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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毒舌) 아닌 독설(督舌)을
조일근/ 언론인
2015년 07월 06일 (월) 09:35:09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대통령의 유승민을 향한 독설로 국민의 심기가 어지럽다. 국민행복시대의 공약을 지키려면 독설(督舌)이 절실하다

한 달쯤 전. 장에 가서 상추와 고추, 토마토 등 채소 모종을 샀다. 난생 처음 농사(?)를 지어보기로 한 결심(?)을 실행한 것이다. 텃밭을 일구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삽질과 모종 심기, 물주기 등 일련의 작업을 무사히 끝냈다. 친구의 도움이 컸다. 손바닥 만 한 텃밭에 매일 물을 주고 얼마나 자랐나 보는 것은 즐거움 이었다. 밑거름도 주지 않은 땅이어서 생각보다 더디 자랐다. 다른 밭의 고추에 비해 키도, 수량도 크기도 작다. 상추도 도무지 자라지 않았다. 비가 몇 번 온 덕분인가. 드디어 엊저녁엔 처녀 수확한 상추로 꿀맛 같은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즐거움이 행복이다. 거친 땅에 씨 뿌리는 즐거움. 상추쌈 한 입이 가져다 준 행복감. 가져 본 적이 없어 모르지만 권력과 재물이 이처럼 즐거움과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싶다. 밥을 먹는 내내 TV에서는 대통령과 유승민 이야기를 떠들어 댄다. 권력과 재물은 가질 만큼 가진 사람들이다. 무엇을 더 얻기 위해서 저 야단들인가. 대통령과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무언가 잘못됐다.

대통령은 국가 최고 권력자다. 나라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공개적으로 여당 원내대표를 비방하는 독설은 나라 분위기를 어지럽히기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서운한 일은 개인적으로 풀어야 마땅하다. 개인감정으로 나라 분위기를 어둡게, 어지럽게 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이 될 뿐이다. 여당 원내대표와 대통령은 긴밀한 협조가 절실한 관계다. 많은 대화로 어려운 국정을 풀어 나가야 마땅하다.

대통령은 유승민을 배신자로 몰아 다음 선거에서 낙선 시킬 것을 국민에게 주문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특정 정치인의 낙선을 공개적으로 국민에게 요구하는 사례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대통령의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우회적으로 소속 당 후보의 당선을 돕는 모습은 보았다. 은밀하게 공천에서 탈락 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공천 시기도 아니다. 이해하려 아무리 애써도 이해할 수가 없다.

야당은 유승민을 향한 대통령의 발언을 독설이라고 비난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도 많다. 개인의 정치적 생명을 끊어 달라는 잔인한 주문을 공개적으로 한 대통령은 없다. 민주화 이전엔 대통령이 정치인의 명줄을 끊어버린 사례는 많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3선 개헌을 반대한 김성곤 등 ‘4인방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개헌 필요성을 제기한 김무성에게도 핀잔을 주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소통 부족이 빚은 해프닝이다. 유승민과의 갈등도 소통 부족으로 빚어졌다. 법안의 원만한 여야 합의는 보기 드물다. 유승민은 오랜만에 큰 소리 내지 않고 국회법을 야당과 합의 처리했다. 국회의 원만한 운영에 물꼬가 트인 것으로 평가됐다.

대통령은 경제와 민생 관련 법안에 대해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을 자주 토로했다. 유승민은 그 법안들도 합의 처리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위로와 격려를 하며 숙제를 풀어달라고 주문해야 마땅하다.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 하나 주었다고 독설을 퍼붓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여야의 합의로 국정을 원만히 이끄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있을까. 독설(毒舌) 이 아니라 독설(督舌)이 절실하다.

새누리당은 비박(非朴)이 확산되는 추세다. 대통령으로서는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달도 차면 기운다. ‘국민행복시대를 공약한 큰 정치인으로서 자연스러운 이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손바닥만 한 텃밭에서도 행복을 찾는 국민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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