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주/ 전 여성가족부차관
살다보면 어려운 경우를 많이 만난다. 하는 일마다 먹구름이 끼거나, 누군가와 심하게 다퉜을 때는 그저 기분이 좀 나쁜 것으로 끝낼 수 있다. 그러나 승진에서 누락되었는데 후배가 상관으로 왔다면 기분이 최악이고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다. 무력감을 느끼면서 정신과 사고가 무너지는 공항상태를 겪을 수도 있다.
살아가면서 실패나 좌절 한번 하지 않고 늘 순탄하게 가는 인생은 없다. 누구든지 한 두 번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다.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기도 한다. 그때 현명하게 결정하면 크게 발전하는 것이고,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거나 선택을 잘못하면 전혀 다른 인생길을 가게 된다. 이런 경우는 나이에 상관없고 심지어 퇴직 후에도 나타난다.
무엇이 결정을 좌우하는가? 무엇이 어려움을 과감히 극복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가? 어떻게 해야 강한 생명력을 불러낼 수 있는가? 정신력이다. 정신에서 나오는 지혜가 현명하게 극복하게 만들고 선택하게 만든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가 해결사인 것이다. 그래서 정신력을 키우고 지혜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정신적으로 강한 나를 만들 수 있다. 사회적으로 정신문화를 높여야 하는 이유도 그래야 개인들의 정신력이 강해지고 현명한 결정을 도와주는 지혜와 분별력도 비례해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운이 없다면서 그 일의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자기가 겪고 있는 모든 문제들은 거의 대개가 자신이 원인을 제공한 때문에 일어난다. 그 사실을 먼저 알아야 인생의 어려운 문제들을 피해갈 수 있다. 왜 그런가? 과거에 내가 했던 일이 반복해서 현재도 발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행위의 나쁜 정보들이 내 안에 축적되어 있다가 상황여건이 비슷해지면 바로 활성화되어 행동으로 재현되기 때문이다.
‘마음을 잘쓰라’는 말이 있다. 좋은 방향으로 마음 쓰라는 뜻인데, 실천하기가 쉽지가 않다. 기분이 나쁘거나 심사가 뒤틀린 상황에서는 잘 쓰기가 어렵다. 내 안에 축적되어 있는 부정적인 나쁜 마음들이 상황여건이 맞춰지니 막 튀어나와 재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쁜 마음을 비우는 마음비우기와 고운 마음을 채워 넣는 마음채우기가 필요하다.
마음비우기는 욕심만을 비우는 것이 아니다. 지나온 세월 속에서의 어려웠던 일들을 돌아보면서, 실수하고 잘못한 일, 부족한 점, 어리석었던 일을 회고하며, 그 원인이 무엇이었는가를 반성反省하면서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마음비우기이다.
내가 겪고 있는 어려운 일들은 왜 생기는지, 나쁜 인간관계를 피할 수는 없는지, 나쁜 생각이나 마음은 왜 생기는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왜 만나게 되는지, 누구만 보면 왜 화가 나는지, 자식들과는 왜 불편한 관계인지 등 내가 직면하는 모든 현상, 괴로움과 고통, 불편한 인간관계, 분노와 상처, 실패 등이 바로 내 스스로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원인들을 비워내는 것이다. 내 안에 잠재의식으로 쌓여있는 다양한 나쁜 정보와 선입견, 죄의식들을 털어내는 것이 바로 마음비우기인 것이다.
마음비우기가 사랑을 방해하는 부정적인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면, 마음채우기는 사랑을 촉진하는 고운 마음을 채워 넣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관심과 정성이다. 상대가 누가됐건 그 사람을 발전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관심’이고, 그것을 말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정성’이다.
사람은 누군가가 자기에게 관심을 갖거나 칭찬하고 격려해 주면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효과이다. 나눔과 봉사는 정성의 구체적인 표현이다. 거칠어지고 불편해지는 관계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보자. 아마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여부를 먼저 탐색한다. 그러나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관심은 내가 갖는 것이고, 정성도 내가하는 말이요 행동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갖고 세상을 보면 지혜와 분별력 높아져 성공과 행복이 오면서 사회관과 국가관도 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