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생활문화 방향은?

문화는 정치, 경제, 삶의 질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이다. 세계화와 동시에 지역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는 문화 경쟁력이 없는 지역은 뒤떨어지고 있다.

생활문화의 발전은 참여민주주의의 확산이며, 지역문화를 이루는 주체이다. 일부 문화단체와 예술인 등 생산자 중심의 문화는 이미 퇴조하고 있다. 영광신문은 주민 참여의 생활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생활속의 文化가 최고의 위치에 설 날을 기대한다

정형택/ 영광문화원장

50여년쯤 지난 얘기다. 내가 사는 동네에 키타를 잘치는 형이 있었다. 밤이면 담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도 좋았거니와 그 형집에 가면 나 말고도 내또래나 위아래 상관없이 예닐곱명쯤은 항상 모여들었다. 우리는 늘 관객이고 그 형은 우리의 우상으로 자아도취에 빠져 계속 흥에 겨워 아는 곡을 다 쳐대다가도 갑자기 바깥에서 어른들의 헛기침 소리가 들려오면 후다닥 중지하고 언제 그랬느냐는 모습으로 태연해졌다. 그 형의 아버지께서 동네 마실을 나갔다가 돌아오시는 시간인걸 나중에야 알았다. 그 시대만 해도 공부라고 하는 것은 책을 읽고 글씨를 쓰는것만을 가리키던 시절이였다. 시골의 모든 부모님들 치고 공부해라가 지금보다도 더 극성스러웠다.

따져보면 <키타가 밥먹여주느냐> <공부가 밥먹여주제>의 식이다

그 형은 중학교만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갔고 우리는 그 형을 그리워했었다. 공부 하러간 서울길이 아니고 먹고살기 위한 서울길이었을 것이다.

끝내 그 형의 먹고 사는 길은 고향에서 아버지의 눈길을 피해서 혼자서 독학해서 배운 키타가 담당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 형도 고희를 넘었으나 키타 솜씨는 청춘이었다. xx구에서 키타교실도 운영하면서 틈틈이 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위문 봉사를 열심히 하여 구청장의 표창까지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그때 무서운 아버지의 눈길을 피해가며 버리지 못했던 키타는 단순히 악기가 아니며 그 형의 생활이며 그 생활은 생계로 이어졌지 않았는가. 그랬는가하면 키타는 키타만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서 [文化] - 그것도 생활문화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엊그제까지만 해도 문화가 밥먹여주느냐했던 비아냥조의 말이 밥먹여주고 있는 현실로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문화가 차지하는 우리 시대에서 영역은 크고 넓어져서 문화가 아니면 생활 자체가 살아남기 어렵게 되어졌다.

우리도 이제 시대의 흐름에 같이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문맹이 되어 후진국을 면할수 없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수 있도록 개인은 개인대로 스스로 문화를 찾아서 문화와 함께 생활해나가야 한다.

문화는 혼자서는 해내기 힘들지만 시작하면 자연히 어울려서 함께 해나가는 공동체가 생겨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일들이 크게 성장해 나갈수 있도록 관이나 지방자치에서는 부단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관심은 갖되 간섭이 되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우리고을에서도 예전에 비해 괄목할만큼 생활속의 문화가 넘쳐나고 있는 것을 보면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아마츄어 예술단체도 여러개가 생겨나고 그 단체들이 활동하는 모습들도 기대해볼만 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제 조금더 그들 곁으로 가까이 가서 힘이 나도록 손길을 넣어주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관이나 사회단체들도 스스로 문화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되어 주민들에게 보여주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생활문화는 비교적 주류 문화 예술에 끼지 못하는 비주류의 소외된 장르가 많다. 전통 소재가 아니어서 소외받는 밴드들 돈이 많이 들어서 지역에서 할수 없다는 뮤지컬이나 전통 국악을 배우는 사람들이 사각지대에서 방황하지 않도록 하면서 우리의 생활에 다양한 경험을 가져다주고 즐거움을 주고 웃음을 주고 행복함을 주는 문화가 조건 없이 향연 될 수 있도록 하는 지자체들의 배려가 가장 관건이라는 것을 말해두면서 생활속의 문화가 우리 영광이 최고의 위치에 서있을 날을 기대해본다.

 

문화는 그 지역의 정신이요, 정서의 축이다

곽일순/ 수필가사진가

정확히 25년 전, 이웃 고창의 문인들과 출사를 나간 적이 있다. 사진을 하는 사람이 문인과의 출사라면 조금 의아하겠지만 그들은 시인들로 시 스케치를 따라 나섰던 것이다. 당시 고창의 생활문화는 영광이 한 수 접어주어야 할 수준이었고, 그러한 인식은 그들도 우리도 인정하는 추세였다. 나는 그래서 슬프다. 현재 영광은 고창을 밴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아야하는 수준으로 급락했으며 한 평도 안 되는 함평이라고 놀렸던 곳의 미술관으로 문화예술 전시를 보러가야 한다.

문화는 그 지역의 정신이요 정서의 축이다. 그래서 지자체의 삼각대는 시설과 문화재 등의 볼거리와 이에 동반하는 먹을거리, 지역의 정신문화로 대변한다. 이 가운데 하나만 없어도 바로 설 수 없는 것이 지자체의 대외적인 모습이다. 영광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는 어느 정도 갖춰졌지만 생활 속에서 찾아야 하는 문화는 아직 바닥이라고 문화인 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다. 현재 지역자치단체의 문화예술 분야는 공연이 20%라면 전시문화가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슬프게도 변변한 전시관이나 미술관 한 곳 없는 실정이다. 알다시피 예술의전당 전시실은 너무 파격적(?)이어서 프로들의 전시는 불가능하다. 모양부터가 이미 전시실로서의 기능은 없으며 1,2층 합해도 1인 전시도 힘든 좁은 곳이며, 접근성이 떨어져 친한 친구 외의 손님은 처음부터 기대를 못하는 곳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렇게 심각한 지역의 전시문화를 누가 신경이나 쓰고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암담하다. 그래서 사진을 하는 후배는 개인전을 대전에서, 나는 이웃 고창에서 열 생각을 하고 있다.

영광 행정에 간절히 바란다. 접근성 좋은 시내 권역에 조그만 미술관 하나만 있으면 전시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소원이 없겠다. 곳곳의 무슨 타워, 다리, 타운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정말 중요한 지역민의 정서는 놓치고 있다. 정서가 메마른 지역은 반목과 질시로 편이 나뉘어 이데올로기보다 더욱 지독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그 필요성에 비한다면 결코 많은 돈이 들지 않는 조그만 소극장과 미술관을 시내권에 하나만 지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소극장은 지역 연극인들의 연극과 학생들의 학예발표, 고창처럼 개봉관 영화가 상영이 되고, 미술관은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시문화의 중심이 되어 문화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이제는 군민 중심의 문화기획이 성공할 수 있다

장은영/ 여성단체협의회장

문화는 군민 생활이 중심이 되는 답답한 공간에서 문화샘터로 문화로 수혈을 하여 변신을 해야 생활에서 얻어지는 문화의 힘이 그 에너지를 발휘 할 수 있다.

문화정책은 문화시설뿐만 아니라, 문화인력, 문화생산, 문화시민,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이야기 되어야 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휴먼웨어가 공존해야 경연과 경쟁을 통한 수준 향상이 이루어진다.

또한, 민간의 문화 기획자를 수면위로 끌어 올려 군민의 참여가 활발해야하며, 이제는 군민이 중심이 되어 문화기획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아직은 군민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담당공무원들 그들만의 성과와 그들 만에 리그에서 보여만 지는데, 그것을 넘어서서 소규모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인들을 지원해야 문화의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고

생활문화가 정착된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국가가 일정한 거리를 둬서 직접 개입하지 않고 공적 지원과 관련된 실질적 권한을 생활문화에 직접 참여하는 참여자에게 양도하여 독립성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문화에 있어 군민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기에 우리부터 먼저 우리 고장이 어떤 곳인가를 알고 있어야.”하며 군민이 어떻게 해야 하는 부분인가.”를 고민해야하며 군민들이 즐겁고 외부 방문객이 즐겨찾는 영광이 될 수 있으려면 묵었던 시간과 공간의 힘을 살려 영역간의 소통으로 이루어져 문화 창조계급이 되어야 한다

 

 

주민들의 능동적 참여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

박우수/ 영광군 문화관광과장

최근 국민소득의 증가, 100세 시대의 도래, 5일제 시행 등의 환경 변화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가하고 있다. 웰빙과 힐링이라는 단어가 여가생활의 트렌드가 된 지 오래이며, 그 중심에는 여행이나 생활스포츠를 비롯하여 문화예술 활동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불과 몇 년 전의 먹고 살기 바빠 오로지 일 밖에 모를 때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이러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은 비단 대도시뿐만 아니라, 우리 영광지역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주말이나 여가 시간을 이용하여 동호회 또는 가족 단위, 혹은 개인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여가생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농어촌지역이라는 여건상 제약이 많았던 문화예술 활동은 최근 가장 두드러진 발전을 보이고 있다 할 수 있다.

특히 2014년 영광예술의 전당 개관을 계기로 전에는 광주로 나가야만 했던 연극이나 음악회 감상, 영화감상, 각종 전시회 등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일반 생활 속에서도 미술·음악·사진·국악 등의 여러 가지 분야에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생활예술은 기본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윤택하게 한다. 직업으로서의 일상에서 겪는 고달픔과 피로를 풀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러한 의미에서 생활문화는 필요하며,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영광군에서도 이러한 생활속 문화예술 활동을 장려하기 위하여 천년의 빛 영광 작은 음악회’, ‘찾아가는 문화활동’, ‘정기연주회등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문화의 지원과 생활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시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대상이나 범위가 제한적이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하여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해선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우선 기존의 다양한 공공 여가시설의 실질적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하여 가족단위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하며, 생활 동호회 활동을 적극 장려하여 주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생활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와 의지이다. 아무리 행정적인 지원이 많더라도 주민들의 참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생활문화의 활성화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생활문화는 주민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자. 생활 속의 문화예술 활동은 주민들의 올바른 여가 문화 정착 및 지역문화 육성의 계기가 되고, 결국은 우리 영광이 건강하고 활기찬 지역 공동체로 거듭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영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