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째 아이 출산 앞둔 김용희‧최난희 부부
결혼 21년차 부부 김용희·최난희 씨가 오는 10월 9째를 출산할 예정이다. 20살 첫째 딸부터 뱃속의 태아까지 9남매가 함께하는 풀하우스를 찾았다.
“아이들에게 마음껏 못해줘 늘 미안… 서로 의지하며 사는 모습 보면 든든”
복닥복닥 와글와글 군서 만금리 9남매

오는 10월 아홉째 아이 출산 예정인 김용희(42)‧최난희(37)씨 부부는 서로를 배려하면서 살다 보면 오히려 가족이 많은 만큼 더욱 행복하다고 말한다.
“경제적으로 부족한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자연스럽게 낳아 기르는 것이 옳다고 여기며 살아요.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서로 의지하고 더욱 행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군서면 덕산로에 자리한 9남매의 집은 매일 매일이 아이들 웃음소리로 왁자지껄하다.
동생들 돌보느라 바쁜 장녀 하나(20), 임신 중인 엄마의 가사일을 가장 많이 돕는다는 둘째 하니(18)와 진아(17). 아빠의 예쁨을 듬뿍 받는 유나(15). 동생들을 자주 괴롭히지만 잘 챙기기도 하는 민준이(8), 말썽꾸러기 민현(6), 누나와 형들 말을 잘 듣지만 가끔 앙탈을 부리는 민현(4), 이제 막 돌을 지난 막내아들 민율이(2)까지. 8남매를 바라보는 부부는 형제간에 우애가 깊어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가족 수가 많은 만큼 9남매의 집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매일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세 번 빨래를 해야 하고 뱃속의 태아까지 열한 식구의 식사준비를 하는 건 주부경력 21년차의 난희 씨에게도 만만한 일이 아니다. 대식구의 가장 용희 씨의 하루도 짧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엄마아빠를 돕기 위해 남매들에겐 각자의 임무가 주어져 있다. 막내 동생 돌보기, 밥상에 숟가락 놓기, 자신의 빨래는 스스로 개기 등등. 수행결과에 따라 엄마아빠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사주기도 하고 용돈을 깎아서 벌을 주기도 한다.
1994년에 결혼한 부부가 처음부터 이처럼 많은 자녀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4째 아이까지 출산하고 더 낳지 않으려고 했었죠. 근데 아들이 있었으면 싶어 5째를 낳고, 형제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6째를 낳고, 그러다 보니 8남매가 됐더라고요. 9째는 딸을 낳고 싶어서 저희 부부가 계획해서 갖게 됐구요”
부부가 많은 자녀를 키우는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같은 부모에게서 나왔지만 저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 아이들에게 제때 필요한 것을 잊지 않고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부담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부부는 “역시 교육비 문제가 만만찮지만 큰 애들이 동생들을 가르치고,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면 사교육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이들의 의욕이 우선이죠”라며 공교육에서 포기하다시피 한 인성교육을 다자녀 가정에선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끼리 어울려 자라면서 서로의 위계질서도 세우고, 가족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과정에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닥복닥 살을 부대끼는 가운데 9남매의 집에선 꽃보다 향기로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오늘도 왁자지껄 울려 퍼진다. /최미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