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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
조일근/ 언론인
2015년 07월 27일 (월) 09:53:34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나라 안이 이기심으로 가득 찼다.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간다. 지도자는 없고 높은 X만 있다. 그래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성한 곳이 한 곳도 없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이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정상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정치·경제는 물론 가정과 종교 까지도 비정상적이라는 푸념이다. 오순도순 정겹게 살기보다는 아귀다툼하듯 살아가는 나라, 사회가 되어 간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남이야 안녕하든 말든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풍조가 만연한데 대한 푸념이다. 각계에 지도자는 없고 높은 X만 있다는 원망이다.

삼강오륜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알고 살았다. 춥고 배고픈 이웃을 몰라라 하지 않고 살았다. 품앗이는 관행이었다. 그 아름다운 사람들의 나라, 공동체는 어디로 갔는가. 어른에게 좌석을 양보하는 모습을 보기가 어렵다. 비뚤어진 청소년을 나무라다 봉변당하기 십상이다. 천상천하에 오직 자기와 자기 가족만이 존재한다는 듯 살아간다.

이 같은 극단적 이기주의가 대한민국을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는나라로 만들었다. 성한 곳 없는 나라가 된 원인은 모두 우리에게 있다. 언제부터인가.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이기심도 깊어졌다. 욕심이 많아졌다. 경쟁 심리도 강해졌다. 욕심이 갈등과 반목을 낳았다. 어른과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조차 욕심에 눈이 멀었다. 나라가 온통 무한 경쟁, 무한 이기주의의 전쟁터가 돼버렸다.

정치인은 나라 바로 세우기를 포기한 모습이다. 오직 특권과 명예를 누릴 수 있는 배지 달기에만 매달린다. 국민이 주인이고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헌법 따위는 그들의 의식에 없다. 그렇지 않다고? 뉴스는 매일 그들의 권력 다툼으로 도배를 하는데도? 공직자들 역시 목민관이길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벼슬의 고하를 막론하고 주어진 권력으로 국민을 힘들게 하는 것이 몸에 뱄다.

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의 인사청문회를 보자. 부정과 비리가 없는 인물은 거의 없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법도 무시하는 극단적 이기주의자들에 다름 아니다.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극단적 이기심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것이 그들만의 전통이요 관습으로 굳어졌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돈 있으면 권력이 따르고, 권력 있으면 돈이 따른다.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그것이 상식이 됐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세대·빈부·보수와 진보·지역 간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간다는 진단은 곳곳에서 나온다. 그 해법이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다. 해법은 제시되자마자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불가에서는 식((수면(睡眠명예·()을 오욕(五慾), 오욕으로부터 희(((((() 등 칠정(七情)이 생기고 칠정은 다시 오욕을 붙들어 맨다고 경계하고 있다. 욕심이 가득한 이기심을 버리라는 가르침이다.

이 같은 세태에도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영광군 백수읍 천기마을.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주민이 길가에 쌓아둔 비료포대에 부딪쳐 숨졌다. 유족들은 쌓아둔 사람들의 처벌과 보상을 원했다.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 검찰은 법보다 공동체 파괴를 우려했다. 양측과 오랜 대화 끝에 사과와 용서를 끌어냈다. 검사가 마을에 떡을 돌렸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전보다 더욱 돈독한 관계로 발전했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상가. 장사가 꽤 잘 됐다. 집세가 뛰었다. 단골손님이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집 주인들이 돈 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집세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두 사건이 대한민국에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바이러스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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