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

우리는 하루에 생각을 몇 번이나 할까?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생각이란 무엇인가? 생각이란 결론에 이르는 방법을 찾는 정신과정이다. 생각으로는 어떤 생각이든 다 할 수 있다. 못할게 없다. 그러나 흘러가는 생각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나쁜 생각을 잡고 있으면 나쁜 행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의식이란 무엇인가? 생각이 매듭을 짓거나 결론으로 굳어진 것이다. 욕구나 감정의 지배를 받아 의식으로 굳어지면 의식수준이 낮고, 창조와 혁신, 가치관을 따라 굳어지면 의식수준이 높다고 한다. 의식수준은 그 사람의 성격을 좌우하고 품격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이다. 행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의식수준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좋은 생각을 많이 하도록 해야 한다. 긍정적 사고를 하고, 자존감을 느끼며, 친구, 학교, 회사, 사회, 국가 등 사람들이 바라고 원하는 위함의 행동을 하면 의식수준이 높아진다.

그러나 의식수준을 높이는 그러한 사고나 행동이 쉽게 되지를 않는다. 사고습성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습성이란 한 방향으로 오래 생각하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고정된 생각으로 굳어진 마음이다. 오랜 기간 축적된 기억의 정보들로 인해 생긴 마음인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나쁜 정보들로 인한 부정적인 마음, 즉 부정적 사고습성이다. 고집과 아집, 편견과 선입견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타성과 자만, 주의, 주장 등으로도 나타난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고, 상황에 순응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이다. 이러한 부정적 사고습성을 빼내야 의식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부정적 사고습성을 내 마음에서 빼내는 방법은 정도正道를 간다는 자세의 견지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이 누구건, 어떤 경우이건 공손한 자세와 말투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고, 태도와 자세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관심과 정성으로 노력하고 순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적 습성을 빼내면 어떻게 될까? 사람이 확연히 달라진다. 성격과 품격 등 소위 격이 달라지며, 언제나 상대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의식수준을 높이는 두 번째는 덕성을 키우고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다. 사람이 갖춰야 할 도리와 갖고 있는 욕구 간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이것이 바로 유명한 사단四端과 칠정七情에 관한 논쟁이다. 유학儒學에서는 인간의 성품은 본래 착하고 순수한데, 그 순수한 마음이 제대로 작동 안 되는 이유는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이라는 본능적인 욕구 때문이라고 한다. 수양과 수신을 통해 인의예지仁義禮智라는 덕성을 함양하여 칠정의 감정을 극복하여야 한다며, 그 싹인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의 사단을 잘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러나 칠정이라는 감정은 사단을 키워 덕성을 함양한다고 해서 쉽게 극복되지는 않는다. 감정과 욕구는 본인이 과거에 했던 행동의 기록정보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끼어드는 차량에 욕을 하면 다음에 그런 상황이 발생할 때 자기도 모르게 또 욕을 하게 된다. 과거 행동의 정보가 마음속에 뿌리 내리고 있다가 환경적인 여건만 맞으면 바로 살아나서 감정과 행동으로 재발되는 특성 때문이다. 그래서 감정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마음 비우기라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음 비우기는 조용히 앉아 자기의 어릴 적부터 현재까지의 과거 행동을 되돌아보며 잘못한 일, 어리석었던 일, 부정적으로 말하고 행동했던 일들을 찾아서 반성하며,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부정적 사고습성을 빼내고 칠정의 감정과 욕구를 버려가는 행위이다. 마음 비우기를 통하여 마음속에서 욕구와 욕망이 줄어들고 부정적 습성이 적어지면 마음을 잘 쓸 수 있다.

참을 일도 덜 생기고 분별력과 지혜도 커진다. 그래서 마음 비우기는 정신문화를 한 차원 높여주는 중요한 방법이다. 의식수준이 높은 사람이 국정운영을 맡으면 어떻게 행동하는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잘 살고 만족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2016년에는 영광의 정신문화를 한 차원 높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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