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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다문화 가정에 일자리를 위해
이정록/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
2015년 11월 30일 (월) 10:22:41 영광신문 press@ygnews.co.kr

톤래삽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면 어떨까.

농어촌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이를 확인하려고 전남의 학교를 최근 방문했다. 광주광역시에서 2시간 거리인 해남군 현산면 면 소재지에 있는 현산초등학교는 전체 학생 49명 중 17명이 다문화 가정에 속했다. 면 소재지 학교는 아니지만 광주에서 30분 거리인 화순군 도곡면 도곡중앙초교도 비슷했다. 전체 학생 46명 중 20명이 해당됐다. 두 학교 모두 1~3학년은 절반을 넘었다.

다문화 학생은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전남 면() 단위에 있는 초등학교 다문화 학생 평균은 31.9%라고 한다. '2015년 교육기본통계'의 전국 초등학교 평균(2.2%)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다. 전남이 타 시·도보다 다문화 혼인 비율과 다문화 출생아 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저학년이 많은 이유는 2000년 이후 농어촌에서 다문화 혼인이 증가한 결과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전남만이 아닌 전국적인 추세다.

학교의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은 손색이 없었다. 다문화 학생들 표정은 무척 밝았다. 어머니가 외국인이란 건 문제 되지 않았다. 친구들과 잘 어울렸다. 유치원 때부터 같이 생활해 친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문화 학생들은 대부분 일반 학생보다 어휘력이 많이 부족했고 학습 능력도 뒤처졌다. 결손 가정이거나 어머니가 '투잡'으로 힘든 가정의 학생들이 대부분 그랬다. 우리 사회의 미래 주역으로 활동할 농어촌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선 다문화 가정 지원이 꼭 필요하다.

결혼 이주 여성들은 적절한 일자리를 원한다. 아이들 교육과 경제적 이유도 있고 고국에 돈을 보내고 싶은 욕심에서다. 물론 농사일이나 식당일을 거들고 있다. 그러나 기초 체력이 부실해 힘에 부치기 때문에 일을 오래 못하고 도중에 많이 그만둔다. 농사일이나 식당일이 적절한 일자리가 아닌 셈이다. 이들은 자신의 체력과 능력 내에서 일하고 일찍 퇴근해 아이들을 돌보고 싶어 한다. 문제는 농어촌에 그런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전남 영광군 영광읍에 있는 '톤래삽협동조합'은 그래서 흥미롭다.

조합의 주축은 이주 여성이다. 20136월 이주 여성 8명과 일반인 4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만든 사회적 기업이다. 이주 여성을 위한 일자리 제공이 목적이다. 영광군 특화 작물인 찰보리로 빵을 만들고 수제 치즈 요구르트를 생산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새마을연합회와 연계해 제품을 팔았다. 생산 시설과 장비는 영광 '한빛원전'의 재정 지원으로 설치했다. 이주 여성 6명을 채용했고 3명은 비조합원이었다. 일자리는 파탄 직전의 일부 가정을 정상으로 되돌려놨다. 조합은 흑자를 냈고 내년엔 일자리를 16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톤래삽'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면 어떨까. 정부는 이주 여성이 만든 조합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고 기업은 시설과 장비를 지원하며 판매는 전국의 시민 사회단체가 도와주는 방식이다. 뜻있는 기업들이 전국 시·군에 '1() 1조합'을 지원한다면 가능하다. 성공하면 중견기업까지 끌어들여 면 단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면 된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기업들이 해당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도해봄 직하다. '대한민국호()'의 건강성을 위해 농어촌 다문화 가정에 일자리를 만들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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