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윤/ 재경향우

유권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꼼꼼히 살펴야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413일에 실시되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호남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최근 속속 등장하는 국회의원 출마자들의 공약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큰 의구심이 든다.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가 국민을 대표해 입법 및 예산심의권을 행사하고 국가적 현안을 다루는 것임에도 경쟁적으로 지역개발 공약을 남발한다.

특히 제20대 총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저마다 표심(票心)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과 공약을 내걸고 있다. 우리는 항상 선택을 할 때 고민을 하게 된다. 무엇이 나와 우리에게 유익하고, 올바른 선택인지 심사숙고하고 마지막 순간에 선택을 하게 된다. 하물며 4년 동안 지역을 대표하고 국정을 책임지는 국회의원을 선택함에 있어 많은 고려사항이 있게 마련이다. 정당, 후보의 학경력, 도덕성, 비전, 공약 등 다양한 요소 사이에서 우리는 고민을 오가게 된다.

정치인과 정당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 사는 세상을 더 잘되게 하자는 선택이 우리들의 몫으로 남게 하려면 선택에 앞서 꼼꼼히 살피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지역 주민의 투표로 당선되는 국회의원이 해당 지역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며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으나, 이것이 곧 대형 국책 개발 사업을 자신의 지역구에 유치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의 환심을 사고 표를 끌어 모으기 위한 무책임한 개발 공약을 남발하는 후진성은 여전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로운 도로 건설은 기본이고, 다리, 각종 관공서, 테마파크, 박물관 건립 등이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 출마자들의 단골 공약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쯤 되면 국회의원인지 군수인지, 지자체 의원인지, 아니면 개발업자인지 헛갈릴 지경이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지역개발 공약이 급조된 것임은 지난 시기를 돌아보면 극명해진다.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내건 지역개발 공약을 토대로 시행된 사업 중에서 여전히 골칫덩어리로 남은 사례는 전국적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통상 선거가 끝나고 1년여 지난 시점부터 ○○의원 지역개발 공약 표류!’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가 등장한다. 지역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개발은 중앙 및 지방정부와 긴밀한 협력하에 적정성 검토에서 건설, 시행, 관리 방안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적 검증이 필수다.

민주주의는 권리와 의무가 균형을 이룰 때 유지되고 발전한다. 참정권은 국민의 기본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정치권의 이전투구로 정치혐오, 정치무관심이 투표 참여율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한다. 선택이 주어졌을 때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후회로 남는 경우가 많다.

총선이 5일 남짓 남은 시점에 몇 가지 후보자와 유권자에게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정당 및 인물보다는 공약과 정책 대결이 되길 바란다. 물론 총선이 지역 선거이다 보니 정책이나 공약 대결보다 정당 및 인물이 부각되는 면은 있으나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지역 교육과 경제문제 해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선택을 호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론도 인물과 정당중심 등 하드웨어에 치우치기보다는 각 후보자들이 갖고 있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등 비전을 집중 조망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용이하게 해주어야 한다.

둘째, 유권자들도 선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단지 언론이나 추후 받게 될 공보자료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각 언론사 홈페이지나 중앙선관위, 지역선관위에 후보자별 공약이 상세히 게재되어 있는 만큼 찾아서 살펴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셋째, 총선의 과정을 자녀들에게 교육의 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자녀들이 단지 선거 날 = 노는 날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거나, 특정 정당, 특정 후보의 선호도를 제시하는 일방적 의사전달보다는 선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약속의 중요성을 국민들로부터 선택받은 정당과 당선자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413, 주사위는 던져지고, 정당과 후보자들은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 선거과정에서 약속한 사실을 20대 국회에서 결코 잊지 않길 바라며, 유권자들도 마지막 선택의 순간까지 꼼꼼히 살피고 올바른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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