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의 시작과 현재 상황은

농어촌이 인간의 참다운 행복의 터전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저소득과 중노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바탕위에 마을공동체의 다양한 문화를 부활시켜야 한다. 마을공동체는 주민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며, 상호 대등한 관계속에서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 자율공동체이다. 영광 묘량의 여민동락과 같이 전국적으로 대안적 삶을 꿈꾸는 다양한 형태의 마을공동체들이 운영되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영광에서도 또 다른 여민동락을 희망한다. <편집자주>

 

 

농어촌의 새로운 희망은 마을공동체와 마을기업이다

과거 농어촌은 가난과 중노동의 상징이었다. 때문에 도시로의 탈출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인해 이농현상이 극심해지면서 농어촌의 인구는 급감했다.

수많은 농어민들이 농어촌을 뒤로 하고 도시로 떠나간 이유는 바로 행복을 찾기 위해서이다. 가난을 벗어나고자 했으며,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지만 돈으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측정 가능한 껍데기일 뿐이다.

진정한 행복은 돈으로 측정되지도 살수도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질 수 록 외로워지고, 거래를 하면 할수록 인간관계는 허무해지고 더욱 멀어지고 말았다.

영광군의 경우 지난 70년대 13만 인구가 지금은 5만대로 줄어들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맨 먼저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졌고, 학생 수가 적어지면서 수많은 학교들이 문을 닫았다.

정부는 농어민의 아픔을 채워주고 해결키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수많은 예산을 퍼부었지만 아직도 농어촌은 살기 힘든 지역이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호해 줘야만 하는 그늘진 부분이다.

정부는 농어촌을 우리들의 멋진 미래 터전으로 생각치 않고 있다. 겨우 품종개량이나 농어촌의 현대화 같은 형식적인 것일 뿐 진정한 행복의 터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는 부족하다.

우리들이 행복이라는 잣대로 우리의 삶을 다시 조명하게 될 때 가장 적절한 터전이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농어촌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이 주는 가장 고귀한 유산을 기반으로 농어촌공동체의 아름다움을 되찾고 그것으로 진정 행복한 삶에 다가갈 수 있다면 진정한 행복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농어촌이 공동체의식을 회복하고 인간의 참다운 행복의 터전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저소득과 중노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그 바탕위에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문화를 부활시켜야 한다.

이의 해답이 마을공동체이다. 마을공동체는 마을 주민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며, 상호 대등한 관계속에서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 자율공동체이다.

몇 년 전부터 대안적 삶을 꿈꾸는 다양한 형태의 마을공동체들이 운영되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공동체의 구성은 먼저 인간적인 규모이어야 한다. 인간적인 규모란 구성원이 서로를 쉽게 알 수 있고 긴밀히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을 뜻하는데 500명 정도가 현실적이라고 증명되고 있다.

두 번 째는 다양한 생활요소가 갖추어진 주거지이어야 한다. 주거, 노동, 생활, 활동 등 일상적인 생활의 모든 부분이 균형 잡힌 비율로 통합되어 존재하여야 한다.

그리고 인간의 활동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인간이 자연을 약탈하는 것이 아닌 조화 속에서 생존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생태적 생활을 말한다.

또한 건강한 인간성이 개발될 수 있어야 한다. 육체적, 심리적, 정신적인 면이 총체적으로 조화된 인간상을 개인은 물론 관계 전체에서 이루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무한한 미래로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마을공동체 운동 90년부터 시작해

우리 사회에서 지난 90년 이후 생존에서 밀려나는 구조조정의 광풍에 시달리는 생활을 과감히 청산하고 새로운 전망과 시도를 열어 가는 많은 공동체가 여기저기에서 생겨나고 있다.

도시의 삶을 청산하고 농촌에서 자연적인 삶을 열어가고자 하는 생태공동체, 비인간적인 학교교육을 개선해보려는 대안학교, 이윤창출이라는 목표보다는 구성원들의 인간적인 협동정신을 바탕으로 구성되는 생산자 협동조합, 종교적인 신념을 바탕으로 한 종교공동체 등이 전국 각 지역에서 소중한 싹을 키워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현재 우리들의 삶의 방식이 개인의 행복은 물론 자신이 속한 사회구성원들의 안전, 더 크게는 지구 전체의 생존을 지켜나가기 어렵다는 정신적인 각성이 일어나면서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다양한 공동체적인 실험이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과거 우리 사회에 일반적이었던 '두레''품앗이'의 공동체적인 전통이 역사의 뿌리로서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정부에서도 지역공동체 사업은 5개 유형 10개 사업으로 생산적이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 위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며 마을공동체 사업을 도입하고 활성화하면서 그 범위가 농어촌에서 도시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마을공동체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마을공동체란 이름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마을공동체들은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육아공동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함께하는 생애주기형 공동체, 에너지자립공동체,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먹고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마을기업 등 다양한 형태로 실험 및 실현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농촌 경제마을’ ‘지역 교육마을’ ‘지역 문화마을’ ‘자연 생태마을등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농촌 복지형과 도시생활을 살아가면서 도시공동체를 실천하고 있는 마을이 500여 개소에 이른다.

특히 마을공동체를 바탕으로 특산품을 생산하는 마을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공동으로 소득을 올리면서 공동생활로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마을공동체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펼쳐있다

1990년 미국 코닥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유한 자원으로 시민이 시민을, 그룹이 그룹을 돕는 시민참여로 지역사회 문제를 지역주민 스스로가 고민하는 액션플랜을 수립 추진했다.

영국의 토트네스는 자연주의 마을공동체로서 주민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상징하는 지역화폐(토트네스 파운드)를 사용하고 윤리적 상점, 공정무역 가게가 마을공동체의 고리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럽의 대표적 유기농 농장인 리버포드 농장과 함께 치즈?그린슈즈 생산으로 유명하다.

일본 마치즈꾸리 마을은 1960년대부터 거주환경을 정비하고, 거주성을 높이기 위하여 주민들의 참여로 마을을 만드는 운동으로 시작되어 시민자치에 근거하는 지방자치제도로 자리잡은 제도이며, 아만토마을은 젊은 예술가들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며 새로운 삶의 길 모색했다.

인도 오르빌 마을은 세계적인 실험 공동체 도시로서 인종,종교와 무관하게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공동체마을로 UN, EU, OECD에서 매년 지원하고 있다.

팜 공동체 - 1971년 개스킨이 그의 제자들과 함께 테네시주 내쉬빌 남쪽의 농장을 구입하면서 시작된 히피들의 공동체로 1982년과 83년에 구성원의 절반이 떠나면서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버섯재배, 자연요리, 자연분만의 새로운 실험과 제3세계에 대한 해외원조 사업도 진행중이다.

핀드혼 공동체 - 1962년 에일린 캐디가 영적 계시를 받아 설립되어 72년 공동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영적계시를 중단한 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1975년 인근의 클러니 힐 호텔을 사들여 교육프로그램 장소로 운영하고 있다. 100여명이 상주하면서 1년에 4천여명의 젊은이가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하고 1만명 정도가 단기 방문하는 주목받는 공동체의 하나이다.

떼제 - 19402차대전 중 로제 수사가 남프랑스 떼제마을에 정착하면서 시작되어 1949년 부활절에 7명이 평생 독신으로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해 살겠다고 약속하였다. 외부 헌금을 받지 않고 직접 노동한 수입으로 자급자족하는 것을 재정 원칙으로 한다. 한글로도 볼 수 있다.

오쇼 공동체 - 인도의 푼 및 세계 각지에 자리잡은 공동체로 일상 생활속에서의 자기개발을 위한 명상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몬드라곤 협동조합복합체 - 호세마리아 아리스멘디 아리에타 신부에 의해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서 만들어진 협동조합 복합체로서 자본주의 효율을 살리면서도 그 비인간성을 극복하려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으로 협동조합운동의 신화를 창조한 공동체이다.

브루더호프 공동체 - 후터파 공동체의 역사를 잇는 기독교공동체로서 어린이 교육에 관한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

야마기시회 - 1953년 일본의 교오또에서 야마기시 미요조와 그의 뜻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구성한 사회활동체이다. 1956년 제1회 야마기시즘 특별강습연찬회를 시작으로 인간성회복, 전인행복운동으로의 방향을 뚜렷이 하였다. 1961년부터 야마기시즘 생활실현지를 만들기 시작해 우리나라의 화성 향남면을 비롯 세계 각 지역에 실현지가 있다.

로스트밸리 교육센터 -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다양한 깨달음과 개발된 기술을 체득하는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연중 진행한다.

크리스탈워터 공동체 - 호주 퀸즈랜드 근처의 농촌생태공동체로 130여명이 살고 있으며 20여명의 방문자가 공동생활을 경험한다.

레벤스가텐 공동체 - 1984년 독일의 브레멘과 하노버 사이에 생태적이며 영성적인 공동체를 목적으로 130명의 사람들이 만든 공동주거공동체이다.

로스엔젤레스 생태마을 - 40여개의 건물이 에너지, 물과 쓰레기 등을 고려하여 철저하게 생태적으로 건설되어진 500여명이 거주하는 공동체로서 전기로 움직이는 경자동차 등의 생태적인 작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리버사이드 공동체 - 1941년 후버트 홀더웨이그리스도교 평화주의 젊은이들과 함께 설립하여 반전, 사유재산 철폐, 소득의 균등분배를 주장하였던 뉴질랜드에서 가장 안정적인 공동체로 현재 7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슈텔레 공동체 - 1973년 리처드 커닝거에 의해 일리노이 주에 세워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로서 자녀들의 효과적인 양육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계발하고 있으며, 중류계층의 삶의 양식과 뉴에이지운동의 가치관이 묘하게 결합된 공동체이다. /신창선· 최미선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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