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택/ 영광문화원장

저커버그가 지난 1일 태어난 첫 딸을 위해 페이스북 주식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혀 지구촌의 12월은 그의 이야기로 열기가 훈훈합니다

99%는 자주 들을 수 있는 퍼센트 이지만 여기서의 99%는 예사로운 숫자가 아닙니다 환원하겠다는 99%를 액수로 따지면 우리 돈으로는 52조원이라고 합니다. 우리에겐 천문학적인 액수에서 그냥 숫자 읽는 느낌으로만 와 닿는 정도일 것임에 동감 할 것입니다

첫 딸을 위해라고 했지만 그가 환원하게 된 속마음은 다름 아닌 사회에서 받은 도움을 되돌려주겠다는 의지가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그렇게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1984년생인 그는 우리나이로 치자면 서른 두 살인데 세계 최고 부자 순위 7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한번 아니 놀랠수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지구촌의 훈훈한 이야기로만 생각하기엔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지구촌에 가난과 기아를 없애고 모두가 평화롭게 사는 세상과 사회적 약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대설의 계절인데도 따뜻하기만 한가봅니다

돈 때문에 온갖 추태를 벌이고 뇌물에 눈이 어두워 지도층의 사람들까지도 지금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차 망각해버린 시대에서 피 끓는 젊은 청년의 삶의 모습에서 한해를 보내는 우리들 모두는 한번쯤 경건해봐야 할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해마다 12월이면 예서제서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들이 점등되고 거리엔 이웃을 돕자는 자선단체들의 모금 운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그 순간에도 한끼를 해결 못해서 절망으로 나뒹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기초생활 수급자가 겨우겨우 생계 수단으로 폐휴지를 모아 마련한 돈을 탐내서 생기는 일등은 이 지상에서 없어져야 함에도 겨울이거나 연말이 되면 더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이런 사람들에게 저커버그의 사랑은 언제쯤 느껴질지 정말 안타깝습니다.

누가 기다리지 않아도 가는 세월보다 더 빠르게 오는 세월이 기다림처럼 설레임으로 오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입니다. 가는 세월 아쉽게 보내면서 오는 세월 또한 박수치며 환호해야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지나쳐버리기 쉬운 이웃들에게 기쁜 안부라도 살피고 사랑을 전해야겠습니다.

우리에게 사랑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큰 의미없이 쏜살같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답니다. 사랑은 세상을 현재로 정지시켜 놓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사랑이 있을 때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은 내안에도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고 혜민스님께선 늘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사랑하고 순간순간 행복하다면 그 순간이 당신의 인생이 됩니다라고 하신 것처럼 비단 연말이나 연초에 국한되는 사랑보다는 평상시에서 늘 조그맣게 베푸는 사랑의 실천이 있었으면 합니다. 베풀고나서 아까움을 느끼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합니다 내것을 마구 퍼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 하나도 아깝지 않은 사랑, 그런 사랑의 마음이었기에 저커버그는 주식의 99%, 아니 52조원이란 액수를 거뜬히 사회에 환원했나봅니다.

금년 연말연시에는 사랑의 정신이 지역의 골골마다 가득히 피어나서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연소 억만장자이면서 2014년까지 1,000만원짜리 중고차를 타고 다녔다는 그의 검소한 생활이 인터넷을 타고 온 세상을 누빌 때 우리는 또 한번 놀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로 젊은 청년에게 배울 수 있어 참으로 행복한 2015년의 12월입니다. 지금 이 시간도 티셔츠 차림으로 슬리퍼를 신고 필요 이상의 물건을 탐내는 욕심이나 무의미안 일에 쏟는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줄여 흑인이나 유색인종등 사회적 약자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일에만 욕심을 내는 저커버그의 정신이 우리에게도 헛되지 않는 교훈으로 남아 그 열이 가시지 않는 송구영신의 연말 연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적어보았습니다.

새해엔 부디 작은 사랑의 바람이 일어 온 나라를 휩쓰는 큰 바람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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