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하고 휴양하는 6차형 향토마을 ‘달오름 마을’

농어촌이 인간의 참다운 행복의 터전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저소득과 중노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바탕위에 마을공동체의 다양한 문화를 부활시켜야 한다.

마을공동체는 주민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며, 상호 대등한 관계속에서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 자율공동체이다.

영광 묘량의 여민동락과 같이 전국적으로 대안적 삶을 꿈꾸는 다양한 형태의 마을공동체들이 운영되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영광에서도 또 다른 여민동락을 희망한다. <편집자주>

 

 

힐링이 살아 숨 쉬는 대한민국 대표 향토마을

전국 300개 농촌체험휴양마을 중 1등급 선정

농촌이 새롭게 변모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도시화 산업화로 우리나라가 발전했다고 하지만, 그 내면에는 농촌을 붕괴시켜 만든 것이 있다. 인구감소는 산업화 노동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발효된 한미FTA는 어려운 농촌을 더 어둡게 만들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드는 것은 여러 가지로 벽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농촌이 뜨고 있다. 단순한 주말농장이 아닌 체험형 휴양 농촌마을이 잇달아 등장했다. 회색빛 도시에서 벗어나 상쾌한 공기와 자연 속에서의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겨우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갖고 있다.

농촌 마을도 과거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향에서 도시민이 느끼고 즐기는 휴양지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는 전국 300개 농촌 체험휴양마을 가운데 15개 마을을 1등급 농촌휴양마을로 선정, 농촌의 변신을 일구고 있다. 경관·서비스, 체험, 숙박, 음식 등 농촌 마을의 품질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거친 15개 마을에서 농촌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농식품부는 농촌관광등급제를 통해 농촌을 찾는 관광객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홍보할 예정이다. 또 우수등급을 받은 농촌관광사업자와 코레일을 연계한 농촌관광 상품을 개발해 대표적인 농촌관광의 명소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성공모델 마을이 전국에 몇 군데 있다. 정부가 선정한 남원 달오름 마을에는 특성을 가진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준비돼 있다. 주말을 이용해 맛과 멋, 그리고 힐링이 살아 숨 쉬는 6차형 향토마을 달오름 마을을 만나보자 

 

사계절 테마로 봄(농사) 여름(물놀이) 가을(흥부박타기) 겨울(눈썰매)

연중 체험은 박요리체험·판소리·다도·흥부잔치밥·지리산 길 걷기 등

달오름마을은 빼어난 주변 경관도 자랑이다. 남서쪽으로 지리산 철쭉으로 유명한 바래봉(1165m)과 덕두산(1149m)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북쪽에는 운봉에서 발원한 광천이 함양 방면으로 흘러내린다.

바래봉은 전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철쭉 군락지로 유명하다. 바래봉 철쭉은 산 중간부 능선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상 부근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구간에서 특히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바래봉과 덕두산에 오르는 길엔 흥부골 자연휴양림이 있다. 달오름마을에서 흥부골 자연휴양림을 거쳐 덕두산 정상까지는 당일 등산 코스다.

흥부골 자연휴양림은 달오름마을 인근에 흥부 생가가 있었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조성됐다. 이곳엔 흥부 생가가 복원돼 있다. 자연경관이 뛰어난 흥부골 휴양림은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트가 풍부해 삼림욕의 최적지로 꼽힌다.

달오름마을은 지리산 둘레길 2코스와 3코스 사이에 위치해 있다. KBS 12일에 소개된 지리산 둘레길2코스(운봉~인월 구간,일명 이승기 길)9.44시간 정도 소요된다. 3코스(인월~금계,일명 강호동 길)19.38시간 정도 소요되며 난이도는 중간 정도다.

달오름마을에서는 전통문화와 유기농산물을 활용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분위기 있는 다도체험과 마을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로 달떡 만들기고추장 담그기, 약선 만들기 등의 음식체험도 가능하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팜스쿨(farm school) 시범마을로 선정됐고 농림부가 뽑은 지방관광명소 Rural-20’에 선정됐다.

황태상 달오름마을 추진위원장은 달오름 마을은 지리산 자락 맑은 공기와 물그리고 달빛의 맑은 기운이 늘 함께하는 곳이라며 특히 올해는 그동안 입소문이 퍼져 외국인도 상당수 마을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손님맞이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달오름마을에는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돼 있다. 봄에는 농사체험(산나물·고사리 채취), 화전부치기, 휴양림 산책, 바래봉 철쭉제 등이 있다. 여름에는 농사체험(감자·옥수수·방울토마토 수확), 계곡물놀이, 다슬기 잡기, 삼림욕 등을 즐길 수 있다. 가을에는 흥부박타기, 바가지 만들기, 고구마·감자 캐기 등이 있다. 겨울에는 김장 담그기와 눈썰매 타기가 준비돼 있다. 연중 가능한 체험으로는 달떡만들기, 달오름 소원빌기, 달오름 한과 만들기, 박요리체험, 판소리, 다도, 기체조, 짚풀체험, 흥부잔치밥, 지리산 길 걷기 등이 있다.

일자리창출 한해 500여명 육박, 매출액 5억원 이상

무리하게 사업 확장하지 않고 마을 자원을 최대한 활용

지리산자락에 위치한 남원시 인월면은 산수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오는 이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지리산 둘레길 중 가장 먼저 개발된 구간이 인월인 것도 빼어난 풍경 덕이다. 그래서 인월면은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 농촌체험마을만 4개가 있을 정도다. 이 중 달오름마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우수마을이다. 같은 조건에서 달오름마을이 유독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달오름마을은 2003년 전통테마마을 사업을 시작으로 2006년 팜스테이 사업과 2008년 향토음식마을 사업까지 모두 성공을 거뒀다. 마을은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2010년과 2012년 향토산업마을 사업에 지원했다. 기존 사업이 3차 관광·서비스 산업 중심이었다면 향토산업마을 사업을 통해 1차 산업인 농업과 2차 산업인 가공·유통까지 융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6차 산업으로 가기 위함이다.

마을은 달오름영농조합법인을 구성하고 야콘을 재배하기로 했다. 널리 알려진 농작물은 아니지만 전국에서 몇 개 농가가 꾸준히 재배하고 있는 것에 착안했다. 결과는 성공이다. 오로지 야콘뿌리로만 즙을 낸 야콘즙은 맛이 달고 건강에도 좋아 한번 맛본 고객이 계속 찾았다. 야콘한과와 야콘조청도 마찬가지다. 야콘한과는 지난해 1,600상자를 생산했지만 모두 동나 수요에도 판매를 못했다. 관광객을 마을 농산물 구매로 이어지게 만든 것이다.

달오름마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성공사례로 2010년 농업경쟁력 강화 부문에서 대통령상 수상, 2011년 농협 팜스테이 대상을 받았다.

숙박시설부터 그렇다. 마을이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시작점으로 지정되자 마을에 숙박객이 늘어났다. 마을공동체는 초기부터 경쟁이 과열되고 주민끼리 의가 상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돌아가면서 숙박객을 배정했다. 침구류 위생도 철저히 한다.

향토음식도 마찬가지다. 인월면이 흥부와 놀부 고향이라는 점에 착안해 박요리를 개발했다. 식재료는 모두 마을 농산물을 사용하고, 철저한 위생관리와 교육이 뒷받침됐다.

마을 자원을 십분 활용한 결과는 빛나는 성과로 드러났다. 일자리창출만 해도 한해에 500여명에 육박하고 매출액도 5억원 이상이다. 농촌이 6차 산업으로 얼마나 근사하게 거듭날 수 있는지를 달오름마을이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 희망을 올리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오늘 떠 오른 달이 유난히 밝아 보인다. 달오름마을의 달은 희망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만나보았습니다- 황태상 달오름마을 추진위원장

달오름마을의 최대 강점은 조직력

달오름마을은 행정구역상 하나의 마을은 아니다. 구인월마을과 월평마을을 통합한 테마마을로 일종의 마을 브랜드다. 인월의 유래는 고려 말 이성계 장군이 황산에서 왜군과 싸우는 데 너무 어두워 적을 분간할 수 없자 달이 떠오르도록 간절히 기도를 올린 끝에 보름달이 솟아 승리했다는 설에 기원한다. 뒷산은 지리산이고 마을을 흐르는 계곡은 자연이 만든 수영장이니 이를 활용한 마을체험과 마을농산물을 활용한 향토음식은 알차고 맛이 뛰어나 도시민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2003100가구가 넘는 마을에서 겨우 7가구만 참여할 정도로 시작은 극히 미약했다. 하지만 지금은 반수가 넘는 50가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민박 등을 통해 공정하게 이익이 분배되는 게 확인되면서 의구심은 우리 마을도 할 수 있다는 공동체 정신으로 승화된 것이다.

무엇보다 달오름마을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마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했다. 향토산업마을 추진위원장과 사무장, 영농조합법인 이사회가 중심이 돼 사업을 탄탄하게 운영한다.

마을 주민들 모두가 각자 능력과 역할에 따라 책임을 나눠 가졌다. 농사 체험 프로그램 개발, 농가 주택 개량을 통한 농가민박, 흥부박 비빔밥, 야콘한과 등 마을 전통식품 개발, 향토산업마을 운영 등 업무 분야별로 적재적소에 동참했다.

가공품인 야콘한과와 야콘즙도 마찬가지다. 개인가공품도 달오름 이름을 붙일 때는 포장 과정부터 꼼꼼히 검수를 거쳐야한다. 모두 달오름에 대한 자부심을 지켜가기 위함이다.

달오름마을은 농산물가공체험장을 기반으로 한 김치, 부각, 장아찌, 한과류 등 2차 농식품 가공, 3차 농특산물 판매 및 직거래까지를 연계한 6차 산업화로 도약하고자 한다. 마을기업형 영농조합법인을 중심에 놓고 마을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브랜드와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농촌의 진정한 경쟁력의 원천은 농산업이라는 기본과 기초가 우선 탄탄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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