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주/ 전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연합회장

이 버린 의 나라

전 국토의 40%가 처참하게 파괴되고 5천명이 넘는 사망자와 1만명의 부상자를 내면서 아비규환으로 변해 버린 대 재앙의 땅, 진도 7.8의 강진이 덮치면서 전 국토의 절반을 폐허로 만들어버린 절망의 나라 네팔이다.

통신과 전기가 끊기고 도로가 심하게 파손되어 구조마저 지연되면서 건물더미에 깔린 생존자가 버틸 수 있는 골든타임인 72시간을 넘겨 사망자가 1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예측도 있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주민들도 안전하게 머물 장소가 없어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고 있으며 심하게 부상을 입은 체 밀려드는 환자들을 수용할 병실이 부족하여 간이 천막 한쪽 구석에 방치되거나 의사의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체 하염없이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신마저 외면한 신의 나라 네팔의 현주소는 말 그대로 처절함 그 자체이다.

지진은 자연의 재앙

지구 내부의 힘에 의해 지층이 끊어지거나 지각판의 경계면이 부딪히면서 생기게 되는 지진은 지구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그 피해는 지상에 일정한 주거공간을 만들어 살아가는 인류에게 더 클 수밖에 없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지진은 결코 인류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지각판을 흔들어 지상의 구조물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다거나 때로는 화산분출로 하늘을 가리며 끊임없이 인류를 괴롭혀 왔다.

1906년의 센프란시스코 대지진은 3,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같은 해 일어났던 칠레대지진은 지진 관측사상 가장 큰 강도인 진도 10의 대지진으로 통계를 내기가 어려울 만큼 큰 피해를 입었다.

199915,000여명이 죽고 25,000여명이 부상을 당한 터키의 대지진이나 같은 해 2,7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대만의 강진 피해도 있었으며, 20085월에는 중국의 쓰촨성에서 진도 8.0의 강진으로 5,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후 기능을 상실해 버린 도시의 복구를 포기해야 할 만큼 처참한 지경도 만들어 주었다.

2007년에는 49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일본의 니가타 현 지진이 있었으며, 201022만명 이상의 사망자와 30만명의 부상자를 낸 아이티 지진은 아직도 복구되지 못한 체 현지인들은 죽음보다 못한 삶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2011311, 거대한 해일을 일으켜 16,000명의 인명피해와 6,000여명의 부상자를 내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집어 삼키면서 대재앙을 가져온 일본 대지진은 6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광의 네팔출신 이주여성

우리 영광에는 4명의 네팔출신 다문화가족 결혼이주여성이 거주를 하고 있다.

2가정은 광주근교로 주거지를 옮겨 피해확인이 어려웠지만 확인이 가능한 2가정의 친정집은 피해가 아주 심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족들이 심하게 부상을 입거나 집이 전파되어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태였다.

이역만리 머나먼 나라 한국으로 시집을 와서 고국의 지진소식과 함께 가족들의 안타까운 참변소식을 들은 이주여성들은 가정 형편상 친정 방문이나 개인적인 도움이 현실적으로 녹록치만은 않은 편이어서 그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다

김준성군수가 지진사고 다음날 네팔출신 다문화가정을 방문하여 위로를 하는 등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계인들의 구호노력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은 앞 다투어 인명구조와 피해복구를 위해 구조대와 구호물자를 네팔에 보내고 있다.

길거리에 방치된 체 노숙을 하거나 치료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체 방치되어 있는 신의 나라 네팔인들에게 따뜻한 인간의 손길이 답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측은지심(惻隱之心)과 환난상휼(患難相恤)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는 나라다.

그리고 우리민족이 전쟁의 폐허 속에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선을 넘나들고 있을 때 세계 사람들은 결코 우리를 외면하거나 잊지 않고 기꺼이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다.

세계인들의 따뜻한 도움에 힘입어 이제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을 이루어 낸 우리들이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절망의 땅 네팔에 다시 돌려주는 것을 어떨까?

다행히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영광군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이 되어 57일과 8일 영광읍 만남의 광장에서 네팔 지진 피해 이재민 돕기 자선 바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한다.

나의 작은 도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소중한 일이기에 우리 군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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