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군남농협이 합병을 결정했다. 최근 군남농협은 이사회를 열어 염산농협과의 합병을 의결했다. 말이 합병이지 염산농협이 흡수합병 하는 형식이다.

농협중앙회가 군남농협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해 경영건전성을 평가하고 진단한 결과이다.

농협중앙회는 합병을 위한 작업을 착수해 조합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흡수하는 염산농협에게도 부실채권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군남농협의 현실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다. 전임조합장 시절 부실경영으로 인한 손실액이 엄청난데다 이로 인해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부실이 나타날지 의문이다. 부실경영으로 인한 업무부담 때문에 직원 2명이 자살하는 엄청난 사건이 이어졌다.

조합손실액에 대한 전 조합장과 전무, 직원들에 대한 채무 변제도 단행되면서 부실경영을 둘러싼 책임 공방과 직원간 떠넘기기로 조합의 분위기는 어두움의 연속이었다.

영광보리의 선두주자는 군남이다. 이에 군남농협은 찰보리를 상품화하는데 성공하여 영광군이 전국 최초로 보리특구로 지정받는데 공헌했다.

보리특구 사업으로 군남농협은 보리가공공장과 보리제분공장 등을 신축 운영하면서 조합 경영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능력에 비해 너무나 커져버린 사업규모는 부실조합의 시발점이 되었다. 군남농협은 1992년 단위농협 통폐합시 영광농협으로의 통합이 타당했다. 그 때 대마와 묘량, 불갑, 군서농협이 영광농협으로 통합되면서 영광농협은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현재 탄탄한 경영으로 조합원들에게 상당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당시 군남농협은 독자적인 운영을 주장하면서 통합을 거부한 결과 부실경영을 이겨내지 못하고 애꿎은 직원들의 목숨만 잃어버리는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통합을 거부한 이유는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평생을 농협에서 일한 직원들의 목숨을 가져가고 부실채권에 대한 변제 책임 등이 뒤따르면서 조합에 대한 원한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 의문이다.

이제는 그 어두움을 해결해야 한다. 군남에 신축중인 하나로마트의 경우 인구와 소비자는 줄어드는 현실을 간과한 사업중 하나이다. 염산농협과의 합병과정에서 썩은 살은 과감히 도려내고 새 출발해야 한다. 협동조합이 임원중심이 아닌 조합원을 위한 조합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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