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선정된 문화도시 남원

문화는 정치, 경제, 삶의 질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이다. 세계화와 동시에 지역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는 문화 경쟁력이 없는 지역은 뒤떨어지고 있다.

생활문화의 발전은 참여민주주의의 확산이며, 지역문화를 이루는 주체이다. 일부 문화단체와 예술인 등 생산자 중심의 문화는 이미 퇴조하고 있다. 영광신문은 주민 참여의 생활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남원의 명물 공연 신관사또 부임 행차

시민이 주체이고 주인공인 문화상설문화 관광 프로그램 8년째 선정

2014년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도시로 선정된 남원은 춘향전, 흥부전, 변강쇠전, 최척전, 만복사 저포기, 최명희 작가의 '혼불'의 무대로, 그야말로 문학과 국악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문화도시라는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선조들 덕분이 아닙니다. 훌륭한 문화콘텐츠에 남원 시민들의 남다른 열정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춘향전의 변사또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마당극과 광한루를 배경으로 한 신관 사또 부임행차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에서 상설문화 관광 프로그램으로 8년째 선정됐다. 일반적으로 3년 이상 연속 선정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일이다.

남원시민들이 한데 모여 재미있고 의미있는 전통문화 페스티벌을 만들어 보고자 의기투합한 것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용한 도시 남원의 정적을 깨고 활기를 불어넣어 준 신관 사또 부임 행차의 첫 시작은 대사 한마디 없이 사랑의 광장에서 광한루까지 거리행렬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신관사또 부임 행차는 사람들의 응원에 힘입어 새로운 아이템을 도입하고, 거리공연에 어울리는 연극적 요소들을 가미하면서 차츰 마당극으로 발전했다. 또한 사또 역할의 장종옥 씨는 100여 명의 팀을 꾸려 통상 70명 정도를 공연단원으로 만들었다.

남원시청 환경과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평범한 시민 장종옥씨는 변 사또 역할의 연기를 하면서 스텝의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연기를 전혀 배워본 적도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온 변 사또의 연기를 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사실 신관사또 부임 행차 공연은 거리행렬보다 마당극의 비중이 크다. 10월까지 혹서기와 우천시를 제외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사랑의 광장 무대에서 1차 마당극 공연을 한다. 광한루까지 부임행차 거리행렬이 이어진 후, 광한루 안에서 사또와 이방이 끌어가는 2차 마당극이 진행된다.

춘향극을 각색한 퓨전연극으로 왈가닥 육방춤, 기생춤 등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관광객인 구경꾼을 춘향과 이 도령으로 끌어들여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기발한 재치와 유머로 현장성을 최대한 살리는 게 특징이다.

한편 공연팀의 위대함은 바로 모든 단원이 순수한 시민이며, 악기 팀조차도 비전공자들이라는 것이다. 평범한 시민들이 이 팀에 들어와서 취타대, 무용부, 기수단, 연기부로 배역을 맡고, 배우는 즐거움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신관 사또 부임 행차 공연팀은 광주 추억의 7080 충장 축제8년째 초청공연을 하고 있다. 2013년에는 전국 거리 퍼레이드 경연대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남원시민이 주인공인 신관사또 부임 행차 공연은 모든 문화행사에서 구경꾼에 불과했던 사람들에게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신감과 기회를 자신들에게 준 것인데, 이게 바로 '문화도시'의 저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시민이 제안하고 참여하는 생활고수 상설공연으뜸

문화도시시범사업에서 시민들의 높은 호응으로 연중사업으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예술로 한층 풍요로운 삶을 누려보자.”

남원시가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운영하는 문화가 있는 날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확대 운영에 나선다. 일상에 바쁜 시민들과 문화예술 소외계층에게 문화향유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시행돼 온 문화가 있는 날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남원시민들 역시 보다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즐겨오고 있다.

우선 그 일환으로, 시내 박물관·영화관·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각종 문화시설에서 실시하는 인문강좌 및 독서활동, 영화관람 등과 같은 문화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관내 남원시립도서관 등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강좌 및 프로그램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남원시민이 직접 제안하고 참여해 만든 생활고수 상설공연이 매주 토요일 광한루원 일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남원시는 생활고수 상설공연은 문화도시첫 해 시범사업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주 토요일 지리산 소극장에서 진행됐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국악, 클래식, 무용, 시낭송, 난타 등 16개 공연 팀의 신명나고 재미있는 공연에 열광했다. 60~80대 노인들로 구성된 은빛합창단의 활기찬 무대, 해설이 있는 클래식 콘서트, 신나는 난타공연 등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겨울철 시범으로 운영되던 생활고수는 시민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연중 공연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4월부터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야외무대에서 시민들과 함께 했다.

생활예술단체의 관심도 높아져 참여 팀 또한 지난 해 16개 팀에서 37개 팀으로 크게 늘었다. 가야금, 합창, 색소폰, 플루트, 농악, 우쿨렐레, 앙상블 등 27개의 다양한 공연 팀과 생활 공예, 서예, 도자기 등 10개 전시 및 체험 팀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130분 십수정, 오후 3시 춘향테마파크 입구, 오후 730분 예가람길 등 3회에 걸쳐 공연 무대를 갖는다. 전시는 한 달에 2~3회 십수정, 사랑의 광장, 문화원 등에서 진행된다. 또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공연 및 전시도 소극장과 테마파크 등에서 개최해 시민들이 참여해 오고 있다.

남원시 관계자는 많은 관심과 호응으로 마무리된 실내 공연과 같이 야외상설공연 또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 스스로 기획 추진하는 주민주도형 축제를

남원 혼불마을 효원이 시집 가는 날’ 2015년 농촌축제 선정

남원시 사매면 노봉마을은 지난 해 제1회 마을축제를 실시하는 등 2년간의 준비 끝에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농촌축제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4천만원 사업비를 지원받았다.이번 공모에 선정된 소설 혼불의 효원이 시집 가는 날신행길이은 지난 2월 전라북도 심사시 전통축제 가능성을 인정 받아 326일 농림축산식품부 최종 평가에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 축제에 선정된 것. 노봉 혼불축제는 소설 혼불속 이야기로 마을 종가집 효원이 서도역을 통해 마을까지 시집오는 신행길을 주민 스스로 참여하여 혼례도시 남원의 상징성을 토대로 마을주민이 백년가약 혼례를 재현하여 혼불마을의 전통을 잇는 맥의 축제장으로 다시 찾고 싶은 농촌마을로 태어나고자 한다. 축제는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에 거처 서도역, 노봉마을, 혼불문학관에서 마을주민 100여명, 권역마을 등 350여명 등 순수한 마을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청사초롱소원빌기, 첫날밤 단자놀이, 효원의 신행길재연, 혼례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한, 노봉마을은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친환경 쌀, 오이, 고구마 등 재배 단지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특히, 혼불문학관, 청호저수지, 종가 댁, 호성사마애불상 등 문화관광자원이 풍부하며, 2014년 향토산업마을 조성을 통하여 친환경 쌀과자, 고구마양갱 가공설비를 갖추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공동체사업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농촌자원을 활용하여 소비성 축제가 아닌 마을 전통축제가 될 수 있도록 주민들 스스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주민주도형 축제로 정착하도록 하고 있다또한, 남원의 무궁한 농업농촌 자원을 발굴하여 농촌관광활성화에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만나보았습니다 - 장종옥 신관사또 부임행렬 주인공

지역을 위한 사명감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만드는 것

신관 사또 부임 행렬의 주역 장종옥(46사진) 씨를 만나 시민이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명물공연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장 씨는 공연의 재미와 매력이 신관 사또 공연단을 끌어온 원동력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남 앞에서는 말도 제대로 못했던 사람이었는데, 공연을 통해 나 자신도 나의 끼를 발견하고 놀랐다고 고백한다.

신관 사또 부임 행차 공연은 정기공연에 초청공연을 더해 1년에 약 45회 정도한다. 변 사또 역의 장씨와 이방 역할의 조성종(41)씨는 지난 9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공연에 빠진 적이 없었다고 한다. 최근에 와서야 예비 사또와 이방이 양성되어 여유가 조금 생겼다고 한다. 신관 사또 공연팀은 지난 8사랑의 광장무대에서 한여름밤의 소리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매일 공연을 펼쳤다.

장씨는 단원들 각자가 직업이 있고 다양한 연령대이며, 공연이 주말에 진행되는지라 단원들 관리가 무척 어려웠을 거라 생각이 든다지역을 위한다는 사명감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적극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비결이다고 말한다.

이어 그런데도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단원들에게 제시할 수 없는 한계 앞에서는 늘 고민이 많다고 한다.

그는 마당극 자체도 춘향전 속 이야기라 큰 틀의 변화는 어렵지만, 각 단원의 개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타인에게 웃음과 행복감을 선사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는 장종욱씨.

장씨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공연인 만큼 사실 다른 지역에서도 견학 와서 배워가지만,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려워요. 한번은 모 지역에서 우리 팀 전체를 초청하여 공연을 보고 각종 자료까지 제공했지만 공연 도입에 실패했다면서 그쪽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다른 것은 다 가능했는데 결정적으로 자신들에게는 사또와 이방을 실감나게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고 이야기한다.

남원을 찾은 관광객에게 자랑스러운 공연을 보여준다는 자부심과 함께 남원의 예술성을 재인식시키고 있다는 긍지가 지금껏 이 공연을 이끌어온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신창선최미선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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