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진/ 영광노인복지센터장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올해도 어김없이 5월은 찾아왔다. 매년 5월이면 우리나라는 임을 위한 행진곡국가기념곡 지정을 놓고 518이 정치적 이슈가 된다. 올해 3당 원내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이 노래의 제창 문제를 놓고 국론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던 대통령. 국가보훈처에서 국론분열을 우려해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결정한다는 발표가 나자 정부와 야당 보훈단체, 유가족들의 갈등은 심해져만 가는 것 같다. 제창이나 합창이나 노래인데 제창이 안 된다는 것은 노래가 문제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합창도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이런 분위기 속에 전두환 전대통령의 말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누가 국민에게 총을 쏘라고 하겠어.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며 자기가 발포명령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망 165, 부상 3,139. 무참히 짓밟혀 떠난 자는 있으나 발포자는 밝혀지지 않고 있는 518. 노래는 종북 논란에 휩싸이고 발포자가 누구인지 진실이 규명되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만 가고 있다.

올해 개정된 초등교과서가 518 왜곡편향 논란이 일었다. 6학년 사회과목에 보면 “1980518, 광주에서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5.18 민주화운동, 1980).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군인들은 군대를 동원하여 이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518민주화운동은 아시아 여러 나라가 민주화를 이루는 데에도 영향을 주었다.”로 기록되고 있는데 518단체에서는 원인과 결과를 뒤바꾼 역사적 왜곡이라는 주장이다. 계엄군 투입으로 인해 대규모 항의 시위가 발생했는데 큰 시위가 있어 군인이 투입된 것처럼 인과관계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학교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초등학교 5학년 아들에게 518에 대해 물었다. 우려와 달리 전두환이 정권을 잡기 위해 군대가 투입되어 민간인을 죽이고 광주 시민들이 투쟁하는 과정들을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 교육 받았는가? 518 일어나던 해에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염산 앞바다로 북한군이 침투했다며 학교도 가지 않았다. 그 이후 학교 교육에서 518에 대해 배워본 적이 없다. 광주에서 살다보니 우연히 518전야제에서 사진과 글로 접한 것이 518을 알기 시작한 처음이었다.

야당에서는 국가보훈처장 해임 촉구안을 결의할 것이라고 한다. 518이 매년 반복되는 정치적 이슈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보훈단체와 518단체간 갈등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로 번진다. 518은 보수 진보가 아닌 인권의 문제로 봐야 한다.

518은 우리나라의 역사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고 다가올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는 힘은 역사를 제대로 평가했을 때 가능하다.

힘 있는 군주나 소수 리더계층에 의해 기록 되어질 수 있으나 민중들의 역동성이 세상을 변화시켜왔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프랑스의 콩쿠르상,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평가받는 맨 부커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는 것과 함께 한강의 여러 작품 중 36년전 일어났던 518광주민주화 운동의 상처를 더듬는 소설 소년이 온다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국민들이 책을 통해서라도 518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해 본다.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보통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는 말처럼 아픈 과거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합창이니 제창이니, 국가보훈처장 해임을 성토하는 것으로 국론을 분열시키기보다 역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현세대와 후대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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