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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시작, 공상(空想)
조일근/ 언론인
2015년 08월 31일 (월) 10:41:01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통일된 북녘 땅 여행을 상상 해본다. 만화가의 공상대로 우주여행도 이뤄졌다. 바의 공상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다. 대박을 위해 공상하자

북한 여행을 떠난다. 한글을 깨우치면서부터 가고 싶었다. 첫 목적지는 개성. 개성 공단을 거쳐 선죽교에 차를 멈췄다. 충신 정몽주. 오늘 이 땅에 그같은 기개를 가진 선비가 있을까. 착잡한 상념에 젖는다. 평양. 여러 물이 합쳤다 해서 대동강이라 했다던가. 이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 선달을 떠올리니 웃음이 절로 난다. 그런 인물이 있다면 진즉에 남북 간 장벽이 무너졌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중원 정벌을 계획했던 고구려인의 웅혼한 기상을 떠올린다. 자랑스런 우리 민족의 역사다. 그 유명 했던 기생집에서 황진이의 후예라도 만나고 싶다는 객쩍은 생각을 한다.

임꺽정의 구월산, 개마고원, 신의주, 압록강을 거쳐 백두산. ! 이 장엄한 민족의 영산의 반쪽이 어쩌다 중국 땅이 되었단 말인가.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 대륙까지 달리고 싶었지만 보고 싶은 조국 산하가 아직 많기에 다음으로 미뤘다. 함흥, 원산을 거쳐 금강산. 그 절경에 1990년에 이어 두 번째 취했다. 초등학교 1학년 정도로 보이는 어린이들. 선생님으로 보이는 처녀는 검은 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고 있었지. 손에 손을 맞잡고 가는 그 모습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선명하다.

명산에 약수터, 온천까지 느릿느릿 다니다 보니 어느덧 계획했던 한 달이 됐다. 일상으로 돌아왔다. 가슴 벅찬 한 달 이었다. 그 때 북한군이 몰래 놓고 간 지뢰에 우리 병사 둘이 중상을 입었지. 곧 전쟁이라도 터질 것 같은 분위기였지. 다행히 양측은 화해하고 협력하자고 약속 했지. 민간 차원의 왕래가 활발해지고 남측은 경제적 지원이 이뤄졌지. 북측의 미사일과 핵 실험은 사라졌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자유왕래협정이 이뤄지고 오래지 않아 남북의 장벽은 무너졌지.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이어 조국은 다시 통일이 된 거야. 민족 분단의 비극이 오랜 세월 지속됐지만 결국 우리는 하나가 됐지. 이제 다시는 강대국들이 저희들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약소국이 되어서는 안 돼. 일본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자주 국가로의 역사를 써 내릴 수 있어야지. 미국과 중국에 휘둘리면 더욱 안 돼.

언젠가 조국이 통일될 그 날을 떠올리는 상상을 한다. 공상 이라 해도 좋다. 어렸을 적, 우주선과 인간이 달에 착륙하는 모습은 만화 속에서만 볼 수 있었다. 만화가들의 공상은 현실화 됐다. 어쩌면 그 모습이 만화에서 보던 그 모습과 그리도 같은지. 오늘, 남북의 통일의 길은 험난하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포기하면 안 된다. 현실적으로 남북과 미국·중국 등이 얽혀 있다. 마치 엉킨 실타래처럼.

독일 통일은 기자이던 에곤 바와 브란트 대통령의 합작품이다. 바의 공상과 브란트의 힘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눈앞만, 현실적 어려움만 바라보면 통일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통일을 위해 들이는 노력과 경제적 부담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대박이 약속된. 문제는 국민적 합의다. 중요하고 시급한 합의 사항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경제적 부담이 결코 퍼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둘은 민족 비극의 역사는 통일이 아니면 끝나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불이 나야 새 집을 짓는다. 꽉 막혔던 남북 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을 빚은 지뢰 사건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통일은 더욱 멀어진다. 목표를 위해 참고 이겨내야 한다. 굴욕과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대박의 역사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정치권의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필수다. 통일의 길에는 여도 야도 없어야 한다. 최소한 통일 문제에만은 국민을 식상하게 하는 정치적 공방은 삼가야 한다.

통일로 가는 길이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상상, 혹은 공상이 통일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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