불효자 뺑덕이 나가신다!
배유안 작가의 ‘심청전’ 비틀어 보기
배유안 장편소설 『뺑덕』이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61권으로 출간되었다. 스테디셀러 『초정리 편지』와 청소년소설 『스프링벅』 등을 통해 간결한 문체와 빛나는 상상력을 선보이며 작가적 개성을 다져 온 배유안이 이번에는 『심청전』의 주?조연들을 빌려 와 가족과 효 이야기를 새롭게 펼쳐 보인다. 작가 배유안은 ‘의뭉스러운 악녀’의 대명사로 우리에게 익숙한 ‘뺑덕 어미’라는 인물을 주목했다. 그녀의 아들 ‘뺑덕’(병덕)이 정말로 존재했으리라는 참신한 발상을 바탕에 두고 막힘없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주인공 병덕이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향해 느끼는 애증과 그러한 유감을 딛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공감 가게 그려진다. 아들을 빼앗긴 슬픔을 가슴에 묻은 채 괴팍하게 한세월을 살아 내는 뺑덕 어미의 모습 또한 밉살스러우면서도 동정이 가고 묘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매끄러운 서사 속에 뛰어난 해학과 골계미를 담아낸『뺑덕』은 ‘효녀 심청’으로 대표되는 효의 가치와 가족의 소중함을 지금 현실에 비추어 볼 수 있게끔 한 작품이다.
『심청전』 어디에도 뺑덕 어미만 있고 뺑덕이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아이 이야기를 해야 했다. 이제 심 봉사가 아니라 뺑덕이와 우리들이 눈을 뜨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배유안 장편소설 『뺑덕』은 단순히 『심청전』을 패러디한 작품이 아니다. 외려 『심청전』과 상호 텍스트성을 띤 독특한 ‘뺑덕전’으로서 독자에게 다가간다. 뺑덕과 뺑덕 어미도 청이와 심 봉사처럼 해피엔딩을 맞을까? 그 답은 오늘날에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울고 웃는 독자들이 새롭게 써 내려가 달라고, 작가는 마지막 마침표를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는다.
작가 배유안은
저서 (총 15권)배유안은 1957년 경남 밀양에서 나고 부산에서 자랐다.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일했고,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동화를 쓰고 있다. 농민신문사에서 내는 월간 '어린이동산'의 2003년 중편동화 공모에 '유모차를 탄 개'가, 2006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고추잠자리에 대한 추억'이 당선되었다. 세종 대왕의 한글 창제를 다룬 동화《초정리 편지》로 '역사의식과 이야기의 재미가 함께 어우러진 역작', '역사 동화를 한 차원 도약시켰다'는 심사위원들의 격찬을 받으며 2005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다. 우리 역사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길어 올린 감동 깊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작가는, 《화룡소의 비구름》과 《스프링벅》《바람의 화원》 들을 썼다.
<돼지 이야기>
332만 마리 돼지의 처음이자 마지막 눈물겨운 외출
『돼지 이야기』는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우리나라를 휩쓴 구제역 사태를 다룬 그림책입니다. 332만 마리의 돼지가 산채로 구덩이 속에 파묻힌 일은 과연 이 일이 옳았던 것인지, 정말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지 불편한 질문을 마주하게 합니다. 가축들에게도 사람들에게도 비극이었던 당시 사건을 돌아보며 사람을 위해 목숨을 희생하는 가축에게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끕니다.
평범한 축사가 보입니다. 그 안에 칸칸이 나뉜 분만사, 거기 갓 새끼를 낳은 어미 돼지가 아기 돼지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미는 새끼들을 안아 줄 수도, 핥아 줄 수 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방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들이닥쳐 몽둥이와 전기 막대로 돼지들을 어디론가 몰아가는데….
작가 유리는
저자 유리는 경기도 여주의 나지막한 숲으로 둘러싸인 농장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자연 속에서 농장의 동물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작가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에서 도자공예를 전공하고, 일러스트레이션학교 HILLS에서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