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언론인

“KBS나는 대한민국은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나라의 문제점과 해법을 한 무대에 올렸다. ‘돈값하려면 위에서부터 변해야 한다

광복 70년 된 날 저녁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 KBS나는 대한민국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세 팀 합창단의 하모니는 진한 감동을 대한민국에 선사했다. 가슴이 뭉클할 정도다. 막을 연 김연아와 25명의 연아 합창단’. 등장에서부터 화려했다. 20대 청춘 합창단의 청아한 목소리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대한민국을 보았다. 무지갯빛 희망을 보았다. 대한민국 역사 발전의 에너지를, 가능성을 보았다.

조영남을 앞세운 나눔 합창단. 이 나라의 문제가 무엇이며 해법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무대다. 여야 국회의원 14명과 노량진 상인들이다. 정치인과 민초들이 입을 맞춘 무대다. 정치사상 최초로 여야가 한 목소리를 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 받아 호의호식하며 온갖 특권을 누리는 국회의원. 3류 취급 하며 정치를 외면하는 서민들. 이들이 한 무대에서 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모습. 상상조차 못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치의 가능성을 보았다.

김무성과 문희상, 이윤석(새정연,무안)과 이정현(새누리,순천·곡성)이 보인다. 나경원과 심상정도 나란히 서서 노래를 부른다. 맨날 외면하고 반대하며, 손가락질과 삿대질, 비난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선거 철 아니고는 얼굴조차 보기 힘든 국회의원들과 상인들이 같은 무대에 섰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한 목소리를 냈다. 역사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갈등과 불화의 주인공들이다. 문제와 해법이 함께 제시된 무대다.

대미는 이선희가 지휘한 ‘1945 합창단이 장식했다. 70세가 된 해방둥이 합창단의 무대다. 폐허가 된 조국에서 태어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70년 세월이 무대에 올려졌다. 오빠를 기다리는 어린 동생의 마음을 담은 오빠생각을 불렀다. 70세 합창단이 부르는 어린이 노래(동요)라니! 광복을 기다리는 민족의 염원이 느껴진다. 정감 있는 노래 과수원 길에 이어 사노라면을 들을 때는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대단한 세대다. 고마운 세대다. 자랑스러운 세대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박근혜 대통령의 깜짝 출연이다. 특별 초대 손님으로 나와 합창단과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노래했다. 이선희가 국민의 한사람이라고 소개할 때 예감은 했다. 그래도 설마 했다. 그런데 대통령이다. 깜짝은 아니지만 조금은 놀랐다. 나에게 대통령은 불통의 아이콘이었다. 대통령의 등장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바로 이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과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처음으로 감동을 선사받았다.

문제는 나라가 나는 대한민국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에 그랬던 것처럼 반목과 불화, 갈등이 계속된다면 도로아미타불이다.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부터다. 대외적으로는 샌드위치신세다. 대내적으로는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다. 경제 성장은 멈추고 침체 국면이다. 청와대 깊은 곳에서 나와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귀를 열어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격다짐으로 여당을 굴복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야당을 아예 무시해서는 더욱 안 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마찬가지로 위에서부터 변해야 아래도 변한다. 대통령이 변하지 않으면 정부·여당이 바뀌지 않는다. 물론 야당도 안 바뀐다. 못 바뀐다. 그러면 KBS가 야심차게 준비한 나는 대한민국돈값못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전락한다. 제작비 50억원만 날리는 결과다. 국민 세금 낭비한 결과다. 이산가족 찾기에 이어 국민의 감동을 산 나는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역사발전에 큰 영향을 준 걸작으로 기록되길 바란다. 그래야 박근혜 정권이 성공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벗어난다. 그래야 통일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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