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3월부터 10월까지 독후감 및 100자평쓰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여섯 번째 진행되는 ‘2016 영광군민 한책읽기운동’ 도서로 ‘투명인간’ 과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가 각각 선정됐다.
‘한책읽기운동’ 추진위원회(위원장 정형택)는 지난 2월12일 오전 11시 공공도서관에서 정형택 위원장(영광문화원장), 손순월 사무국장(독서지도자), 주경숙(동화구연가·독서지도사), 정찬자(전국주부교실 영광군지회장), 김선영 군립도서관장, 문성혜 공공도서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서선정 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선정 회의에는 전라남도 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 등이 추천됐으나 책 내용, 연령층, 콘텐츠 활용 등 책읽기 운동 취지를 고려해 성인 및 고학년을 위한 성석제 작가의 ‘투명인간’(출판사 창비)과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으로 이세 히데코 작가의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출판사 천개의바람)를 선정했다.
이날 회의 결과 올해는 학교별 책 돌려 읽기를 비롯해 독서 이후 독후감대회, 독서토론회, 독후화 그리기 대회와 온라인을 통한 100자평 쓰기 등 더 많은 군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계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정형택 추진위원장은 “한책읽기운동이 벌써 6년째를 맞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올해에도 지역 학생들을 비롯해 성인, 직장인 등 많은 군민들이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 도서가 선정됨에 따라 추진위는 이날부터 지역 내 기관·사회단체를 대상으로 선정도서를 기증받아 이를 관내 군립·공공·작은 도서관을 비롯해 읍면사무소, 학교, 주요 기관 등에 재배부할 계획이다. 배부된 도서는 주민들이 대출해 자유롭게 돌려 읽을 수 있다.
하반기까지 책읽기를 마치고 독후감이나, 독후화, 100자평쓰기 등을 선택해 별도의 대회 공고 이후 이를 제출하면 된다. 또한, 독서토론회를 개회할 경우 사전 심사요청이나 토론회 사진과 내용을 요약한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 하반기 심사결과에 따라 총 상금 100만원을 제공한다. 도서기증 및 대회 등 기타 자세한 사항은 영광신문(353-0880)으로 문의.
‘투명인간’을

정형택 ‘한책읽기운동’ 추진위원장
영광군민 한책읽기 운동이 올해로 여섯 해째를 맞았다. 올해는 ‘투명인간’이라는 소설과 ‘천개의 바람 천개의 첼로’라는 그림책까지 두 권을 선정했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고학년과 청소년을 위한 책 중에서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을 선정했었다. 이제까지 책을 읽으신 분들은 아이들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족의 문제라고 보고 어른들이 읽어도 좋았다고 말씀하셨던 반면에 안 읽으신 분들은 어른인 우리가 굳이 청소년 책을 읽어야하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어른용 책 중에서 중고등학생이 읽어도 무난한 책으로 골랐으니 특별히 어른들이 많이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권했으면 좋겠다. 부모가 살아온 길을 언제 이야기해 줄 틈이 있던가?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훌쩍 자란 자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투명인간>은 글을 맛있게 표현하는 성석제 작가의 소설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탁월한 이야기꾼인 작가는 어린 시절을 동영상으로 찍어놓았던 것처럼 자세히 묘사해낸다. 까마득한 놀이들, 형제간의 투닥거림, 혹은 애틋한 우애, 대가족 사이에 일어났던 다양한 사건들과 그 사이에 흐르던 세세한 감정들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복원해낸다. 그렇다고 흑백사진 같은 아스라한 추억들에나 잠기게 하는데 그칠 거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푹 빠져서 읽다보면 성장시대의 사회와 그 시대를 살아온 개인들이 보이고 끝내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이 책은 두툼해 보이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서너 쪽 읽어가다 보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바뀌기 때문이다. 20여명의 등장인물들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니 각각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중요인물이 있고 그 인물이 독특해서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아니 독특하다기 보다는 우리 형제중의 한 명이나 조카 같은 친근감을 물씬 풍기는 인물이다. 때론 바보 같고, 때론 영악하고, 그러면서도 의리 있는 주인공을 따라 가다보면 가족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줄 것이다.
소위 먹방이 대세인 시대, 집밥 백종원의 요리가 맛있다지만 <투명인간>을 읽고 나면 성석제의 글도 그에 못잖게 맛깔남을 느낄 것이다. 이 책을 군민들의 마음의 밥상에 올려드린다.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를 추천

주경숙 그림책 교육 지도사
고베대지진이라는 특정 사건을 모티브로 했지만, 이 책은 결국 커다란 상실과 고통 앞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편적인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다. 자연재해는 물론 전쟁, 사고, 질병 등 살아가며 마주치는 쓰라린 아픔과 고통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어떤 마음을 가져야할지 생각하게 만든다. 살아가며 고통의 한가운데서 아픔을 느낄 때도 많지만, 어쩌면 다른 이의 고통을 바라보는 입장에 설 때도 많기에 이 책의 메시지는 더욱 중요하다.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상실의 고통 속에서 우리에게 하나의 구원이 있다면 그건 결국 서로를 향한 공감이 아닐까? 서로의 아픔을 느끼고 이해하며, 서로의 등을 토닥이고 감싸 안으려는 노력. 작가는 그 소중하고 절실한 마음을 천 개의 첼로 소리가 하나의 마음, 하나의 노래로 합쳐지는 과정을 통해 담담하지만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이세 히데코의 아름다운 그림 역시 보는 이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부드러운 선과 투명한 색으로 그려진 그림에서 바람결에 실려 오는 첼로의 따뜻한 선율이 느껴지는 듯하다. 보는 내내 부드러운 음악이 들리는 듯하고, 맑은 그림이 마음을 정화시키고, 포근한 손길이 어깨를 감싸는 느낌이 들어 커다란 위안과 위로를 주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이 나이와 지역을 초월 해 스스로 모인 첼리스트와 그들이 연주했던 음악은 자신과 타인의 상처를 위로하는 기적을 불러왔다. 나는 그들이 모여 천개의 첼로를 연주하게 된 까닭과 어떠한 고통을 통해 아파하는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무엇인가를 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위로 할 수 있는 그리고 응원하기를 바란다.
■책소개
<투명인간>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담았다
뭔가를 생각하고 공감하는 추억을 되새긴다
비정한 현실의 무게 속에서 끝내 투명인간이 되어야만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
성석제의 장편소설 『투명인간』. 한국일보문학상, 동서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온 저자가 2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성석제 소설의 결정판’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경지에 달한 특유의 입담과 해학, 절정에 이른 날렵한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어려운 시절을 누구보다 열심히, 착하게 살아온 주인공 ‘김만수’의 이야기를 통해 굴곡의 역사 가운데 던져진 한 개인의 운명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우리 주변 어디엔가 있지만 우리가 돌아보지 못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너무나 흔해서 눈에 띄지 않지만 누구보다 기막힌 인생을 살아온 ‘김만수’라는 이름의 인물이 우리 시대의 지극히 평범한 인간상을 보여주는 동안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게 한다.
볼품없는 외모에 유난히 허약하게 태어난 데다 말도 늦고 매사에 이해가 더디지만 마냥 착하고 순박하기만 한 만수는 가족들과 함께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묵묵히 끈질기게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베트남전에 파병된 큰형이 고엽제로 인해 목숨을 잃고 가족들이 서울로 이사하면서부터 만수의 가족은 크고 작은 고난과 비극을 겪으며 살아간다.
1970년대를 지나 1980년대 말의 격동기를 건너간 만수는 뒤늦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게 되지만 만수의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는 바람에 다시 시련이 닥친다. 만수는 끝까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그런 그에겐 끝없이 이어지는 고된 노동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외면, 그리고 더 큰 불행만이 있을 뿐인데…….
작가 성석제는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표작『소풍』은 흥겨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가 빛나는 산문집이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올바로 성찰하면서도 그것을 웃으며 즐길 줄 아는 작가라 평했다.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일본 고베 대지진을 첼로 연주로 치유하다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보는 아름다운 그림책
1998년 11월 29일 일본 고베 월드 기념홀. 전대미문의 첼로 앙상블이 시작되었다. 4세 어린이부터 88세 노인까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인 첼리스트 1,013명이 1,013개의 첼로만으로 콘서트를 연 것이다. “천 명의 첼로 콘서트” 제 1회로 기록된 이 음악회는 당시 단일 악기 최대 규모의 콘서트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고(2005년 3회에서 1,069명으로 기록 갱신), 2010년 4회까지 개최되었다.
“천 명의 첼로 콘서트”는 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기록한 1995년 고베대지진의 사망자를 추모하고 피해 복구를 지원하려는 뜻이 모여 열렸다. 나이와 지역을 초월해 스스로 모인 1,013명의 첼리스트, 그들이 연주했던 1,013개의 첼로 소리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에 더없이 큰 감동으로 기억되고 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었던 재앙, 모든 것이 깨지고 부서진 폐허에서 서로를 보듬고자 했던 마음들이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기적 같은 음악회로 탄생된 것이다.
이 책의 작가인 이세 히데코도 그 자리에 있었다.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인 이세 히데코는 열세 살 때부터 첼로를 시작했다. “인간의 모양을 한 악기, 인간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악기, 첼로. 첼로를 켜는 사람의 모습은, 사람이 자신의 그림자를 껴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하는 작가는 평생 첼로를 연주하며 스스로를 수없이 위로해 왔다고 한다.
작가는 “천 명의 첼로 콘서트”에 직접 참가해 천 명이 넘는 사람들과 연습을 하고, 함께 했던 수많은 첼로와 첼리스트를 그리며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는 고베대지진이라는 특정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커다란 상실과 고통 앞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편적인 가치를 이야기 하고 있다. 자연재해는 물론 전쟁, 사고, 질병 등 살아가며 마주치는 쓰라린 아픔과 고통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어떤 마음을 가져야할지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 이세 히데코는
저자 이세 히데코는 1949년 삿포로에서 태어났다. 도쿄예술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마키의 그림일기>로 노마아동문예상을 받았고, <수선월 4일>로 산케이아동출판문화상 미술상,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로 고단샤출판문화상 그림책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 <나의 형 빈센트> <구름의 전람회>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 등이 있다. 열세 살 때부터 첼로를 연주한 작가는 실제 고베대지진 복구 지원 음악회에 참가해 연주를 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 이 책의 역자 김소연은 일본 문학 전문 출판 기획자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일기 쓰고 싶은 날> <우부메의 여름> <마술은 속삭인다> <영원의 아이>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