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의 식당 경제학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합니다. 핸드폰도 새로운 것, 자가용 또한 신차가 출시되면 소득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할부로 신차를 구입하려 애를 씁니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은 새 아파트를 기를 쓰고 구입을 하여 넓은 평수의 새 아파트로 옮기며 부익부 빈익빈의 상대성을 발현하는데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먹는 것만큼은 그러지 않습니다. 식당은 옛 풍경, 고풍스런 풍경을 좋아하고 이런 옛집의 식당 분위기에서 맛을 부여하고 음식점의 역사와 전통을 마케팅하며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려 무진 애를 씁니다.

그래서 소문난 음식점들은 돈을 벌어도 식당을 고치지 않고 옛것을 그대로 보존을 하며 영업을 합니다. 비록 식당주인들은 화려한 고급 아파트에서 생활 할지라도 말입니다. 이유는 자명합니다. 현대식으로 식당을 고치는 순간 손님은 뚝 끊기고 매출은 형편없이 추락하기 때문입니다.

낡고 허름한 집을 헐고 초현대식으로 식당을 차려 겉모습을 화려하게 지었지만 결국엔 현대식식당 내부를 전통적인 분위기를 풍기려고 많은 돈을 들여 인테리어를 통째로 바꾸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장사가 된다고 하니 수수께끼 같은 일이 음식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식당의 분위기와 음식맛과는 과연 어떤 곡절이 있고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속담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생기고 전래 되었으며, 급속한 현대문명으로 바뀌었지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산다

개도 먹을 때는 안 때린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도대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이 얼마나 중요하기에 이런 속담이 생기고 잊혀 지지 않을 까요? 속담에 담긴 뜻은 먹을 것에 대한 로망과 즐거움 그리고 먹을거리의 논리가 담겨 있습니다. 기계문명에 의존하고, 심각한 경쟁에 내몰린 사람들은 지쳐있고 그 지치마음에 현대인들은 자연으로 돌아가자며 휴일이 되면 산으로 강으로 나들이를 가고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해 가는 것을 알면서도 힐링 나들이에 발길을 멈추지 않습니다.

자연에서 바베큐를 즐기고 캠핑을 하기도 하지만 방송에서 맛을 전하고 분위기를 전해주던 음식점에 들려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간판은 어머니의 손맛“ ”토종을 저마다 내세웁니다.

그래서 찾는 곳이 원조돼지국밥” “원조순대국” “원조설렁탕” “원조막국수” “원조손칼국수” “토종닭백숙” “원조한정식등 저마다 자기만의 원조를 강조하고 간판을 배열해서 한명의 손님이라도 더 끌기 위해 애를 씁니다.

한국인에게 음식이란 정서와 전통을 우선적으로 강조하지만 음식 맛은 정서와 전통의 분위기와 어떻게 조화로운 맛을 구가 할 수 있는지, 또한 비교 우위의 차별화를 이루는지는 의문부호입니다.

옛 건물에서 더 좋은 맛이 날수도 없겠지만 초현대식 건물이라고 맛이 뒤처지지는 않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허름한 분위기와 옛것이 고스란히 치장되어 있는 음식점에 취해 만족을 얻습니다.

그래서 식당 내부는 온통 옛 골동품으로 멋을 내고 인테리어를 꾸미는 정성을 보이며 손님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음식과 함께 SNS 에 홍보를 열심히 합니다. 옛집의 식당은 맛 위주의 경제학 보다 정감과 정서를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손님의 주머니를 열게 하는 경제학입니다.

옛집의 음식점은 또한 과거를 회생하게 하는 연탄이나 숯불로 구이를 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구공탄에 고기를 굽거나 음식을 익히거나 데워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현대에 편리하고 위생적으로 더 깨끗한 구이 시설이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마다하고 연탄이나 숯불로 고기를 굽는 불편함을 수용하고 즐깁니다.

모든 게 편리함을 추구하고, 신속하고 빠름을 추구하는 시대에 음식만큼은 이를 역행하는 시스템을 찾는 것은 우리의 정서는 과거의 사람 내음이 물씬 풍기던 그리움의 정서바다에 빠져 있음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음식의 량과 질이 엄청나게 풍부해진 시대에 살고 있고, 풍성한 상차림과 도심과 유명 관광지, 지역 어디를 가도 넘쳐나는 음식점과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습니다. 배고픈 시대가 분명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정서적 시스템은 메말라있고 허기져 있습니다. 그래서 복고적 분위기에 매달리게 되고, 옛 분위기에서 허기진 정서를 채우고 있습니다. 사람이 음식을 만들지만 음식에서 얻는 사람의 마음은 오히려 정서적 분위기에서 공감을 이루고 음식의 조화와 맛을 취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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