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식약청장 출신 새누리당 후보, 법무장관과 국회의원 경력의 무소속 천정배, 나라의 모든 정책을 조율한 전의원 조영택. 누가 인물인가?”

봄기운이 완연하다. 벌판은 벌써 온갖 생명들이 새 세상을 펼치고 있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놀랍고 신기하다. 대지는 때가 되면 어김없이 새 생명을 피워낸다. 그 대지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은? 때가 되면 어김없이 이전투구를 벌인다. 선거 때다.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를 표방한 전국 조합장 일제 선거도 마찬가지였다. 그 정점은 영광이 찍었다. 조합 임직원들의 해외 섹스 관광 파문이다. 반성문 형태의 문건이 나돌았다. 선관위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결국 본인이 허위임을 밝히고 사과했다.

고발하겠다던 조합 임직원들도 사건을 덮었다. 사건은 결국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마무리는 됐으나 끝난 것은 아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당사자 간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졌을 뿐이다. 사실 여부는 당사자들만 안다.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경비 지출 내역을 확인할 수 없으면 진실을 밝히기가 불가능한 사안이다. 결국 폭로자만 처벌 받을 수밖에 없다. 폭로자는 허위사실임을 인정하고 처벌을 면했다. 피해자(?) 들은 봐라, 우리는 하지 않았다? 참 웃긴다. 조합장 선거도 정치판과 판박이다.

한 달여를 앞둔 보궐선거 판에서도 점점 거친 공방전 소식이 들린다. 관심은 광주 서구 을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은 서로 허물만 들추는 싸움이 일상화 돼있으니 이해가 된다. 어차피 선거니까. 여기에 만만찮은 무소속 후보까지 가세, 점입가경이다. 새정연 조영택 후보가 새누리와 무소속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하는 형국이다. 엄격히 말하면 후보가 아니라 새정연 정당에 대한 공격이다.

계파싸움에 따른 연이은 선거 패배, 차기 집권 가능성이 적은 것 까지 거론된다. 물론 호남 정치 리더십의 약화도 메뉴. 선거 프레임이 이렇게 되면 결국 새정연 조영택 후보의 당선이 뻔하다. 박근혜 정권의 호남 홀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욱 전통적 야당 강세 지역임은 누구나 안다. 순천·곡성의 이정현이 그랬던 것처럼 예산 폭탄을 약속하면 제2의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천만의 말씀이다. 예산폭탄 공약으로 호남 홀대를 감출 수 없다. 물론 민심도 잡을 수 없다.

무소속 천정배는 새누리당 후보보다 더 강하게 새정연을 비난한다. 새정연의 계파싸움과 그에 따른 민심 이반을 가져오는 데 지대한 기여(?)를 한 당사자다. 새정연과 본인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듯 떠드는 것은 누워서 침 뱉는 격이다. 그 자신이 새정연의 중진이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만든 결과를 자기가 비난하고 있다. 정치적 재개를 꾀하면서 새로운 메뉴는 개발하지 않고 새누리당 후보와 똑같은 메뉴로 달려들어 성공하겠는가.

천정배는 소위 천재로 알려졌다. 공부를 잘했다는 얘기다. 인정한다. 안타까운 것은 새누리당 후보나 새정연 조영택 후보도 고시 출신이다. 누구 머리가 더 좋은가는 검사(?)해봐야 안다. 관주 지역 시민사회단체에 시민후보로 추대해줄 것을 요구했다. 일부 단체에서는 이에 호응하지만 많은 단체에서 지역 연고가 약하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정치권 출신이 시민후보운운 하는 것도 격에 맞지 않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기 안쓰럽다.

일부 언론은 인물론대 대세론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적 기사도 내보낸다. 새누리와 무소속 천정배를 인물로, 새정연 조영택을 대세로 표현했다. 조영택 전의원은 국무조정실장으로 나라의 모든 정책을 조율한 인물이다. 법무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천정배, 식약청장 출신중 누가 돋보이는 인물인가? 싸움 안 되는 싸움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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