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출신으로 지난 해 3월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기수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또한 지난 2월 조영조 농협유통 대표가 취임한 가운데 올해 농협유통은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영광신문은 두 대표의 특별인터뷰를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주>
이기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
“가족농·후계농 육성으로 지속가능한 축산업 만들겠다”

이기수(61)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이사는 요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축산업의 위기는 식량 안보와도 직결된다. 위기에 처한 축산업을 되살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축산업이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급격하게 무너져가는 생산 기반을 이대로 두면 식량안보 차원에서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3년 축협중앙회 공채 1기로 입사한 그는 통합 후 농협중앙회 축산발전기금사무국장, 공판장지원단장, 농협중앙회 상무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지난해 3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그는 “평생 농협맨으로 살아오다 최고 결정권자 자리에 오르니 밤잠을 설칠 만큼 부담이 크더라”며 “축산인들이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바삐 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축산업은 농업생산액 45조원 중 16조원(약 36%)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집단사육을 하는데 미국이나 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 축산 강국들은 넓은 토지에서 방목을 한다. 경쟁이 안 되는 게임이다. 선진국가들과의 FTA 체결로 수입 관세가 철폐돼 축산인들이 희망을 잃었고 구제역, AI 등 가축 질병이 확산되면서 경쟁력이 약해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농민들이 생산 의욕을 잃고 폐업을 택하면서 축산업 생산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20∼50마리를 사육하는 중소 가축농가들이 폐업의 길을 걷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 대표이사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단백질 공급원인 축산업은 식량과 함께 주요 먹거리 산업”이라며 “축산업의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계농 육성이 시급한 과제다.
“농협중앙회가 ‘젊은이가 돌아오는 희망찬 축산업 구현’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유다. 2000년 55만 호에 이르던 축산농가가 2014년 12월 10만9000호로 줄어들었다. 축산농가 구성원 중 65세 이상이 44.3%다. 2010년만 해도 13만 농가에 이르던 소규모 농가가 지난해 9월 말 겨우 7만 농가에 불과할 정도로 소규모 농가의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다. 축산업의 생산 기반을 강화하려면 젊은 후계농을 길러야 한다. 이중 삼중의 절벽이다. 하지만 충분히 돌파구가 있다.”
-이를 타개할 축산업 부흥 프로젝트라면.
“축산대학을 나와서 축산업을 하고 싶어도 자본이 부족해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후계자 창업자금을 지원해줄 것이다. 폐업 농가의 비어 있는 축사를 임차해서 빌려주는 축사은행 사업과 각 마을에 축산단지를 조성해서 공동으로 축산을 할 수 있도록 시설도 지어준다. 올해 농협자금 1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이미 농협중앙회가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내센터를 설치했다.”
-정부 지원책은 어떻게 보나.
“축산 정책자금 금리가 3%였는데 정부가 일부에 한해 2%로 인하했다. 앞으로는 소 입식 자금, 축사시설의 현대화 자금 등 축산에 대한 모든 정책자금의 금리를 1%나 1.5%로 인하해줘야 한다. 이와 함께 수입 축산물 관세를 축산발전기금 재원으로 조성해줘야 한다. 국내산 쇠고기 자급률이 50%가 채 안 된다. 축산물 수입 관세는 피폐해가는 축산업 당사자에게 목적세로 지원해줘야 한다.”
-가족농 육성을 강조해왔는데.
“부부의 노동력을 활용한 축산업이 가정경제의 활로가 될 수 있다. 부부당 50∼80마리, 100마리 미만 소를 키우면 연간 소득이 수천만 원에 달한다. 농사를 짓고 남은 볏집이나 밥 찌꺼기 등을 활용해 사료로 쓸 수 있다. 고원가성은 축산업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 대형 밀집 사육을 해선 경쟁력이 없다. 가족농은 국토환경 보존에도 효과적이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만들기 위해 가족농 육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젊고 유능한 인력이 가족농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중국 시장 수출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신시왕그룹 경영진이 전북익산클러스트의 소개로 농협중앙회를 방문한 것이 시작이다. 올해 1월 신선유, 쇠고기 외식사업 수출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약 1000톤(43억원)을 선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 5000톤(215억), 2017년에 1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생산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낙농가들의 짐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축산업은 여성이 진출하기엔 어려운 분야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강원도 양구목장의 주인은 68세의 미혼 여성이다. 소를 240마리 키우는데 연 수입이 수억 원대다. 이분은 열아홉살 때 축산을 시작했다. 여주 은아목장 주인도 여성인데 대단한 낙농업자다. 축산업에 성공한 여성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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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조 농협유통 대표
“농업인 실익과 소비자 만족에 최선”

영광출신 조영조(사진) 농협유통 대표는 “농협유통은 올해 창립 20주년이다. 급변하는 유통산업 환경 속에서 농업인의 실익을 증대시키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성장 사업 발굴이 절실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조 대표는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식자재사업”이라며 “이를 통해 농산물의 판로 확대에 힘쓰고, 소비자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식자재 유통업자들이 좋은 식자재를 납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대표는 쌀소비 촉진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농협하나로 마트는 골든존(고객이 매대 앞에 섰을 때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쌀을 진열해두고 있다”며 “농민들의 약 90%가 쌀 농사다. 쌀이 안 팔린다는 것은 농업이 붕괴되는 것과 같다. 농헙유통의 존재 목적은 농민이다. 우리가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어떻게해서든 쌀을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5월1일) 창립 20주년이다. 의미를 둔다면.
“농협유통은 1995년 창사 이래 농업인에게는 적정한 수익을 보장하고, 고객에게는 품질 좋은 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해 소비지 물가안정에 기여해왔다. 생산 농업인은 제값 받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주도할 것이다. 농협유통은 농협하나로 클럽·마트를 운영한다. 연매출 1조원짜리 거대 유통업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이 적다. 해결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농협유통의 기본 역할은 무엇인가
“농협유통은 직거래 개념이다. 농협의 사명이 ‘농업인 실익,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이다. 소비자도 만족하고, 생산자인 농민도 만족해야 한다. 이익보다는 더 열심히 봉사해서 좋은 농산물을 싸게 주고, 생산한 농민한데 제 값을 받아주는 게 농협유통의 목적이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적다. 해결 방법은 있나.
“산지에는 10%의 가격을 더 보장해주고 소비자에게는 5% 더 싼 농산물을 제공하는 것이 농협유통의 역할이다. 다시 말해 농협과 정부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농산물 유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손익보다는 농업인 실익과 소비자 만족에 중점을 둔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영업이익도 조금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손익에 집착하다보면 농업의 정체성도 문제가 있다.”
-농민들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다. 해법은.
“농협유통을 둘러싼 경영여건은 장기적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산물 시장개방, 급격하게 변해가는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해야 하는 등 무엇 하나 녹록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농협의 목적과 우리 농협유통의 설립 목적을 재인식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양재와 창동(서울)에 2개의 대형 매장이 있다. 추가 계획은 있나.
“고양 삼송리에 하나로마트를 하나 열었다. 하지만 서울은 어려울 것 같다. 대형유통업체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있다. 규모가 큰 매장보다는 온라인, TV홈쇼핑 등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서 매장을 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도 편리하고, 근거리 배송이 가능하다.”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전남 영광 출신이다. 자연스럽게 농업을 알게됐다. 농협대학에 진학하면서 농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농헙인의 삶의 질 향상과 연관된 지도경제사업에 관심을 갖고,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경영철학과 좌우명은.
“직원들에게 콘크리트 이론을 이야기한다. 콘크리트가 굳으려면 모래·자갈·시멘트 등이 각각 제 역할을 하지만 물이 없으면 안된다. 좌우명은 ‘누군가 할 일이면 내가 하고, 언제라도 할 일이면 지금 하고, 기왕 할 일이면 더욱 잘하자’이다. 옛날처럼 ‘나를 따르라’라는 리더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대접을 받고자 하면 다른 사람을 먼저 대접해야 하고, ‘섬김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인심을 많이 베풀고,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한다.”
▲1956년 전남 영광 ▲농협대학 ▲농협중앙회 자재부장 ▲전남농협지역본부 경제사업부본부장 ▲고흥·영광군지부장 ▲광주농협지역본부장 ▲전남농협본부장 ▲산지유통본부장 ▲도매유통본부장 ▲농협유통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